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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안, 캠핑감성 자아내는 공간에서 가족 외식 어때요
식당 안, 캠핑감성 자아내는 공간에서 가족 외식 어때요
  • 김정련 기자
  • 승인 2019.06.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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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집&멋 집 김해 ‘초정’ 장유 무계 육전밀면 갈비탕 전문점
‘초정’ 육전물비빔면은 신선한 과일을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 만든 과일 숙성 양념과 육전고명이 들어가 감칠맛을 돌게 한다. 2 야채육수로 맛을 낸 초정의 갈비탕은 깔끔하고 개운하다. 3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갈비찜. 4 부드러운 부챗살로 주문 즉시 양념해 구워 나오는 육전은 고명으로 오르는 육전과는 또 다른 담백한 맛을 낸다.
‘초정’ 육전물비빔면은 신선한 과일을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 만든 과일 숙성 양념과 육전고명이 들어가 감칠맛을 돌게 한다. 2 야채육수로 맛을 낸 초정의 갈비탕은 깔끔하고 개운하다. 3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갈비찜. 4 부드러운 부챗살로 주문 즉시 양념해 구워 나오는 육전은 고명으로 오르는 육전과는 또 다른 담백한 맛을 낸다.

KBS2TV생생정보 등 맛집 소개 3년 양산점 운영 후 장유로 이전

양산점, 문재인 대통령 방문해 인기 오는 7월 1주년, 장유 맛집 부상

육전밀면, 진주냉면 벤치마킹해 2년간 재료비만 1억, 레시피 개발

밀면 부대낌 없는 비법 ‘인진쑥물’ 갈비탕 야채 육수로 깔끔한 맛

별관ㆍ본관 이어 스카이 뷰 만끽 뒷마당ㆍ작은 텃밭과 캠핑공간 형성

위생등급제 시행 준비 단계

 김해시 장유면 무계동에 위치하는 한 밀면 전문점이 개업과 동시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데도 말이다. 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운 때, 연 매출 10억 이상을 벌어들이는 비법이 뭘까? 육전밀면과 갈비탕 전문점인 ‘초정’은 이미 KBS2TV ‘생생정보’와 MBC ‘미식돌스’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소문을 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맛집으로 통한다. 지난 2016년 5월 14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초정’ 양산점을 방문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초정의 대표 김영찬 씨는 지난해 양산점을 정리하고 장유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올해 7월이면 초정 장유점이 개업한 지 1주년을 맞는다. 3년간 양산점을 운영하면서 김해에 거주하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다섯 번도 채 되지 않았던 쌍둥이 아빠 김영찬 씨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새로 개업한 장유점 역시 개업하자마자 지역 대표 맛집으로 부상했다. 대박 맛집의 주인공, 김영찬 씨를 만나 무엇이 초정을 이리도 특별하게 하는지 그 비밀을 파헤쳐 봤다.

 건축가 출신인 김 대표는 10년 전 처음 요식업에 뛰어들었을 때 소위 ‘요알못(요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지난 2010년, 부산 반여동에서 국숫집을 개업했어요. 상호는 ‘국수에 미치다’. ‘요알못’인 제가 요리등용문으로 국수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서였죠. 다른 국수와 차별화를 위해 국수와 숯불에 구운 갈비를 함께 냈어요. ‘갈쌈국수’라고 이름 지었죠. 퍼포먼스를 위해 홀에 유리구술을 설치해 직화 방식으로 고기를 구웠어요. 국수와 갈비 각각 2천500원, 세트 메뉴가 5천원. 백종원 씨 덕에 요즘은 어디서나 5천원이 안 되는 가격에 간편하게 우동 한 그릇 할 수 있잖아요? 그때 당시 2천500원짜리 국수는 파격적인 가격이었어요.”

