창의성 없는 로봇만 많은 로봇랜드
창의성 없는 로봇만 많은 로봇랜드
  • 박재근ㆍ강보금
  • 승인 2019.07.04 1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월 개장 앞둔 마산로봇랜드 가보니,

 혈세 투입했지만 도민 외면 받을수도,

 경남도 실사단 구성 점검 요구 외면,

 놀이시설 공간부족 놀거리 매력 없어
마산로봇랜드 정문에 서 있는 대형 로봇 모형.

 


 4차산업을 지향하는 로봇의 전초기지는커녕, 랜드마저 고개가 갸웃거려질 정도다. 올해 4월, 7월, 9월로 연기되는 등 5차례나 개장이 연기된 로봇랜드는 연기된 개장마저 믿을 수 없다.

 연기가 잦은 만큼 신뢰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실정에도 경남도는 종합적인 실사단을 구성해 점검하기는커녕, 강 건너 불구경식이다. 도민들이 기대한 개장은 오는 26일에서 또다시 9월 초로 늦춰졌다. 경남로봇랜드재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개장 연기의 이유로 국도 5호선 미개통에 따른 교통혼잡, 시설 안전 및 소방 점검문제 등을 원인을 삼았다. 여태까지 뭘하고 이제 와서 핑계냐는 지적이다.

 문제는 국내 최대의 로봇산업 전초기지를 홍보한 것과는 달리, 혈세투입의 현장이 ‘그저 그런 놀이시설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그저 그런 로봇의 집합장 느낌 등을 감출 수 없었다.

 경남로봇랜드재단은 지난 3일 언론인 초청 간담회를 열어 로봇랜드 개장일자 연기와 안전점검에 대해 설명했다. 정창선 경남로봇랜드재단 원장은 “로봇 없는 로봇랜드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로봇랜드 개장일자는 안전성 검사가 끝나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산로봇랜드는 창원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일원 125만 9천여㎡(38만 평)에 건립된다. 총 2단계로 이뤄지는 로봇랜드 시설 사업은, 1단계로 R&D센터, 컨벤션센터, 전시체험시설, 테마파크 등이 9월 초 개장된다. 2단계 사업인 호텔, 콘도미니엄, 펜션 등은 민간투자 사업으로 추진한다. 사업비는 국비 560억, 도비 1천억, 시비 1천100억, 민자 4천340억 원 등 총 7천억 원이 투입된다. 9월 개장을 앞둔 마산로봇랜드, 직접 현장을 찾은 결과는 어땠을까.

 △테마파크= 민간사업인 테마파크 놀이시설은 공공부문 11개 콘텐츠와 민간부문 22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테마파크의 책임운영자는 (주)서울랜드(미 이행시 대우건설 컨소시엄 연대운영)이며, 연대운영으로 PFV((주)대우건설, SK, 정우개발, 대창건설, 케이앤건설, 대저건설)이다. 연간추정 운영비는 총 217억으로 인건비 96억, 감가상각비 33억, 판매관리비 88억, 운영수수료 등이다. 운영인력은 총 227명을 정규직 162명, 협력사원 65명, 청소 및 경비인력은 별도로 일할 생각이다. 민간부문 22개 콘텐츠는 흔히 말하는 놀이시설로 스카이타워, 쾌속열차, 회전그네, 증기 범퍼카 등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로봇’이라는 콘텐츠에 끼워맞추기 식으로 구성된 놀이시설은 타지방의 놀이공원과 견주어 봤을 때 특이점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부지가 협소해 타지방의 놀이공원보다 놀 거리가 부족하고, 영유아 혹은 초등생 정도가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놀이시설은 종일권 4만 원대로 입장 가능하다. 하지만 4인 가족의 경우 한 가족 당 약 10만 원대의 비용이 나올 경우 10만 원의 가치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로봇랜드로서의 기능을 실은 공공부문의 11개 체험시설은 10년 전 기술을 체험하는 곳 같았다. 90년대의 감성으로 지어진 식상한 로봇들이 즐비했다.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만족감을 채워줄 수 없어 보인다. 특히 ‘제조로봇관’의 자동차 제조 시연로봇은 그저 10m 남짓의 길이에 실제크기 자동차 프레임을 이동시키며 로봇들이 바퀴를 붙였다 떼는 정도이고, ‘로봇극장’의 공연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무용공연에서 아이디어를 발췌해 공연을 구상했지만 단 3개의 관절만을 이용한 로봇이 비슷한 움직임으로 화면과 어우러져 움직일 뿐이라 지루함이 느껴졌다.

