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정용 감독은 인사말에서 "이번 준우승 성적은 선수들이 해낸 게 아니고 국민들과 함께해낸 것"이라면서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게 아니라 백성이 있기에 임금이 있는 것이다. 선수들이 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U-20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의 기적을 이끈 정정용(50) 감독은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한민국 국민들이 U-20 대표팀을 사랑하고 응원해줘서 감사드린다"라며 "결승전에서 조금만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아직 어리고 만들어가는 과정의 선수들이다"며 선수들을 감쌌다.
정 감독은 "축구 팬으로서 충분히 비난과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의 선수들인 만큼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비판은 지도자에게 해달라"고 강조해 남 탓 타령만 하는 요즘의 정치판과 대조를 이뤘다.
우리 대표팀의 성공은 일심동체, 원팀 정신에서 나왔다. 우리 대표팀을 애초 강팀으로 보는 사람은 없었다.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과 최민수, 김현우 셋을 빼고 나머지가 모두 국내 K리그와 대학에서 뛰는 선수로 국제 대회 경험이 거의 없었다. 우리 팀은 그 약점을 원 팀 정신으로 극복했다.
정정용 감독의 뛰어난 리더십도 원동력이다. 또 코치진은 끊임없는 소통으로 선수들의 융화를 이끌었고 선수들 모두 하나가 됐다. 경기마다 변하는 용병술과 특정 선수에게 편중되지 않은 고른 선수기용으로 팀 사기를 끌어 올렸다.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하나로 뭉치면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당리당락에 허우적거리는 기성정치인들이 꼭 배워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