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1:35 (수)
말이산 고분서 아라가야 보물급 토기 무더기 출토
말이산 고분서 아라가야 보물급 토기 무더기 출토
  • 박재근ㆍ음옥배 기자
  • 승인 2019.05.2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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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ㆍ함안군 발굴조사 실시 집모양ㆍ배모양 토기 등 나와
1천600년 전 생활상 보여줘 “피장자, 조영집단 최상위 계층”
말이산 45호분에서 나온 다양한 상형토기, 말갑옷 추정 유물, 동물모양 뿔잔, 마구류.
말이산 45호분에서 나온 다양한 상형토기, 말갑옷 추정 유물, 동물모양 뿔잔, 마구류.

 아라가야의 보고,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에서 1천600년 전 가야인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보물급 유물들이 쏟아져 관심을 끌고 있다. 정교한 집모양토기와 배모양토기, 마구(馬具) 등이 출토됐다.

 특히, 지난해 무덤 덮개돌에서 별자리를 표현한 구멍인 성혈(星穴)로 짐작되는 고대 자료가 공개된데 이어 또다시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가야 연맹체 중 하나인 아라가야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전망이다.

 경남도와 함안군은 정비사업 일환으로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기관인 두류문화연구원은 말이산 고분군 북쪽 정비되지 않은 구간의 45호분을 발굴조사한 결과 각종 상형토기와 말갑옷, 투구인 종장판주, 대도(大刀), 말을 부리는 데 사용하는 금동제 도구인 안장, 등자 등을 찾아냈다고 28일 밝혔다.

 말이산 고분군 주능선 정상부에 있는 45호분은 봉분 잔존 지름이 20m에 이르고 높이는 1.8m인 대형 무덤으로, 발굴 지점은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484-2번지 함안군청 인근이다.

 무덤은 암반을 수직에 가깝게 굴착해 원형 기저부를 조성했으며, 묘광(墓壙ㆍ무덤 구덩이)은 길이 9.7mㆍ잔존 너비 4m다. 시신을 묻은 매장주체부는 길이 6.7mㆍ너비 2.7m인 목곽묘(木槨墓ㆍ덧널무덤)로 드러났다.

 연구원은 “암반을 파내 봉분이 더 높게 보이도록 한 점이 성혈이 나온 13호분과 유사하다”며 “45호분은 말이산 고분군 대형 고총(高塚) 고분에서 확인되는 축조 기법의 시원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집모양토기, 배모양토기, 동물모양 뿔잔, 등잔모양 토기 등 상형토기는 피장자 머리 위쪽에서 출토했다. 집모양토기는 맞배지붕 고상식(高床式ㆍ마루를 높게 쌓은 형태)으로, 기둥 9개를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올렸다.

 조사단은 “집모양토기는 파손되지 않고 온전하게 나왔는데, 용도는 술주전자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전통건축 기본 양식인 삼량가(三樑架ㆍ도리 3개가 있는 지붕 구조)처럼 대들보ㆍ도리ㆍ서까래ㆍ지붕 마감재가 정확하게 표현됐다”고 설명했다.

 배모양토기는 통나무배에서 복잡한 구조선(構造船)으로 나아가는 중간 단계인 유선형 준구조선이다. 배 앞쪽인 이물과 뒤쪽인 고물을 높게 올리고, 판재를 댄 모습이다. 옆면에는 각각 노걸이 5개가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고물이 뚫려 있는 점으로 미뤄 잔으로 사용한 것 같다”며 “국내에서 나온 배모양토기 중 상당수가 아라가야계 토기인데, 이번에 발견한 토기는 모양이 매우 상징적”이라고 강조했다.

 동물모양 뿔잔은 불꽃무늬 투창(透窓ㆍ굽에 뚫은 구멍)을 새긴 굽다리에 아래로 처진 꼬리를 붙이고 U자 형태 뿔잔을 올렸으며, 등잔모양 토기는 원형 받침대 5개가 중심부를 둘러싼 형태다.

 연구원 측은 “가야 집모양토기나 배모양토기는 도굴품이나 개인 소장품이 많다”며 “이번에 찾은 상형토기는 출토지가 명확고 아라가야 사람들의 건축ㆍ조선기술을 알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사단은 피장자 오른쪽에서 나온 말갑옷은 함안 가야읍 말산리 마갑총 출토 유물보다 시기가 앞서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말이산 45호분은 목곽묘에서 석곽묘(石廓墓ㆍ돌덧널무덤)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유적으로, 유물과 유구(遺構ㆍ건물의 자취) 현황으로 볼 때 아라가야 고총 고분이 등장할 무렵에 축조한 듯하다”며 “45호분 피장자는 말이산 고분군 조영집단의 최상위 계층 인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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