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6:23 (토)
이제 10년, 노무현을 말하는 사람들
이제 10년, 노무현을 말하는 사람들
  • 공윤권
  • 승인 2019.06.03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윤권 경남도교통문화연수원장
공윤권 경남도교통문화연수원장

 참 다행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분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찾고 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아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으로 회자되고 있는 것 같다.

 10년 전 그 무렵을 생각해보면 지금도 가슴이 저린다. 예상하지 못한 그분의 죽음도 당황스러웠지만 그 이후에 일어났던 일들도 놀라웠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위해 울어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평일 낮에도 비가 오는 주말에도 끝없는 눈물의 행렬이 구슬프게 구슬프게 이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10년 동안 참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을 이야기한다. 한편으로는 무용담으로 한편으로는 신화로 또 한편으로는 신념으로.

 그렇게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신화가 됐고 신념이 됐고 누군가의 무용담 속 주인공이 됐다. 이제는 노무현을 이야기하지 않고 한국의 정치를 논하기는 힘든 듯하다.

 노무현과 가까웠던 사람들, 노무현을 좋아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노무현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노무현이기 때문에 가능한 역사라 생각된다.

 노무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아쉬운 점도 있다. 물론 표리부동하고 양두구육 하는 일부에 대한 얘기다. 그리고 그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

 정치는 다 그런 거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다 그런 정치를 변화시키고자 했던 분이 노무현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정치는 다 그런 거라고 이야기할 때 정치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 사람이 노무현이었습니다. 노무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정치는 다 그런 거라고, 정치는 원래 그런 거라고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선거는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과정이야 어떻든 선거는 무조건 이기기만 하면 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는 이겨야 한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한 사람이 노무현이었습니다.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가 낫다고 이야기한 사람이 노무현이었습니다. 입으로 노무현을 이야기하면서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노무현 같은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하면서 과정의 원칙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부당한 권력 앞에 머리 숙이라고 하지 마십시오. 지금 당장 편하자고 지금 당장 조금 더 출세하자고 부당한 권력에 줄 서서는 안 됩니다. 평생을 걸쳐 부당한 권력에 맞선 정치인이 노무현이었습니다. 권력은 순간이지만 양심은 영원하다. 노무현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조금 힘들더라도 옳은 길을 가야 한다.

 누가 해도 다 똑같다고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누가 해도 다 똑같다고 생각한 사람들 때문에 한국의 정치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더 힘들게 했습니다. 정확하게 누가 뭘하는지 알아야 한다. 최소한 노무현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그래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노무현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노무현을 독점하려 들지 마십시오. 노무현을 언제부터 알았는지 노무현과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지 노무현을 얼마나 많이 이야기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노무현이 어떤 세상을 만들고자 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최소한 노무현을 말하는 사람은 그래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가슴 저려 한다.

 그렇게 가슴 아파하며 10년이 지났다. 그렇지만 그 10년 동안 그냥 그대로 있지는 않았다. 아파한 만큼 많이들 노력했다. 그리고 이제야 멀게만 보이던 노무현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노무현이라는 단어가 참 좋다. 노무현 대통령은 계시지 않지만 새로운 노무현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지난 10년간의 아픔으로 노무현을 보내드리고 그가 원했던 세상을 새로운 노무현들이 만들었으면 한다.

 10년 동안 아무것도 해 놓은 것 없는 당신의 상주였던 공윤권이 10년 전을 회상하며 글을 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