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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기업 경쟁하면 위기고 운용하면 기회 온다
제조기업 경쟁하면 위기고 운용하면 기회 온다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9.05.1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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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차 김해경제포럼강사 박광기 소장 강연(뉴패러다임미래연구소)
박광기 뉴패러다임미래연구소 소장이 ‘제조기업의 2차 도약과 산업도시의 부활’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박광기 뉴패러다임미래연구소 소장이 ‘제조기업의 2차 도약과 산업도시의 부활’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탈제조 사업고도화 제시 호응 중국 제조굴기 맞서 운용 초점 제2창업은 ‘탈우물 안’이 해법

 제148회 김해경제포럼이 지난 17일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렸다. 허성곤 김해시장과 지역 경제인 등 150여 명이 참석한 이번 김해경제포럼에는 박광기 뉴패러다임미래연구소 소장의 ‘제조기업의 2차 도약과 산업도시의 부활’에 대한 강연을 통해 참석자들은 깊은 교감을 나눴다.

 박 소장은 현재 제조업의 위기를 경기순환의 관점이 아닌 생애주기 수축기로 풀었다. 제조업은 진화기를 벗어나 도태기로 가는 산업 수명의 후기 곡선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ICT 수출은 지난해 2천204억 달러이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922억 달러로 2013년보다 20% 정도 감소했다. 조선업계의 신규 수주와 현대차 자동차 생산량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다. 산업공동화가 아닌 산업붕괴를 우려할 때라고 일침을 놓았다.

 국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011년 80.5%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2017년 71.9%를 기록했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36개국 가운데 한국은 29위다. 해외 직접투자는 2018년 497억 8천200만 달러로 매년 10% 이상 늘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인용하면서 박 소장은 주력산업을 갈아타야 해법이 나온다고 주문했다. 주력산업은 2~3년 내 손익분기점 밑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2~3년이 미래 20~30년을 결정한다고 박 소장은 지적했다.

 박 소장은 산업 사이클을 태동기→성장기→성숙기→도태기로 풀이하면서 도태기에서 도약으로 곡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고심할 때 조직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공동운명체적 산업구조와 기업구조의 폐해를 지적했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연 1천200만 대 자동차를 생산하면 5천600개의 부품업체가 있는데 반해 한국은 400만 대를 생산하면서 4천800개의 부품업체가 있다. 수출 물량이 키운 과밀구조와 수직계열화로 앵커기업과 하청기업이 성장과 몰락을 함께하는 공동운명체가 됐다. 납품 물량 중심의 관계가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게 했다. 박 소장은 지난 15년간 중소기업 육성정책은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동반성장은 동반자살로 몰고 가는 구조를 낳았다면서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로 만들어야 하다고 강조했다.

김해지역 기업인 150여 명이 지난 17일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제148회 김해 경제포럼’ 강연을 듣고 있다. 제149회 포럼은 다음 달 21일 개최된다.
김해지역 기업인 150여 명이 지난 17일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제148회 김해 경제포럼’ 강연을 듣고 있다. 제149회 포럼은 다음 달 21일 개최된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위기의 샌드위치와 기회의 샌드위치 사이에서 글로벌 밸류 체인(Global Value Chain, GVC)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현의 ‘초격차’와 서울공대 26명 석학인 쓴 ‘축적의 시간’, 홍성국의 ‘수축사회’라는 3권의 책을 소개하면서 중국 등 후발 산업국가와는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저성장 속에서 앞서나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격차를 버려야 한국 기업이 살고 우리 기업에게는 축적할 시간이 없다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탈샌드위치 해법은 뭘까? 그는 경쟁하면 위기가 오고 운용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현대, 포스코가 중국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경쟁 관점에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모든 조직은 경쟁에서 운용으로 혁신 패러다임으로 진화하지 못하면 망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나아가 시장 성숙기에서 운용의 묘를 살리면 제2의 창업 정신으로 한계 돌파를 하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소장은 한국 기업은 제2 창업의 물꼬를 탈우물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는 일감이 줄고 단가가 떨어지고 원가가 상승하는 3중고를 겪는 상황에서는 가동률이 떨어지고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어 결국 고사한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먼저 해외에서 일감을 확보하고(탈우물 안) 2차 도약하는 사업변신을 주문했다.

 대만은 중국 진출에서 제조업의 돌파구를 잡으려했지만 19년간 GDP가 늘지 않았다. 현지 업체와 경쟁 구조를 만들지 말고 상품제조수출에서 한 단계 위의 산업파트너십으로 진화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박 소장은 저부가가치 제조 부문을 해외로 이전할 때 현지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전수와 기술인력 수출에 초점을 맞춰 국내는 본사로 해외는 현장으로 나누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제조를 버리지 않고 탈제조하면서, 사업고도화를 이룰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탈제조에 GVC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GVC가 주는 성장 기회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를 버리지 않고 탈제조하는 방안으로 사업고도화를 언급하면서 철강산업의 탈조강, 조선산업의 탈건조, 건설산업의 탈시공, 섬유산업의 탈봉제를 들면서 저부가가치 부분을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제조기업의 산업파트너십의 해외진출 모델로 엔지니어링서비스 플랫폼 기업을 언급했다.

 박 소장은 북한 핵무기보다 무서운 중국 제조굴기가 힘을 쓰는 상황에서 삼성의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 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면서 삼류는 생산하고 일류는 운용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제조를 지키려하면 제조기업을 잃는다는 점을 한 번 더 강조하면서 진정한 제조업 부흥은 제조를 버리지 않고 탈제조 사업 고도화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제조기업에서 운용기업으로의 변신을 말한다.

 그렇다면 지자체의 제조업 부흥을 위한 방안을 무얼까. 그는 산업단지 2~3개를 신흥국에 수출하고 산업단지를 R&D중심 연구단지(신흥국 산업육성 플랫폼)로 바꾸고 베이비부머 기술인력 일자리 프로젝트를 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산업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박 소장은 제조기업의 2차 도약과 사업도시의 부활을 꾀하기 위해서 3가지 패러다임 변경을 결론으로 내놓았다. 첫째 경쟁에서 운용으로 둘째, 제조에서 엔지니어링서비스로 셋째, 우물 안에서 우물 밖으로 시각 바꾸기를 주문했다.

 다음 달 21일 개최되는 ‘제149회 김해경제포럼’에는 유튜브 스타 강사인 류재언 변호사가 ‘기업인들에게 필요한 협상,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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