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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열정으로 만든 김해 수안마을 수국 축제
주민 열정으로 만든 김해 수안마을 수국 축제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9.06.2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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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김용구
사회부 차장 김용구

수국 축제 특별한 이야기 마을 주민, 추진위 구성해
직접 조사ㆍ탐방해 기획 문화와 역사 담아 개최

`영화광`이셨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 특히 입시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후 그야말로 닥치는대로 영화를 섭렵하면서 영화 속에 숨은 감독의 의도나 메시지를 분석하는 재미를 알게 됐다.

 이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의 배경, 원작 등 내적인 정보는 물론 감독의 필모그래프, 성향, 평단의 평가, 개인사까지 각종 정보를 습득하는 버릇이 생겼다. 감독이 표현한 진짜 의도에 접근하고 싶은 몸부림이자 더 재밌게 영화를 즐기는 방법이었다.

 이런 성격은 여행 계획을 세울 때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사전에 각종 관광지나 맛집의 위치를 확인해 동선을 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지역이 가진 역사적 사건이나 유적에 담긴 의미 등을 조사했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자 여행은 눈으로 보고 잠시 머무는 행위가 아닌 오랜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스토리를 공유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그 여행지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여행의 기쁨은 더 커졌다.

 이런 가운데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김해시 대동면 수안마을에서 수국정원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해 처음 개최된 이 축제장을 방문했을 때 사전 조사했던 특별한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수안마을의 수국 축제는 지난 2016년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이 농림축산식품부 일반농산어촌개발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당시 주민들은 마을을 활성화하고 공동체 회복을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마을 발전에 필요한 것을 논의한 것은 물론 네덜란드 지역 커뮤니티 단체를 초청해 마을 재생 방안을 함께 연구했다.

 추진위는 어르신들이 전하는 생생한 마을 이야기를 담기 위해 문화역사연구팀도 운영했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1970년대 각종 마을사업 기록물, 새마을운동 자료 등이 발견됐으며, 이 자료들은 마을 역사책으로 출간됐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여기저기 있는 마을 공터를 이용해 공원을 만드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이후 수안리 54일 대 4천500㎡ 부지를 대상으로 공원이 조성됐다. 주민들은 직접 수국을 심고 정원을 가꿨다.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각종 아이디어를 내 마을을 단장했다. 이런 주민들의 노력을 수안마을을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변모시켰고 지난해 열린 1회 축제를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런 축제가 올해는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축제 첫날인 28일 가야 가락 풍물패의 길놀이 등으로 개막식을 연다. 공연행사로는 국악, 클래식과 재즈를 감상할 수 있는 노을 음악회와 수안 버스킹이 마련된다. 캘리그라피, 천연비누와 모기 기피제 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도랑품은 청정마을사업`의 하나로 복원된 수안천에 물놀이장도 개방한다. 이 사업으로 수안천에는 수국과 어울리는 수생식물이 식재됐다. 또 환경교육과 하천정화활동으로 수생태계 환경을 개선했다.

 또 임갤러리의 그림 전시회, 옛 수안마을 사진 전시회, 사회적기업 소담공방의 다육이 전시회는 물론 마을 내 보현사와 주민들의 자택 정원을 개방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안마을 대표 농산물인 연근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축제장 내 공판장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도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외에도 오래된 `진례댁 100년 고가`, 흙의 색의 붉어서 이름 붙여진 `붉은등대`, 소의 등처럼 생긴 `소등골`, 백마가 와서 물을 마시던 곳으로 지금은 흔적만 남은 `백마당` 등이 주민 역사가 담긴 숨은 명소가 즐비하다.

 북쪽에는 수안천이, 동남쪽에는 서낙동강이 흐르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지만 이처럼 볼거리와 먹거리는 물론 숨은 이야기로 가득한 수안마을 방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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