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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가 변화 주도해야 행복한 사회 되지요”
“기독문화가 변화 주도해야 행복한 사회 되지요”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9.05.23 2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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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이 좋다 사람이 좋다 (사)경남기독문화원 개원 10년 ‘기독문화 개척자’ 이 상 칠 원장
이상칠 경남기독문화원장은 “기독문화 사역자로서 힘이 닿는데까지 주어진 길을 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상칠 경남기독문화원장은 “기독문화 사역자로서 힘이 닿는데까지 주어진 길을 갈 것”이라고 말한다.

지역 공연전시 분야 등 주도 창원 세계 합창도시 만들기 주력

문화 사역자ㆍ리더 양성 앞장 올해 말 기독교 역사서 출간

“경남기독문화센터 건립해서 전 경남 기독문화 중심 역할”

 “경남기독문화원이 오랫동안 경남 지역의 척박한 기독교 문화영역에서 땅을 일구고 물을 주면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하지요. 기독교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독교의 역할이 무언지 진지하게 묻고 기독교 문화의 땅을 확장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올해로 (사)경남기독문화원 개원 10주년을 맞은 이상칠 원장은 기독교 문화의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고 앞으로 10년 사역 방향을 깊이 생각하는 ‘기독 문화 개척자’로서 고민을 이렇게 말한다. 이 원장은 한국 교회를 절벽 끝에 선 나무로 비유한다. 한국 교회는 맞서 싸워야 할 일이 한두 개가 아니다. 동성애 확산과 기독교 이단의 공격,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 변화, 심각한 환경 문제, 더 나아가 교회 성장 정체와 주일성도 감소는 문화 사역자인 이 원장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다.

 이 원장에게 기독교 문화사역 10년은 100년과 같은 시간이다. 지금까지 일군 문화사역의 땅은 넓다. 그는 넓은 영역에 걸쳐 기독교 문화의 깃발을 꽂았지만 열매를 캐내는 작업은 현재 계속될 뿐 아니라 앞으로 더 큰 열매를 기대하며 걸음을 재촉한다.

지난 2010년 개원 1주년기념 감사예배 후 기념 촬영 모습.
지난 2010년 개원 1주년기념 감사예배 후 기념 촬영 모습.

 경남기독문화원이 10주년 기념으로 연 행사가 안산시립합창단 특별초청공연이다. 지난 4월 26일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 공연은 폭발적인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창원시를 세계적인 합창 도시로 만드는데 우리 경남기독문화원이 한 축을 담당했다는 자부심이 큽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합창단을 여러 차례 초청해 공연을 펼치면서 지역 교회 성가대뿐 아니라 합창단에게 큰 도전을 줬어요. 수준 높은 공연을 보면 예술적인 감흥과 더불어 더 나은 예술적 성취 욕구가 일어나거든요.” 이 원장은 교회에서 40년째 성가대 지휘를 맡고 있다.

 이 원장이 기독교 문화 사역에 뛰어든 건 우연이 아니다. 그는 중학교에서 미술부에 들어 회화 감각을 배웠고, 고등학교에서는 시문학동인회에서 문학적인 감수성을 익혔다. 교회 음악 외 활동으로 예총에서 3년 동안 다양한 예술 장르를 경험하고 3년간 오페라단에서의 활동과 세미 뮤지컬을 기획하면서 광범위한 예술 영역을 넘나들었다. 이 원장이 “예술 기획력이 탁월하다”는 말을 듣는 이유는 하나님 주신 재능이라고 하지만 오랜 시간 다져진 예술 영역에서의 활동에서 왔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 원장은 문화사역을 하면서 지방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에서 나오는 정보를 얻고 연구에 더욱 힘쓴다. 책 읽기로 문화적 충전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는 문화 사역자로서 “문화 사역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긴장을 풀지 않는다”고 말한다.

 “교회는 소통 영역을 키우지 않으면 세상과 별개의 세상이 됩니다.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교회는 더욱 문화의 민감성을 가져야 해요. 교회가 과감하게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뿜어내야 합니다”라는 이 원장은 경남기독문화원의 4대 사역 방향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

2016년 열린 코리아합창제 한 장면.
2016년 열린 코리아합창제 한 장면.

 경남기독문화원은 먼저 학술연구 분야에 매진한다. 기독교 문화의 정체성을 세우지 못하면 기독문화의 방향성을 잃기 때문이다. 다음 달 17일 창신대학교 세미나실에서 여는 ‘경남의 3ㆍ1운동과 기독교’ 심포지엄에서는 기독교 시각에서 3ㆍ1운동을 재조명한다. 다시 보는 3ㆍ1만세운동 기독교 참여 ‘역사서’를 올해 말 발간한다.