육전밀면, 갈비탕 전문점 ‘초정’의 대표 김영찬 씨는 한결같은 정직함과 정성 어린 음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육전밀면, 갈비탕 전문점 ‘초정’의 대표 김영찬 씨는 한결같은 정직함과 정성 어린 음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국숫집을 개업하자마자 하루 매출이 400~500만 원을 웃돌았지만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던 김 대표. 2천500원짜리 국수를 팔아 하루 500만 원의 매출을 낸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면기계를 들여 생면을 뽑아 더 나은 맛을 보장했고 제일 중요한 단가도 맞췄다. 그러나 손님상에 아무리 맛있는 국수를 대접해도 김 대표의 국수는 2천500원 짜리 취급만 받을 뿐이었다.

 “‘면 요리에 모든 것을 걸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식당이었기에 어차피 면을 팔 거라면 제값 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면 요리 전문점을 차려야겠다 싶었어요. 1년 만에 국숫집을 정리했죠. 진주냉면에 육전이 올라간 것을 벤치마킹해 밀면 위에 육전 고명을 올리기로 했어요. 레시피 개발에만 2년이란 시간을 쏟았죠.” 물론 그가 2년간 밀면 레시피만 개발한 것은 아니다. 식당일을 하면서 김 대표가 한 가지 배웠던 것은 밥집에서만 그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밥집이나 면집이 돼서는 목표달성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김 대표는 외식의 개념을 도입했다.

 초정은 점심에는 밥 문화, 저녁에는 외식 문화가 형성돼 오후에는 가족단위의 단체 손님이 주를 이룬다. 2년간의 연구 동안 김 대표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위해 갈비찜 레시피를 개발했고 고령층의 입맛을 잡기 위해 불고기, 밀면의 계절성을 대비해 겨울에도 접근하기 좋은 갈비탕 레시피를 개발했다. 2년 동안 재료비만 1억. 어설프게 하려거든 사업은 시작도 하지 말라고 했던가? 어떤 때는 삼시 세끼 밀면만 먹으며 또 어떤 때는 갈비탕만 주구장창 먹으며 그렇게 2년간의 열정을 쏟아부었기에 김 대표의 사업에는 주춤했던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초정 입구로 들어서면 공간감 좋은 캠핑 의자들이 아기자기한 감성으로 세팅돼 있어 마치 캠핑장에 들어서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초정 입구로 들어서면 공간감 좋은 캠핑 의자들이 아기자기한 감성으로 세팅돼 있어 마치 캠핑장에 들어서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초정의 대표 메뉴 ‘육전밀면’과 ‘갈비탕’을 맛봤다.

 계란옷을 입힌 납작한 육전에 면 한 젓가락을 둘러 함께 싸 먹으면 어디에서도 맛본 적 없는 맛이 난다. 밀면의 쫄깃함과 육전의 담백함이 입안에서 조화로운 풍요로움을 선물한다. 건더기가 부족한 면 요리는 먹고 나면 아쉬움을 주지만 초정의 밀면은 육전과 함께여서 든든하다. 부드러운 부챗살로 주문 즉시 양념해 구워 나오는 육전은 고명으로 오르는 육전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둥글고 넓적하게 구워진 육전에 오이, 배, 무 등 갖가지 고명과 면을 함께 싸 먹으면 고기 육즙이 입안에서 사르르 퍼지면서 환상적인 맛을 낸다.

 또한 초정의 육전 밀면은 부대낌이 없다. 그 이유를 김 대표에게 물었다.

 “면을 드시는 분들 중에서는 의외로 위장이 좋지 않은 분들이 많아요. 면만 먹으면 속이 안 좋다는 분들은 밀가루를 먹지 말아야 하는 걸 알면서도 끊지 못하죠. 대부분의 면 요리의 면은 탱글탱글한 식감을 내기 위해 소다와 같은 화학 재료가 들어가요. 속이 불편한 원인이죠. 초정에서는 약쑥 달인 물로 밀가루를 반죽해요. 쑥의 따뜻한 성질이 밀가루의 찬 성질을 중화시켜요. 인진쑥물이 소화를 도와 식사 후에도 속을 편안하게 만든답니다.” 또한 육전 밀면은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다. 그 비법은 키위, 파인애플, 배, 사과 등 과일을 듬뿍 넣은 6개월 이상 숙성된 양념이다. 설탕을 최소화하고 과일의 양을 배로 늘려 맛을 냈다.

