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 취업준비자, 성인일까? 청소년일까?
고교 졸업 취업준비자, 성인일까? 청소년일까?
  • 심인선
  • 승인 2019.06.0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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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선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심인선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반적으로 20대는 중등교육과정을 마치고 다양한 진로를 선택하는 시기로, 인생의 아주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된다. 만일 그 다양한 선택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결정하면 직업이라는 세계에서 성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동안의 경험이 삶을 성찰하고 인생 과업이나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을 정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고등학교까지 규격화되고 획일적인 경험은 다양한 진로를 선택하기에 한계가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가 적절한 근로 여건을 찾지 못하고 저임금, 비정규 단순 노동이나 서비스 직종에 취업하거나, 적절한 교육을 받거나 일을 하지도 않는 소위 니트의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는 가중 되는 취업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구직을 포기하거나 취업에 무관심한 청년층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사회의 학력 우선주의는 고등학교 졸업자가 취업하고 경력을 이어나가는 데 걸림돌이 돼 진학이 꼭 필요하지 않아도 취업보다는 진학을 택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25세에서 29세 사이의 고등학교 졸업자의 임금이 대졸자와 비교해 86.4% 수준이었던 것이 50세에서 55세 사이에는 51.9%에 불과하다. 또 특성화고등학교 전신인 전문고 고등학교 졸업생을 지난 2007년에서 2012년까지 6년간 추적해 보니, 바로 취업하기보다 전문대 졸업 후 취업했는지, 4년제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했는지에 따라 임금수준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니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취업보다는 진학을 하는 편이 좋겠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소년기를 벗어나 어른으로 직업을 가지고 독립된 삶을 사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뿐 아니다. 일본은 지난 1980년대 중반 이후 이 시기에 놓인 청소년을 `잃어버린 세대`라 칭하며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중국에서도 대학을 졸업한 이후 취업을 하지 못하고 학교 근처에 무리 지어 생활하는 `개미족(蟻族)`들이 늘어나는 것을 문제라 진단한다.

 우리나라도 청소년기와 성인기 사이에 등장한 `후기청소년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후기 청소년은 19세에서 25세 젊은이를 지칭한다. 과거 20대는 청년과 청소년을 가르는 젊은 성인 집단으로, 교육의 종료 후 직업 세계로 진출하는 경제적 자립과 결혼 등 사회적 자립을 이룬다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대학생의 현실이 사실상 청소년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20대 대학생을 `후기 청소년`으로 표현한다. 투표할 자격이 주어졌고 호칭이 대학생으로 변한 것 외에는 `청소년과 다른` 삶의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노동시장에 뛰어드는 경우 성인이라고 대해야 할까.

 최근 청년 정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 지면서 청년 대상 고용지원사업이 다양하다. 특히 졸업 후 취업을 목표로 진학한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을 위한 취업정책은 어느 정도 얼개가 잘 짜여있다. 2019년도 정책을 분석하면, 교육부ㆍ기획재정부ㆍ고용노동부ㆍ병무청 등에서 취업역량 강화, 채용확대, 취ㆍ창업 지원, 취업 후 학교진학, 병역 등 다양한 사업이 있다. 공업계열과 IT 계열 특성화고등학교는 학교로부터 노동시장, 군대에 가야 할 경우 산업 기능 요원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게 설계돼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의 실습사고에서 보듯이 기업 현장에서는 취업을 위해 실습 온 학생이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의 연장선이라 이해하지 못하는 직장문화와 산업 현장에서 고질적으로 보여주는 안전 불감증으로 반복되는 사고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또 이 취업 경로에 해당되지 않는 공업계열 이외의 가사실업계ㆍ농업계ㆍ상업계ㆍ수산해양계 졸업생, 여학생, 졸업 후 바로 취업을 못 한 졸업생에게는 적용되기 어려운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중소기업에서도 청년근로자의 부적응과 이직, 남학생의 경우 군대 문제 등을 이유로 채용에 적극적이지 않다.

 어느 정책이나 그렇듯 청년의 일자리를 위한 정책도 지속 가능해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에 연계되지 않거나, 취업을 하더라도 경력을 쌓을 새도 없이 군대를 가야 하거나, 적응이 어려워 직장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의 틀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현재 고등학교 재학생의 실습과 취업 문제는 교육청에서, 졸업한 고등학교 졸업생의 일자리 정책은 지방자치단체로 이원화돼 있다. 이러니 졸업하면 학교에서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고, 아직 청소년의 티를 벗어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어른들도 잘 모르는 지역의 취업 정보를 자기 것으로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교육청과 지자체가 합심해 청소년과 성인의 경계에 있는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는 초기의 청년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취업을 위해 협력과 관계망 설정, 인적 자원의 공유를 큰 틀에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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