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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명물 된 창원 ‘지혜의 바다’ 도서관 “시끄러워 좋아요”
지역 명물 된 창원 ‘지혜의 바다’ 도서관 “시끄러워 좋아요”
  • 연합뉴스
  • 승인 2019.06.0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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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 폐교에 무대ㆍ카페ㆍ독서공간
지혜의 바다 도서관 전경.
지혜의 바다 도서관 전경.

1년 만에 방문객 176만명 돌파 3층 꼭대기까지 책으로 빼곡히 채워
도서관 내부 둘러싼 디자인 ‘웅장ㆍ압도’ 레고방ㆍ보드방 등 어린이 위한 공간
수다ㆍ숙면 가능한 자유로운 공간 인기 오전 9시~오후 10시 연중무휴 운영

 구도심 폐교를 활용해 조성한 대규모 복합 독서문화공간 ‘지혜의 바다’가 개관 1년 만에 지역 대표 명물로 자리 잡았다.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달할 정도로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린 30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지혜의 바다 도서관에는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주민 50여 명이 책을 읽거나 수다를 떨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곳은 경남도교육청이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하나로 폐교된 창원 옛 구암중학교 체육관을 증축해 지난해 4월 완공했다.

 도서관이 주는 기존 관념에서 탈피해 주민들이 책을 읽으며 편하게 얘기도 나누고 공연도 보는 ‘책 놀이터’를 표방한다.

 ‘광대한 바다처럼 무한한 지혜가 있는 새로운 도서관을 꿈꾼다’는 뜻의 지혜의 바다는 이름처럼 지상 3층 건물에 연면적 2천662.37㎡, 장서 약 10만 권을 보유할 정도로 규모도 큰 편이다.

 밖에서 바라보면 도서관인지 모를 정도로 평범한 학교 체육관 외형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각종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는 물론 카페까지 마련돼 언제든지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다.

 10만 권에 달하는 책들이 3층 꼭대기까지 빼곡히 채워 도서관 내부를 둘러싼 디자인이 웅장하고 압도적이다.

 1층에는 동화방, 레고방, 보드방 등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도 따로 마련됐다.

 개관 1년 만에 방문객 176만 명을 돌파했으며 월간 평균 대출도 16만 권에 달할 정도로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혜의 바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어린이들.
지혜의 바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어린이들.

 폐교를 활용한 공공도서관이 이처럼 큰 사람을 받을 수 있는 비결은 도서관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소음이 있는 독서공간’을 지향하는 것에 있다.

 다른 도서관처럼 조용히 공부나 책에 몰두해도 되지만 아이들과 함께 편하게 도서관을 찾아 책도 읽고 수다를 떨어도 너무 소란스럽지만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날도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인근 학교 학생들 등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독서 대신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물론 도서관답게 책상에 바르게 앉아 공부나 독에서 몰입하는 방문객들도 많았으나 일부는 아예 편하게 누워 숙면하고 있었다.

 맹모 씨(50)는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시며 편하게 휴식을 취하기 좋아 지혜의 바다를 자주 찾는다”며 “다른 도서관처럼 불편한 분위기가 아니라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방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점 또한 지혜의 바다 도서관의 인기 비결이다.

 복합 독서문화공간에 어울리는 음악ㆍ연극공연은 물론 인문학 강연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매월 마련한다.

 지혜의 바다 이지영 사서는 “기존 도서관이 유아ㆍ성인 자료실이 따로 구분됐는데 지혜의 바다는 그런 게 없어 아이 손을 잡고 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가장 많다”며 “개관 당시 사람들이 오기는 할까 걱정도 많았지만 아름다운 내부 인테리어에 부담 없이 방문 가능한 휴식 공간 개념이라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각종 공연도 있다 보니 시끄럽다는 항의가 초창기에 많았는데 오히려 지금은 이런 분위기 때문에 찾는 분들이 많다”며 “향후 보유 장서 수도 늘리고 프로그램도 다양화해 주민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공간으로 남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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