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8:17 (금)
“기독교인 3ㆍ1운동 참여는 교단 합의 아닌 개인 결단이었다”
“기독교인 3ㆍ1운동 참여는 교단 합의 아닌 개인 결단이었다”
  • 강보금 기자
  • 승인 2019.06.18 2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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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남기독문화원 심포지엄 ‘경남의 3ㆍ1운동과 기독교’
창신대학교에서 열린 ‘경남의 3ㆍ1운동과 기독교 학술심포지엄’에서 고신대학교 신학과 이상규 박사(가운데)가 좌장으로 나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창신대학교에서 열린 ‘경남의 3ㆍ1운동과 기독교 학술심포지엄’에서 고신대학교 신학과 이상규 박사(가운데)가 좌장으로 나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경남 3ㆍ1운동 준비 알린 주역 이갑성 기독교 지도자 만나 ‘서명자’ 부탁

시위 준비 확산과정 학생 역할 커 통영대화정교회 여성 항일 운동 최덕지 야학지도 등 여성해방 힘써

좌장ㆍ기조강연 이상규 박사
주제발표1 박시영 목사
주제발표2 김성완 연구원
패널 이상영 박사
패널 조규통 박사

 “경남에서 3ㆍ1운동이 갖는 의미와 역사, 반드시 연구하고 알려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사)경남기독문화원은 지난 17일 창신대학교 5호관 세미나실에서 ‘경남의 3ㆍ1운동과 기독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학술심포지엄과 더불어 세미나실 앞에서는 3ㆍ1운동 기념 역사자료 사진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의 좌장은 고신대학교 신학과 이상규 박사가 맡았다. 이어 박시영 목사와 근대사 연구원 김성완 연구원이 각각 ‘서울 유학생들과 경남의 3ㆍ1운동’, ‘통영 대화정교회 여성항일운동’을 주제로 논찬의 주제를 발제했다.

 경남기독문화원은 부산경남기독교역사연구회와 함께 지난해 초부터 3ㆍ1운동 100주년 역사문화 프로젝트를 실행해 왔다. 이 프로젝트에는 ‘3ㆍ1만세운동 기독교 참여 역사자료 찾기’, ‘3ㆍ1운동과 기독교 중심 역사서 발간’, ‘기념 역사자료 사진전’, ‘만세운동 참여 100주년 기념교회 동판인판’, ‘(사)경남기독문화원-부산경남기독교역사연구회 협약’ 등이 있다. 이번 심포지엄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펼쳐졌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사단법인 경남기독문화원 이사장 구자천 장로가 인사말을 했다. 구 장로는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아 당시 대부분 교회가 중심이 돼 독립운동을 주도한 사실을 재조명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에 경남기독문화원이 부경기독교역사연구회와 함께 기념비적인 역사문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한다”며 “그 첫 번째 사업이 오늘 심포지엄이다. 우리 자녀에게 주권의 중요성, 역사를 통해 자립한 나라의 자부심을 교육해야 한다. 새로운 씨앗을 심는다는 마음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앞으로 작은 발걸음이 큰 움직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석대 석좌교수 이상규 박사에 따르면, 3ㆍ1운동에 기독교가 미친 영향은 운동을 개괄적으로 정리하고, 천도교계와 협력하여 선도적 역할을 감당했다. 이 기독교 조직은 만세운동의 전파와 정보의 유통 등 전국적 확산에 기여했다. 특히 그는 “3ㆍ1운동 당시 기독교와 기독교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기독교회’라는 교단적 합의나 결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개인의 결단에 의한 참여였다는 점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허만영 창원 제1부시장이 심포지엄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허만영 창원 제1부시장이 심포지엄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박시영 목사는 경남지역에 3ㆍ1운동이 신속하게 전파되게 했던 서울 유학생들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를 했다. 박 목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경남에는 누가 처음 3ㆍ1운동 준비 사실을 알렸을까. 우리는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이갑성에 주목해야 한다. 그가 경남지역 기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함께 3ㆍ1운동 서명자가 돼 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며 “이와 같은 사실은 3ㆍ1운동으로 재판에 회부돼 심문받은 마산 창신학교 교사 임학찬의 심문조서를 통해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3ㆍ1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학생들의 역할이었다. 시위 준비와 확산과정에서 학생들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경성부 화천정 126번지 오한영의 방’ 하숙생들인 배동석, 이굉상, 김문진, 김성국, 김봉렬, 김찬두 등은 주로 기독교 신자들로, 선교 초기에 복음이 전해져 세워진 교회의 출신들이다. 이들의 계보를 이어 경남에 3ㆍ1운동이 전파됐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김성완 연구원은 ‘통영대화정교회 여성항일운동’에 대해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통영의 근대역사 가운데 통영대화정교회 여성들은 항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최덕지 선생은 여성 해방운동을 전개했다. 노동자 부녀들을 위해 부녀야학을 지도하고 유치원 교사로서 노동자 부녀들의 아동들을 보육해 노동하는 여성들을 지원하고, 진명여학교 야간부와 산업반에서 공부하도록 주선했다”고 말했다.

 또 “가는 곳마다 공창폐지와 인신매매 근절을 역설해 통영근우회 회장으로서 근우회 행동강령을 강력하게 실현했다. 일제의 탄압이 강도를 더해갈수록 남다른 조국애와 철저한 신앙으로 살았다. 믿음의 선배들을 생각하며 오늘날 교회가 처해 있는 형편에서 본받을 점이 많다. 한국역사 속에서, 사회 가운데서 교회는 지금 어디에서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허만영 창원 제1부시장은 “지금까지 기독교의 희생과 박애주의 정신이 현재를 이끌어 왔음을 감사한다. 경남 기독교인들이 독립운동의 주역임을 잊지 않고, 앞으로 경남의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기대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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