 교육훈련 분야를 통해 세상 문화와 싸워 이기는 ‘전사’를 길러낸다. 성가대 지휘자와 예배찬양 인도자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문가를 만들고 교회 음향전문가와 시창작 프로그램에서 탁월한 문화일꾼을 만든다. 그는 성가대 지휘자 세미나는 장기 프로그램으로 이미 14기에 걸쳐 지휘자를 길러냈다. 기독교 문화 사역자를 배출할 경남문화사관학교 설립과 기독교 복합문화 공간인 경남기독교문화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문화센터가 세워지면 전 경남지역에 문화 발전소와 충전소로 또한 문화 휴게소로 역할을 하기를 이 원장은 바라고 있다. 공연전시 분야는 경남기독문화원이 해마다 수십 차례 다양한 행사로 꾸며진다. 또한 역점을 두는 다음세대 사역은 교회의 역사성과 생명력을 더 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청소년 역사현장 탐방을 통해 청소년의 생각과 행동을 성경의 바탕에서 변화를 꾀하게 하면서 비전을 심어 준다. 경남기독문화원은 내년에 ‘청소년 끼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있다. 경남기독문화원은 3개 분야(문화예술, 문화선교, 봉사)에 기독문화상을 제정해 기독교 문화 홀씨를 더 멀리 퍼뜨릴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난해에 열린 경남기독문화원 법인 설립 예배.
지난해에 열린 경남기독문화원 법인 설립 예배.

 “교회는 문화에 대한 관심을 끊임없이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문화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는 그릇이면서 전달하는 통로입니다. 문화란 도구를 잘 이용해야 그리스도의 사람을 세상에 더 넓게 깊게 심을 수 있어요.” 10년 동안 기독교 문화사역을 펼치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이 원장은 되레 사명감을 불태우는 시간으로 삼았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갈 때 주변에서 던지는 격려가 큰 힘이 됐다. 낙심할 때 후원자가 나타나 얼굴에 웃음을 그려주고, 함께 힘을 보태는 동역자는 “이 길을 계속 가겠다”면서 손을 잡아줬다. 이 원장의 길이 막막할 때 성경말씀이 발밑을 비춰줬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다.”(요한복음 12:24) 그 말씀은 사역에 닥치는 불안감을 날리는 방망이가 됐다. 사도행전 20장 24절, 마태복음 6장 33절, 요한복음 15장 7장도 틈나면 마음에 새기고 문화사역의 길을 비추는 빛으로 삼았다.

 경남기독문화원 재능 기부자들은 이 원장에게는 ‘기드온의 300용사’과 같다. 30여 명의 성악가와 연주자, 10여 개의 합창단 등 음악단체는 경남기독문화원이 문화의 꽃을 피우는 강력한 힘이 되고 있다.

 이 원장에게 문화선교는 하나님나라 운동이다. “문화선교가 뭔가요”라는 질문에 “복음의 속살을 문화 콘텐츠로 입혀 영혼에 뿌리는 작업”이라고 말하는 이 원장은 꿈만큼 채워지는 문화 운동을 경험하면서 앞으로 달음질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개원 10주년 기념 안산시립합창단 공연.
지난달 열린 개원 10주년 기념 안산시립합창단 공연.

 이 원장은 문화 사역에 ‘태풍과 같은 힘’을 지난해 얻었다. 구자천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경남기독문화원을 응집력과 확장성을 확 키우게 됐다. 경남기독교문화원이 지난해 5월 법인의 옷을 입으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구 이사장은 기독교 문화가 비기독교 문화에 비해 힘이 약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시대적 과제인 기독교의 문화적 사명에 교회가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는 뚜렷한 생각을 품고 있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내가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이 원장은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피아노 연주로 재능을 기부하면서 남편을 돕는 윤지현 씨에게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다 못한 것에 늘 마음이 무겁다.

 기독교 문화를 널리 퍼뜨리는 일에 사명감으로 무장하면서 늘 아쉬운 것이 재정이다. 기독교 문화를 돌리는 엔진이 크지 않으면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풀지 못할 때가 많다. “기독교 문화가 되레 비기독교 문화의 힘에 점령당하는 현실을 보면 아쉽습니다. 기독교 문화가 변혁의 주체가 되려면 힘을 길러야 하는데 그 힘의 많은 부분이 재정에서 나오지요.”

 이 원장은 경남 기독교의 문화 개척자로서 사명감은 날이 갈수록 뚜렷하다.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이 떨어지고 문화적 수용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문화사역 날개는 더 힘차게 날아 올라야 한다는 믿음은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조지 윗필드가 목회 사역을 위해 100개의 손이 있으면 다 사용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지역 문화사역을 할수록 갈증이 더해져 내 손뿐 아니라 남의 손 100개라도 더 보태고 싶습니다”고 말한다.

 경남기독문화원의 10년은 황량한 기독교 문화 환경에 온기를 불어넣은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기독교 문화에 꽃을 피워서 세상을 주도하는 노래가 될 것이라 믿음이 커지는 것을 이 원장의 눈에서 찾을 수 있다. 사명자는 가는 길에 주저앉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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