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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ㆍ현대 감각 담은 ‘문자도’ 은은한 감동
전통ㆍ현대 감각 담은 ‘문자도’ 은은한 감동
  • 김정련 기자
  • 승인 2019.05.23 2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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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대표 민화작가 이민휴 서예문인화 대전 ‘금상’ 수상 문화의전당서 민화수업
이민휴 작가의 작품 ‘문자도’는 굳건한 전통을 바탕으로 세련된 감각이 더해져있다.
이민휴 작가의 작품 ‘문자도’는 굳건한 전통을 바탕으로 세련된 감각이 더해져있다.

 

 묵은 관례에서 벗어나 과감한 변신을 한 민화작가 이민휴 씨의 ‘문자도’가 제17회 대한민국서예문인화대전 민화부문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이민휴 작가의 ‘문자도’는 언뜻 보기에 일러스트 같은 현대적인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문자도’는 조선왕조의 통치이념인 ‘효제충신예의염치’를 서체조형과 상징물로 표현해 낸 글자그림이다.

이민휴 작가의 대표작 ‘밤의찬미’에는 우리가 이루어 온 것들을 굳건히 지켜내고 싶은 바람이 담겨져 있다.
이민휴 작가의 대표작 ‘밤의찬미’에는 우리가 이루어 온 것들을 굳건히 지켜내고 싶은 바람이 담겨져 있다.

 우리 선조들은 문자도가 부적처럼 영험하다고 믿어왔다. 한자는 예로부터 주술적인 힘을 지닌 문자로 알려져 한자를 바탕으로 그린 ‘문자도’에도 그 힘이 전해진다고 여겼다. 글자와 그림을 결합한 형태는 오늘날의 캘리그라피와 비슷하다.

 이민휴 작가의 ‘문자도’는 조선시대라는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는 사실을 잠깐 잊을 만큼 현대적인 감각을 물씬 풍긴다.

 그렇다고 현대식 디자인처럼 마냥 혁신적이거나 진보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 작가의 ‘문자도’에는 굳건한 전통을 바탕으로 세련된 감각이 더해져있다.

이민휴 작가
이민휴 작가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효제충신예의염치 8개의 글자에 그와 관련된 고사의 그림이 더해졌다. 예를 들어 글자 효(孝)에서는 잉어와 죽순을 볼 수 있다. 잉어와 관련된 고사에는, 중국에 왕상이라는 효자가 계모를 위해 한겨울에 강가의 얼음을 녹여 고기를 잡으려 하니 갑자기 잉어가 뛰어 올라 잡혔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죽순과 관련된 고사에는, 맹종이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 한 겨울에 죽순을 구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죽순이 솟아나와 어머니를 봉양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유교적인 이념을 담고 있는 8개의 문자에는 저 마다의 뜻을 품고 있다.

 이 작가의 또 다른 대표작은 ‘밤의찬미’로 부엉이와 꽃 그리고 그림이라는 뜻의 ‘효화도’라고도 불린다.

 부엉이는 밤에 눈을 뜨고 있어 재물이 새어나가거나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모란은 부귀영화를, 바위는 변치 않는 영원함을 나타낸다. 즉, 작품에는 우리가 이루어 온 것들을 굳건히 지켜내고 싶은 바람을 담았다. 아울러 이 작가는 지난 2017년, 음악과 미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콜라보 프로젝트에서 서양과 동양의 작품들에 있는 다양한 메시지를 엮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민휴 작가의 작품 ‘문자도’는 굳건한 전통을 바탕으로 세련된 감각이 더해져있다.
이민휴 작가의 작품 ‘문자도’는 굳건한 전통을 바탕으로 세련된 감각이 더해져있다.

 이 작가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현대 창작 작품 등, 민화를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전시로만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라며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선조들의 마음과 이야기 그리고 지혜와 얼이 담겨 있는 민화 수업 또한 진행한다. 김해문화의전당 아람배움터, 김해홈플러스문화센터, 부산 농협신화명지점 문화센터, 부산 덕천농협 본점 문화센터, 부산화명2동 주민센터 등에서 이 작가의 민화 수업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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