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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 리더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위기상황, 리더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 하성재
  • 승인 2019.06.12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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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최근 우리 사회를 진단하는 묘사들을 보면, 한마디로 위기상황이라고 보여진다. 물론 자극적이고 정치적 이익을 따라 선동하는 측면도 없진 않지만, 여야의 대치 정국을 봐도,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경제적 논의를 봐도, 젠더 이슈나 퀴어축제를 둘러싼 세대간ㆍ성별간 주장들을 보면 현재 우리 사회를 총체적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하는 것도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위기상황이 개인의 실수와 범법에 있다면 그에 따른 마땅한 대가를 치르면 되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처한 위기상황은 실수의 위기가 아니라 변화와 변혁의 위기이다. 이러한 위기상황 속에서 조직의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은 이 위기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우리는 상당수의 리더들이 이 위기상황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비판을 받고 실각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때로는 리더들이 위기를 초래한 것으로 여겨지기에 더더욱 많은 비판과 분노의 화살이 리더에게 쏠린다. 그러나 모든 리더가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닐 것이다. 소소한 실수를 한 리더들과 중대한 실수를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허둥지둥하는 리더들이 모여 리더십에 대한 전반적 불신과 냉소적인 문화를 만들어 낸다.

 위기상황 자체와 리더십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지둥하는 추가적 위기, 그리고 조직 전체가 리더십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총체적 위기까지, 이러한 위기의 삼중고를 어떻게 견디고 풀어나가야 할까?

 앞서 지적했듯이, 개별적인 실수와 위기에 대해서는 책임자의 실수를 인정하고 마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겠지만, 새로운 위기상황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리더들의 문제와 조직 전체가 리더십의 권위에 의심을 갖게 되는 상황에 처할 때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길을 잃은 리더들`이라는 책에서 `앨런 록스버그`는 현대 사회의 이 위기를 기존의 가치체계가 붕괴하고 새로운 가치체계로 나아가는 과도기의 전형적 현상으로 분석했다. 즉, 이 위기는 누군가의 실수로 맞은 위기라기보다는 사회 전체가 변화하기 위해 맞는 위기라는 것이다. 모든 변화에는 과도기가 있지만, 부분적이거나 짧게 일어났다. 그러나 현대사회가 맞고 있는 사회 전반의 과도기는 르네상스나 산업혁명과 같이 온 세계가 동시에 경험하는 과도기이다. 이런 큰 규모의 과도기는 기술과 삶의 형태의 비약적인 발전과 변화로 인해 기존의 체계와 가치관이 갈수록 소용없어지는 경우이다. 이런 특수한 위기상황에서 리더가 할 일은 무엇일까?

 변화의 상황임을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위기상황을 맞은 사람들은 누구의 실수인지 책임소재를 따지기에 바쁘다. 그래서 희생양이 필요하게 되고 과도한 비난과 고함이 오가게 된다. 물론 변화와는 별개로 실수한 사람은 여전히 조직 내에 있겠지만, 이것은 모두가 함께 겪는 변화의 위기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인식은 모두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같이 대처해나가자는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기초가 된다.

 변화의 위기를 대처하는 방식은 사람의 성향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옛것으로부터 배우자며 좀 더 전통적인 가치를 찾고, 어떤 사람은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한다. 어느 하나도 완벽히 이 위기상황의 해법이 되지 못한다. 두 주장 모두가 공존하고, 서로가 각자의 방법에 대해 자신이 초보임을 겸손히 인정하며 배우고 적용해볼 것을 적극 권장하고 우선순위를 잡아주는 역할이 리더의 몫이다.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면 격변의 시대였다. 완전히 새로운 사회시스템, 새로운 생활환경, 새로운 삶의 방법에 적응해 오면서 여기까지 왔다. `나라`라고 하는 거시적인 조직에서뿐 아니라 마을공동체, 가정과 같은 작은 공동체에서도 이러한 총체적인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리더들의 슬기로운 대처방안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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