 초정의 갈비탕은 군더더기 없으며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갈빗대에서 쏙쏙 떨어져 나온 갈빗살과 깔끔한 국물 한 뚝배기를 비우니 마치 보양식 한 그릇을 섭취한 듯 든든하다. 국물의 담백함에 담긴 특별한 비법이 있는지 김 대표에게 물었다.

 “보통의 갈비탕은 갈비를 넣고 끓여 핏물을 제거해 다시 갈비 넣고 야채 넣고 우려내는 방법이잖아요. 초정에서는 양념 된 물에 갈비를 삶고 양파, 마늘, 생강 등이 들어간 야채 육수를 따로 내요. 야채육수가 깔끔함의 비법이에요.”

 ‘처음 오셔도, 다시 오셔도 편안한 곳’은 김 대표의 식당 경영 방침이다. 대로변 옆 작은 골목길을 돌아 초정 입구로 들어서면 공간감 좋은 캠핑 의자들이 아기자기한 감성으로 세팅돼 있어 식당에 들어서는 길이 마치 캠핑장에 들어서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초정에는 건축가로 활동했던 김 대표의 인테리어 감각이 여기저기 묻어있다. 김 대표는 원래 본관과 별관으로 나눠진 건물 지붕에 스카이어닝을 설치해 하나로 이었다. 날이 좋은 날에 지붕을 열면 마치 야외에서 식사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뒷마당에 꾸며진 텃밭과 아담한 캠핑 공간은 초정을 방문하는 손님들과 직원들을 위해 김 대표가 준비한 작은 쉼터다. 손님들에게는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직원들에게는 자랑스럽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김 대표가 손수 꾸미고 가꿨다.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다.

별관 뒷마당에는 작은 텃밭과 캠핑공간이 마련돼 있어 초정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언제든 쉬어 갈 수 있다.
별관 뒷마당에는 작은 텃밭과 캠핑공간이 마련돼 있어 초정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언제든 쉬어 갈 수 있다.

 김 대표는 요즘 위생등급제 시행을 위해 준비 단계에 있다. 음식점 위생등급제란 음식점의 위생 상태를 평가 후 우수한 업소에 한해 등급을 지정하고 이를 공개, 홍보함으로써 음식점 위생수준 향상, 식중독 예방 및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다. 환경 변화로 외식 인구증가, 음식점의 높은 식중독 발생률, 일반음식점의 낮은 안전 체감도, 다양한 인증제도로 소비자 혼란 방지 등의 이유로 위생등급제가 요구된다.

 “위생 등급제 시행을 해서 손님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게 아니에요.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겠지만 직원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을까요? 점검표를 보며 영업 준비과정에서 좀 더 책임의식을 가지고 위생 관리에 더 신경 쓸 수 있잖아요.”

 초정은 단순한 음식점의 공간을 뛰어넘어 그의 철학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오는 주말,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한 추억은 쌓고 싶은데 교외로 나가기는 애매하다면 작은 캠핑장이 갖춰진 초정에서 한껏 기분을 내보는 건 어떨까? 건강하고 맛 좋은 음식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브레이크 타임 없음.

 육전밀면 7천원, 육전물비빔면 8천원, 왕갈비탕 1만 2천원, 특갈비탕 1만 5천원, 육전 1만 5천원, 매운 소갈비찜 중 3만 5천원, 대 4만 5천원, 산더미 불고기 중 3만 원, 대 4만 원. 경남 김해시 무계동 193-1 전화 055-32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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