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영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문보영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 김정련 기자
  • 승인 2019.06.13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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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시인의 아픔ㆍ슬픔 재치있게 그려

애증ㆍ삶의 태도ㆍ일상 다독임 우울증 ‘극복일기’ 위로 건네



 일상의 기록을 감각적으로 구성한 에세이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이 출간됐다. 책은 저자의 일기를 엮어 구성한 산문집으로 단순한 일상의 기록을 벗어나 20대 시인의 아픔과 슬픔에 대한 자유로운 글쓰기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저자는 책을 통해 재치 있게 써 내려간 성장의 기록을 공유한다.

 저자 문보영은 역대 최단기간인 등단 1년 만에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수재다. 그녀는 대학시절 문예창작 수업을 듣고 시에 빠졌다. 작가 특유의 다채로운 표현법과 다정한 문장은 그녀의 일상에서 비롯된다. 힙합댄스를 추는 시인, 1인 문예지의 발행인, 독자와 브이로그로 소통하는 시인 등 다채로운 그녀의 정체성은 시인이라는 ‘정적인 이미지’에 국한하여 볼 수 없는 매력적인 요소다.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분된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은 애증과 삶의 태도, 일상의 다독임을 던진다. 책의 제목과 동일한 첫 장은 저자가 느낀 ‘미움’에 대한 감정을 여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지점이다. 연애와 사랑에 대한 다소 사소한 이야기를 간결한 문체 속에서 뜻 깊이 담아냈다. “한 고아원에서 다른 고아원으로 옮겨가는 기분”이라 표현한 그녀의 연애 일기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떠나간 사랑의 기억을 회상케 한다.

 2장에서는 뜬금없이 서른 전에 이혼하고 싶다며 말을 걸어온다. 저자의 발칙한 상상은 전형적인 결혼문화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어지는 다음 장에서는 저자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문단에서 경험한 폭력으로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으며 ‘극복일기’를 써 내려간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를 건넨다.

 3장 ‘삶에 성의를 갖기가 어려워요’와 4장 ‘애인이 쓰던 칫솔은 쓰레빠 밑창을 닦을 때 쓴다’에도 그녀의 성장 기록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 작가는 소소한 소망을 내비춘다. 생소한 도전과 일상의 여행을 통해 불안감을 상기시키는 한편, 망설이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바라본다. 그리고 그 여행의 끝에 그녀는 “사랑하는 것을 미워하지 않으며 사는 것”이라 말을 맺는다.

 2016년 중앙일보로 등단한 저자는 이듬해 시집 ‘책기둥’을 출간한다. 유튜브에서 브이로그로 영상을 시작한 그녀는 시와 소설, 일기를 우편으로 배송하는 1인 문예지 ‘오만가지 문보영’의 발행인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문보영 지음/쌤앤파커스 펴냄/244쪽/1만 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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