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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신문사 문학상 돈거래 퇴출해야
지방 신문사 문학상 돈거래 퇴출해야
  • 경남매일
  • 승인 2019.05.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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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중앙지 독자란에 모 지방 신문사가 주관한 환경문화대상 시 부문에 응모해 당선된 평론가가 당선증을 교부받으려면 심사비와 도서구입비 명목으로 800만 원을 입금해야 한다고 해서 분개했다는 투고 기사가 실렸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 문학상을 돈으로 사고파는 행위는 작품의 질 여하를 떠나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배금주의가 판치는 세상이라지만 정신문화예술의 정수라는 문학작품을 돈거래로 상을 줘서야 되겠는가. 노벨 문학상의 경우 문학상의 위상을 제일 높게 쳐준다. 물론 간혹 엉뚱한 작품이 문학상으로 선정돼 비난을 사기도 했지만 그 위상은 아직도 견고하다. 소문으로 떠돌던 각종 문학상의 비리가 당선자의 입으로 나온 것을 보면 그런 소문이 단지 소문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해마다 새해 첫날이 되면 각 신문사에서 발표하는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가 있다. 작가 등단의 가장 확실한 코스이고 위에서 언급한 비리문학상과는 달리 치열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뽑힌 값진 당선작이기 때문이다. 명망 있는 중앙지의 경우 수만 명이 응모하기 때문에 당선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식이다. 그러나 시중에 범람하는 각종 문예지의 경우 한 회에 5~10명의 신인 작가를 당선시켜 발표한다. 월간지도 있고 계간지도 있는데 대개 지역 문단의 중견작가들에게 사사한 문학 지망생들이 그 작가의 추천으로 등단한다. 등단 과정에 어떤 거래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자기 작품이 실린 도서 100여 권은 사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큰돈도 아니고 어차피 당선작이 실린 잡지여서 지인에게도 돌리고 그 덕에 출판사도 운영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용인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당선작의 경우 오랜 습작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오직 등단에만 눈이 먼 얼치기 문학 지망생으로 인해 좋은 작품으로 당선된 문인들이 도매금으로 폄하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 작가 지망생이라면 적어도 10년의 습작 기간을 거쳐 어느 정도 글에 대한 내공을 쌓은 후 등단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게 찜찜하다면 몇 년이 걸리든 신춘문예에 올인해야 한다. 그리고 각종 문학상에도 심사위원과의 뒷거래가 있다는 소문도 떠돈다. 적폐 청산은 정치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가장 신성해야 할 우리 문단부터 문학인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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