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라는 퍼즐
평화라는 퍼즐
  • 이영빈
  • 승인 2019.06.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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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빈 마산동부경찰서 석전파출소 경장
이영빈 마산동부경찰서 석전파출소 경장

 퍼즐은 제아무리 큰 조각이라도, 그 조각이 아무리 예쁘더라도 조각 혼자서는 절대 작품으로 완성될 수 없다. 아무런 그림이 없어도, 크기가 작아 잘 보이지 않는 조각이라도 그 한 조각이 없다면 온전한 그림이 나타나지 않는다. 모든 퍼즐 조각들이 맞춰졌을 때 비로소 큰 그림이 완성되는 것은 지역 치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시민이라는 조각 없이 경찰관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은 없다. 지역 경찰이 하는 모든 일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며칠 전 인사불성 상태의 주취자가 도로에 누워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술에 만취해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신분증도 없어 굉장히 곤란했던 적이 있었다. 길 위를 헤매던 도중 지나가던 주민분이 주취자를 보시더니 본인이 이 사람과 같은 동네에 산다며 집을 가르쳐주시는 것이 아닌가. 또 어느 날은 치매 할아버지가 집을 나갔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을 하고 있었는데, 길을 헤매고 있는 할아버지를 역시나 동네 주민이 발견한 후 집까지 모시고 간 일도 있었다.

 이외에도 112에 접수되는 수많은 신고는 마치 디딤돌을 딛는 것과 같아서, 시민과 함께 한 발 한 발 맞춰가지 않으면 혼자 기우뚱거리다 결국 중심을 잃고 넘어지게 될 뿐이다.


 물론 여기에는 시민들과의 걸음 속도를 맞추려는 경찰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 때문에 경찰 차원에서도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정책을 설명할 때도 조금 더 쉬운 용어가 없을까 고민하고, 112 신고자에겐 요건에 부합할 경우 신고 처리 결과를 문자나 전화 등으로 안내하는 `콜백`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원하는 장소를 지정해주면 해당 장소를 인근 지역 경찰이 순찰해주는 `탄력순찰`, 순찰 시 주민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공감 UP 순찰` 등도 실시하고 있다.

 "경찰에서 이런 노력을 하고 있으니 알아주세요"라고 부탁드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안전한 동네, 지역 치안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순찰 도중 경찰관이 상가에 들어가 안부를 묻고 인사를 건넨다고 "손님 떨어지게 왜 들어왔냐"며 눈을 흘기시기 전에, 이러한 작은 조각들이 모여 안전한 우리 동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고, 경찰관이 건네는 인사를 흔쾌히 받아달라 부탁드리는 것이다.

 결국 평화라는 퍼즐은 함께 맞춰 나가는 것임을, 오늘도 순찰차를 타며 되새긴다. 나는 단지 내가 길 위에서 마주치는 모든 분들에게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한 명의 경찰관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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