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추진을 고수하는 국토교통부와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부ㆍ울ㆍ경 3개 시ㆍ도가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총리실에서 검증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등은 20일 오후 국토교통부 서울 용산사무소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만나 김해신공항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3개 시ㆍ도 단체장이 해당 문제 논의를 위해 국토부장관을 만나는 것은 ‘부울경 관문공항 검증단’의 최종 검증결과 발표 이후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모두 발언만 공개하고 비공개로 진행됐다. 우선 김현미 장관은 “국토부는 그동안 김해 신공항과 관련해서 기본계획안을 수립했고 이에 대해 부ㆍ울ㆍ경 지역에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며 “충분히 살펴보고 합리적인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이 문제에 대해서 총리실에서 논의하게 된다면 국토부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조속한 시일 내에 합리적인 결론이 내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부ㆍ울ㆍ경 단체장들의 공개 발언도 이어졌다. 김경수 지사는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그동안 6번 용역을 해 부적절하거나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이후 한 번의 결정으로 가능하다고 해 추진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문제 제기가 있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최종적으로 총리실에서 검토하고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 더 이상 국력을 소모하지 않고 국책사업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거돈 부산시장도 김 지사와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오 시장은 “동남권의 관문공항을 두고 많은 대화를 해왔지만 아직까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해 아쉽다”며 “총리실에 판정을 맡겨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을 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철호 울산시장도 “울산 시민도 제대로 된 동남권 신공항이 건설되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고 바른 정책이 세워지기를 기대한다”며 “울산시민 이익에도 걸맞고 동남권 전체, 나아가서는 국가적으로도 제대로 된 공항이 건설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3개 시ㆍ도 단체장과 김현미 장관은 간담회를 비공개로 전환해 진행한 이후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국무총리실에서 재검토한다”는 내용은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합의문에서 “국토부 장관과 부ㆍ울ㆍ경 3개 단체장은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그 결과에 따르기로 한다”며 “검토 시기와 방법 등 세부사항은 총리실 주재로 국토부와 부ㆍ울ㆍ경이 함께 정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부ㆍ울ㆍ경 3개 시ㆍ도 단체장은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결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최종검증 결과, 안전성, 확장성 등의 문제로 김해공항 확장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국토부는 이 같은 부ㆍ울ㆍ경 주장에 지속적으로 반박하면서 김해신공항 계획을 강행해 왔다. 그러나 이날 부ㆍ울ㆍ경과 국토부가 총리실 검증에 합의하면서 총리실이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