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특별ㆍ발탁 승진 등이 논란인 것은
경남도 특별ㆍ발탁 승진 등이 논란인 것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5.19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재근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대기자ㆍ칼럼니스트

종합행정인 지방은 ‘팀’제도 힘들어

변화도 중요하지만 현실 알아야


잘못된 방향으로 시작 시 되돌리기 불가

직원들은 도지사 생각 읽을 수 없어

공무원 노조 쓴소리 이어가기도

혁신 강조에 따른 과부화 우려


 새로운 시대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발상을 요구한다. 하지만 경남도는 특별ㆍ발탁승진과 ‘팀’제 운영을 두고 시끌벅적하다. 공직사회의 술렁거림은 변화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발탁인사와 연계된 ‘팀’제 운영이 줄 세우기 인사의 지름길로 치부되면서다.

 그렇잖아도 승진과 특정부서 전보 등이 논란인 가운데 경남도지사의 이 같은 지시는 과거회귀란 논란이다. 참여정부 때 시도된 중앙부처의 행정성과주의 ‘팀’운영은 현재 일부 부처를 제외하고는 조직안정으로 회귀한 상태다. ‘팀’운영은 민간기업이 경쟁구도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조직모델이며 행정의 경우, 간혹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대응기구로 운용된다. 하지만 피라미드식 계급구조와 서열문화를 통한 안정성을 우선한 행정기관 문화를 허물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성과창출을 목적으로 ‘팀’제도를 시도할 경우, 숲만 보고 나무는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일쑤다. ‘팀’제의 성과와 효율, 평가와 책임이 공존하는 혁신조직을 위해서는 현 직급 및 조직개편이 전제되어야 한다. 중앙은 ‘과’ 단위가 7~10명 안팎의 소규모이며 업무분장 도 특정사업과 정책위주여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한 ‘팀’제 시행이 비교적 용이하다. 하지만 지방행정은 복합적 요인들을 처리해야 하는 종합행정이다. 따라서 다각도 분석과 적정성을 비롯해 지역여건 등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잖으면 분란을 초래할 뿐이다. 따라서 경남도가 ‘팀’제 도입을 위해서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으로 서두를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다. 변해야 산다는 것은 진리이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에 개인이든 조직이든 환경 변화에 따라 변해야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실을 제대로 알고 변화를 지향해야 하는 것이다. 잘못된 방향으로 시작하면 다시 되돌리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때문에 도정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경남도청 직원들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고 일에 속도가 나지 않으니, 이 방법이 옳은 것인지 왜 이런 걸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괴감이 든다는 소릴 헛들어서는 안 된다. 도지사는 기회가 될 때마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다. 담론은 거대한데 비해 현실이 투영되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 지 구체성이 없다. 도지사는 도청 직원들이 알아서 해주길 바라는지 모르지만, 직원들은 지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지사와 직원 사이에 있는 많은 정무라인과 간부들은 이러한 때에 역할이 없다. 매주 회의는 하지만, 회의가 끝나도 그날 논의된 정책현안이 결정이 난 것인지 아닌지 모호하다. 회의가 진행되다가도 도지사의 말 한마디면 모든 의견이 그쪽으로 몰리면서 회의가 끝나는 경우도 잦다. 이러니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고, 국ㆍ과장들은 더 이상 현안을 결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또 기존의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에만 매몰되어 변화를 외치지만, 현실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없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도 제시되지 않아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도청공무원노조위원장은 “추진하는 것마다 중앙부처 일인지, 청와대 일인지, 알 수 없을 만큼 허황되고 현실적이지 않은 접근”이라는 등 직격탄을 날렸다. 또 지시가 “개념적이고 이상적이고 추상적 반복에다. 정치적이고 소모적인 도정운영 등 관리능력 문제도 지적했다. 정무라인 문제도 비껴가지 않았다. 청와대 본뜬 전략회의, 포장만 혁신, 00노총의 명령을 받느냐는 등 시대상황 만큼이나 부당성에 대한 경남도청 직원들의 쓴 목소리가 심상찮을 정도다. 따라서 경남도정이 각종 이견이 잦은 빨간불인 만큼, 경남의 변화는 시급한 과제지만 경남도가 추진하려는 특별ㆍ발탁승진 및 ‘팀’제 운영은 혁신 강조에 따른 과부화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 특별ㆍ발탁승진과 ‘팀’제는 현 체계를 확 바꾸는 제도다. 혹여 줄 세우기 의도가 아니라면 전제조건을 갖춘 후 도입해도 늦지 않다. 또 그에 따른 흑 역사는 지난 도정에서 교훈을 얻을 만도 한데, 변하지 않고 역사는 반복된다는 게 슬플 정도다. 니체가 ‘고도의 능력자는 대중의 이해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지만, 메시지도 없이 변화와 혁신만 강조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