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웅동 생계 대책용 땅 빨리 도~"
"진해 웅동 생계 대책용 땅 빨리 도~"
  • 황철성 기자
  • 승인 2019.05.2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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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성 지방자치부 부장
황철성 지방자치부 부장

 연일 창원시청 앞에서는 생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뒤로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강경한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부산신항 건설 과정에서 어장을 잃은 진해 어민들이 생계 대책 차원에서 받기로 한 땅을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진해ㆍ의창 소멸어업인 생계대책위원회 소속 어민 100여 명은 지난 15일부터 창원시청 앞에서 "소멸어업인 생계 대책용 토지를 빨리 지급해 달라"고 창원시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 1997년 6월 정부는 부산신항 건설 약정서를 경남도ㆍ부산시, 지역 수협과 체결하면서 어장 상실에 따른 피해 보상 외에 별도로 어민 생계 대책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이후 2003년 10월부터 신항만 공사 중 발생한 준설토를 웅동 투기장에 준설하기 시작했다. 이 준설토의 영양물질과 온도상승이 합쳐지면서 2005년 여름부터 이곳 웅동투기장에 파리 떼 일종인 깔따구와 물가파리 떼 발생으로 웅동과 웅천동 일대 9개 마을 주민들을 습격하는 대 피해를 입었다.

 소멸어업 생계대책위는 당시 깔따구를 담은 상자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 생계 대책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에 2008년 정신적 피해와 영업 손실에 대해 해수부가 17억 6천396만 원을 배상, 마을주민들과 상인 1천357명에 대한 국내 단일 환경 분쟁 조정 사건으로 최다 배상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후 2009년 당시 옛 진해시(현 창원시)와 소멸어업인 생계대책위, 진해수협은 신항건설 때 나온 준설토로 메워 만든 진해 웅동지구 부지 일부에 대해 소멸어업인 권리를 인정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창원시는 지난 2014년 시 소유가 된 웅동지구 면적의 10%를 어민들에게 지급하는 내용을 웅동지구 개발 실시계획에 담으면서 처분 시기와 처분가격을 정했다.

 웅동지구 조성사업은 225만 8천692㎡(68만 평) 중 민간사업자인 오션리조트가 지난 2017년 1차적으로 42만 5천평에 체육시설과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해 36홀 대중골프장으로 운영중이다.

 미개발지 25만 5천평은 외국인학교 11만 7천평, 녹지 5만 6천평, 진해수협과 의창수협이 6만 8천평, 휴양시설 7만 평이다.

 그러나 아직 진해수협과 의창수협 어민들은 6만 8천평의 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웅동지구에는 골프장 외에 주변의 각종 개발이 지연되면서 황무지로 방치되고 있으며, 그 사이 고령의 어민들은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하나둘 세상을 등졌다.

 기다리다 지친 일부 어민들은 소유권 이전도 이뤄지기 전에 땅 지분을 팔아넘기는 등 전체 어민의 절반가량이 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계대책위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2017년 8월경 어민 생계용 땅이 부동산 투기용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땅 소유주인 창원시를 찾아 수차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창원시는 오히려 대책위에 근거자료를 가져오라는 공문을 발송하며 책임을 떠넘겼다.

 이 같은 거래 행위가 형법상 사기죄가 될 수 있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창원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거래가 2년 가까이 계속되는 동안 창원시는 실태조사 한 번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민들은 "창원시가 땅을 지급하는 절차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소멸어업인들만 피해를 본다"며 "생계형 토지 지급을 외면하는 창원시는 어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창원시가 땅을 제삼자에게 팔아 매각대금을 달라는 요구도 있고 처분가격이 정해진 지난 2014년보다 소급해 감정 가격이 더 쌌던 시기를 기준으로 땅을 팔라는 요구도 있다"며 "창원시 입장에서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만 일을 추진할 수밖에 없어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창원시가 뒤늦게 실태조사에 나섰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역 어민들은 20년이 넘은 개발 지연과 창원시의 외면 속에 삶의 터전을 잃고 이제는 검찰의 수사까지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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