 경남로봇재단 정창선 원장이 자신감을 내비친 우주항공로봇관의 우주체험시설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4D안경을 쓰지 않아도 3D로 출력되는 화면 기술과 움직이는 의자가 박진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외에도 11개 콘텐츠 중에는 로봇산업관, 해양로봇관, 인공지능로봇관, 로봇사피언스관 등이 있어 ‘로봇은 많지만 새로운 로봇은 없다’는 평이다.

 △컨벤션센터= 경남마산로봇랜드 컨벤션센터는 지상 2층의 면적 6천529㎡로 세미나, 포럼 및 전시회, 경진대회 등 각종행사를 열 수 있는 공간으로 지어졌다. 경남로봇재단은 매년 30회 정도의 행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8개 행사가 예약된 상황이다. 올해 목표는 10회 행사라고 밝혔다. 로봇재단 측에 따르면 컨벤션센터에서는 로봇 전문전시장, 로봇 이벤트 공연, 로봇 경진대회(드론경기 포함), 기업체 행사 이외에도 로봇예식장과 로봇스튜디오를 운영할 계획이다.

 △R&D센터= R&D센터는 총 3개동이 나란히 세워졌다. 1동에 연구실 16실과 사무실 4실, 식당 및 카페테리아가 각 1실이 들어간다. 1동은 엔지니어링센터(테마파크 콘텐츠 유지, 보수), 로봇테스트베드(전문, 개인, 서비스로봇), 로봇기업지원 서비스 기관(금융, 회계, 법률 등)의 기능을 갖추게 된다. 2동은 대형실험실 1실과 공용장비실 및 공용연구실 각 2실, 숙소 16실로 구성돼 로봇관련 연구와 로봇교육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3동은 연구실 19실로만 채워진다. 로봇 전문 콘텐츠 기업 등이 입주하게 된다. 현재 26개사를 입주목표로 하고 있지만 11개사가 지원한 상황이다. 입주기업은 임대료 할인, 정책자금 지원, 법률자문 등의 혜택을 준다.

 하지만 아직 연구실은 텅 비어있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7~8월 동안 입주 기업이 직접 연구장비 등을 가지고 입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한 실당 25평의 연구실은 생각보다 협소해 전문 연구 시설이 들어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사무용으로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다.

 △주차공간= 마산로봇랜드는 기존 2천100면의 주차장을 설계했다. 이에 호텔과 콘도 부지를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해 총 4천200면의 주차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공휴일과 주말의 경우 인파가 몰리게 되면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차공간 부족현상이 일어날 경우 어떤 대처방안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원장은 “R&D 센터와 컨벤션센터 앞 연결 도로가 넓다. 그곳에 갓길 주차 등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산로봇랜드는 지난달 준공 이후 시운전, 안전점검이 한창이다. 지난 6월 28일 KTC(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의 허가 전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대상은 로봇랜드 테마파크 내 유희, 체험시설 26개 기종이며 8월 말까지 시운전을 실시한 후 9월 초 개장할 계획이다. 놀이시설 간의 공간부족도 피할 수 없다. 마산로봇랜드는 ‘로봇 없는 로봇랜드’가 아니다. 하지만 ‘로봇은 많은데 시대에 뒤떨어진 로봇만 많은 로봇랜드’란 느낌이다. 로봇산업과 연계해 국내 최초의 로봇산업 메카를 꿈꾸며 조성된 로봇랜드에 걸었던 기대가 실망으로 도민에게 돌아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