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부작용 해법 슬로시티서 찾다
고속성장 부작용 해법 슬로시티서 찾다
  • 홍성옥
  • 승인 2019.05.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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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옥 김해시 행정자치국장
홍성옥 김해시 행정자치국장

 김해시는 지난해 6월 이탈리아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세계 242번째, 국내 14번째로 국제슬로시티 가입 인증서와 엠블럼 기를 받았다.

 혹자는 김해처럼 빠르게 변하는 도시 이미지에 슬로시티가 어울리느냐고 반문한다.


 왜 김해시가 슬로시티인지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슬로시티의 의미부터 새겨 봐야 할 것 같다. 다들 슬로시티의 개념이 추상적이고 철학적이라고 한다.

 슬로시티는 이탈리아어인 치타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기로 1999년 이탈리아의 ‘그레베 인 키안티’에서 시작됐으며 지역이 원래 갖고 있는 고유한 자원과 전통문화를 지키면서 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행복한 공동체운동이다.

 슬로시티라고해서 무조건 옛것만 지키고 개발이나 현대문명을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다. 또 슬로(slow)라고 해서 느리게만 가자는 의미도 아니다. 느림과 빠름의 조화를 추구하고 과거의 전통과 역사가 현대적 의미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주민 스스로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

 슬로시티에 가입하려면 에너지와 환경정책, 인프라정책, 도시 삶의 질 정책, 농업ㆍ관광과 전통예술 보호정책, 방문객 환대, 지역주민 마인드 교육 등 7개 항목과 72개 세부항목이라는 까다로운 평가인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원래는 인구 5만명 이하의 도시만 가입이 가능했다. 앞서 국내서 가입한 슬로시티 시ㆍ군들은 한 면 단위나 마을 단위로만 인증을 받았으며 농촌형, 산촌형, 어촌형 등의 형태였다.

 하지만 2016년 4월 한국슬로시티본부에서 도시 전역으로 확대시키면서 인구 55만 명인 우리시는 시 전체를 도시형 슬로시티로서 인증을 받았다.

 우리시가 슬로시티로 가입한 것은 시정 전반에 슬로시티 철학과 이념을 담아내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크다.

 우리시는 3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가입했다.

 2017년 9월 슬로시티 인증 현장평가를 위해 우리시를 방문한 국제슬로시티연맹 관계자는 국슬로시티가 가진 철학은 도시개발을 진행하면서 속도가 아닌 삶의 방향이며 역사와 전통의 보존과 존중, 공동체 문화를 장려하고 친환경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목표인데 우리시의 정책방향이 슬로시티의 철학과 동일하다는 평가를 했다.

 이는 김해시가 왜 슬로시티인지 당위성을 입증해 준 셈이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김해 하면 떠오르는 대명사가 황금들녘 김해평야였다. 부모세대 중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경운기 소리가 정겹기만 하던 시골의 향수가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시는 김해평야의 대명사라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인구 55만 명의 대도시로서 7천500여 개의 기업체, 농공ㆍ산업단지 조성 등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성장과 발전 속에서 소득이 증가하고 물질이 주는 편리함과 속도만 추구하게 되면서 여러 부분에서 불균형이 발생했고 무분별한 개발과 속도에 대한 반성적 대안을 우리시는 슬로시티에서 찾기로 했다.

 우리시는 김해가 갖고 있는 풍부한 생태환경, 역사문화 콘텐츠, 젊은 인적자원, 일자리 잠재력 같은 다분야의 슬로시티 자원들을 바탕으로 시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시정 전반에 다양한 정책을 대입했다.

 청정한 생태환경을 위해 화포천습지를 국가습지보호구역, 국가생태관광구역으로 지정되도록 노력했고 해반천, 대청천, 율하천 등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했다.

 2천년 가야역사문화의 전통 계승을 위해 숭선전 제례, 가락오광대 보전과 가야사 복원에 힘을 쏟고 있고 김해문화의 전당, 김해서부문화센터와 같은 문화인프라를 조성했다.

 아울러 주민주도형 마을공동체 만들기,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만들기, 장군차 육성, 스마트시티 조성, 미세먼지 감축, 도심 숲 가꾸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슬로시티 철학과 의미가 담긴 정책을 추진해 슬로시티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우리 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도시와 농촌, 빠름과 느림, 첨단과 옛것,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통해 모든 시민이 행복함을 느끼는 게 하는 것이다.

 슬로시티는 국제브랜드이다. 김해시민들은 ‘국제슬로시티 김해’라는 국제브랜드 자부심을 저마다의 가슴에 단 것과도 같다. 슬로시티의 의미가 살아 숨쉬는 김해가 되려면 시민들의 동참은 필수적이다.

 그럼 슬로시티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답은 간단하다. 거창한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하겠지만 자발적 동참을 통한 내 고장 가꾸기, 기초질서 지키기, 가까운 거리는 차 안 타고 걷기, 화분 하나씩 키우기, 쓰레기 줄이기, 1회용품 사용 안 하기도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슬로시티운동의 한 실천항목이다.

 결론적으로 우리시는 시민들의 주도적인 협조와 노력을 바탕으로 해서 개발과 느림의 미학이 존재하는 슬로시티가 시 전역에 정착돼야 한다고 판단하며 또 그렇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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