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관례·계례 올리며 어른 되는 경건함 배운다
전통 관례·계례 올리며 어른 되는 경건함 배운다
  • 이대근 기자
  • 승인 2019.05.16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상대 성년의 날 기념 30년째 전통 성인의식 시연
경상대학교는 성년의 날인 5월 20일, 인문대학 한문학과 주관으로 전통 관례ㆍ계례 시연 행사를 연다. 사진은 지난해 행사 모습.
경상대학교는 성년의 날인 5월 20일, 인문대학 한문학과 주관으로 전통 관례ㆍ계례 시연 행사를 연다. 사진은 지난해 행사 모습.

인문대학 한문학과 주관 지성인으로 성장 바람 담아 유학생 전통문화 체험기회

관례 - 15~20살에 행한 성년예식 남자는 상투 틀어 갓 쓰고 여자는 쪽지고 비녀 꽂아


계례 - 15세 여자의 성년예식 원칙은 혼인하게 될 때 행함

 경상대학교(GNU)는 성년의 날(매년 5월 셋째 월요일)을 맞아 오는 20일 오후 2시 예절교육관에서 지역의 원로학자, 교직원, 학생, 학부모, 시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전통 관례와 계례를 시연한다.

 이 행사는 해마다 인문대학 한문학과에서 주관해 오고 있으며, 올해로 30회에 이른다. 올해는 교내 외국인 유학생이 참여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경상대 한문학과는 지난 1990년부터 30년간 해마다 전통 관례를 시연해 왔다. 그 취지는 어엿한 어른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배우자는 것이다. 올해 스무 살 성년이 되는 남녀 학생들에게 이와 같은 성년식을 통해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 사람의 어엿한 지성인으로 거듭 성장해 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은 곳에서 관례를 행하기도 하고 관례에 대한 자료를 구하기도 쉬우나, 처음에는 관례를 행하는 곳도 드물었고 자료를 찾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성재(性齋) 허전(許傳)의 관례에 대한 기록 등을 참고해 지금까지 시연해 오고 있다.

 장소도 지난 2011년까지는 노천에 무대를 마련하고 진행했으나, 2012년부터 교내 한옥인 예절교육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한문학과의 행사가 아닌 성년이 되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확대했고, 따라서 총장이 참여해 단과대학 대표들에게 자를 수여하는 행사를 겸해 시행하고 있다.

 해마다 빈은 인근에서 덕망이 높은 분을 모셔오고, 그 밖의 주인이나 상례 등은 한문학과 교수가 담당하며, 나머지 역할은 학과의 대학원생이나 학생들이 나눠 맡고 있다. 장관자와 장계자는 실제 성년이 되는 1학년 학생 중에서 선발해 시행한다.

 2019년 한문학과 관례 시연의 장관자는 한문학과 강민서(1학년) 학생, 상례는 허권수 한문학과 명예교수, 집례는 박두봉 도산우리예절원 이사가 맡고, 계례 시연의 장계자는 한문학과 박수연(1학년), 상례는 강정화 한문학과 교수, 집례는 이영숙 한문학과 강사가 맡는다.

 △성년의 날과 관례·계례

 관례(冠禮)는 옛날 사례(四禮)의 하나로 성년이 되는 의식이다. 옛날에는 20세에 관례(冠禮)하고 30세에 장가들며 40세에 벼슬에 나간다고 했다. 고례(古禮)에는 20세에 관례(冠禮)한다고 했는데, 주자(朱子)의 ‘가례(家禮)’에는 15세에 관례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이후 유학자들이 주로 주자의 ‘가례’를 따랐고 조혼의 풍습이 있었으므로, 대략 15살부터 20살까지 관례를 행했다.

 관례는 성년이 된 것을 확인시켜 주는 일종의 성년례(成年禮)로서 남자는 상투를 틀고 갓을 쓰며, 여자는 쪽을 찌고 비녀를 꽂는다. 옛날 사람들은 관례를 혼례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으니, 어른이 되는 것에 큰 의미를 뒀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결혼을 하면 어른이 됐는데, 이는 결혼 전에 대개 관례를 행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결혼이 늦어져 혼례를 치르기 전에 관례를 행하면 완전한 성인(成人)으로 대우를 받았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성년의 날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세월이 가면 자연히 어른이 되는 것이지만, 성인이 되면 이전과 달리 어른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는 한편 그에 따른 막중한 책임도 주어진다.

 ‘예기’에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것이 예의를 아는 것인데, 예의는 바로 용모를 바르게 하고, 얼굴 빛을 부드럽게 하고, 말을 도리에 맞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것은 관례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하며, 관례야말로 예의 시작이라고 했다. 옛날 성인들이 관례를 중요하게 여겼던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관례는 음력 정월 가운데 길일을 잡아 행하는데, 관례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①택일(擇日) ②여러 가지 행사 준비 ③시가례(始加禮) ④재가례(再加禮) ⑤삼가례(三加禮) ⑥초례(醮禮) ⑦자관자례(字冠者禮)

 이상의 절차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좋은 날을 잡아 택일하면 장관자(將冠者: 관례의 주인공)는 예정일 3일 전 사당에 술과 과일을 준비해 고한다. 장관자의 부친은 친구 혹은 인근의 지인 가운데 덕망 있고 예(禮)를 잘 아는 사람에게 빈(賓)이 되기를 청해 관례일 전날에 자기 집에서 유숙하게 한다.

 당일이 되면 장관자ㆍ빈(賓)ㆍ찬(贊: 빈을 돕는 사람)과 그 밖의 손님들이 모여 3가지 관건(冠巾)을 차례로 씌우는 시가례(始加禮)ㆍ재가례(再加禮)ㆍ삼가례(三加禮)의 절차를 진행한다. 시가례는 관례를 하는 자에게 치포관(緇布冠)ㆍ심의(深衣)ㆍ대대(大帶)ㆍ흑리(黑履)를 착용시키는 첫 번째 절차이다.

 재가례는 갓ㆍ소포(素袍)ㆍ혁대를 착용시키는 절차이다. 삼가례는 유건(儒巾)ㆍ청포(靑袍)ㆍ사대(絲帶)ㆍ청혜(靑鞋)를 착용시키는 절차이다. 이들 절차는 성인이 된 선비가 입는 옷 세 가지를 모두 입어보는 의식으로, 관례의 중심 절차이다.

 이어 술을 마시는 초례(醮禮)를 행한 뒤 빈이 자(字)를 지어 주는 자관자례(字冠者禮)를 행하는데, 자는 이처럼 관례식 때 지어주는 이름으로 성인이 된 사람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도록 이름 대신 지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자를 지어주는 이 절차는 관례의 하이라이트로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이 절차가 끝나면 주인(主人: 관례 주인공의 아버지)이 관자를 데리고 사당에 고한 다음 친지와 행사에 참석한 이웃 어른들에게 인사하고 빈에게 예를 행하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조선 후기에는 조혼의 풍습이 있어 관례를 시행할 나이가 되기 전에 혼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아 실제 관례가 혼례 절차에 포함돼 행해졌는데, 상투를 틀고 갓을 씌우는 정도로 간단히 끝났다고 한다.

 여자는 15세가 되면 계례(?禮)를 행했는데, 땋아 내렸던 머리를 틀어 올려 쪽을 찌고 비녀를 꽂는다. 계례는 원칙적으로 혼인을 하게 됐을 때 행했는데, 15세가 지나도록 혼인하지 못할 경우에는 15세에 계례를 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