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7:19 (토)
부마항쟁 병사 “사복 입고 시위정보 캤다”
부마항쟁 병사 “사복 입고 시위정보 캤다”
  • 이병영 기자
  • 승인 2019.06.02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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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대 활동 홍성택 씨 재증언 학생 모인 곳 접근해서 엿들어 “경남대 머물며 명령 따라 활동”
1979년 부마민주항쟁때 계엄군으로 복무했던 홍성택 씨가 지난달 3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에서 부마민주항쟁때도 ‘편의대’(便衣隊)가 활동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79년 부마민주항쟁때 계엄군으로 복무했던 홍성택 씨가 지난달 3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에서 부마민주항쟁때도 ‘편의대’(便衣隊)가 활동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79년 부마민주항쟁 당시 계엄군 병사로 복무했던 홍성택 씨(61)가 사복을 입고 시위정보를 캐냈다는 증언을 재차 밝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홍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마산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부마민주항쟁 기간 자신이 ‘편의대’(便衣隊)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편의대는 사복을 입고 시위정보를 캐내는 군 조직이다.

 앞서 그는 최근 언론 등을 통해 1980년 광주 5ㆍ18 민주화운동을 앞두고 부마민주항쟁 때도 계엄군이 편의대를 운용했다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홍씨는 공수부대 일병으로 복무하던 1979년 10월께 계엄군으로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한 마산시에 투입됐으며 주로 경남대에 머물며 명령에 따라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복 차림의 그는 경찰서 형사들과 함께 다방 등 학생들이 모일만한 장소를 방문했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것을 보면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인 척하며 접근해 시위정보 등을 캐냈다. 학생들이 시위와 관련된 말을 하면 동행했던 사복형사들이 연행해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공수부대에 복무할 때는 내가 한 일이 ‘좋은 일’, ‘국가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 제대 후 5ㆍ18 민주화운동 실상을 알게 되면서 명예로운 일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한 일 때문에 많은 분이 아픔을 겪었고 그때 끌려간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항상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입대 전 신학대학을 다녔으며 현재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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