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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넘은 교수들의 모럴 해저드를 개탄하며
도를 넘은 교수들의 모럴 해저드를 개탄하며
  • 경남매일
  • 승인 2019.05.1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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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의 조사에 의하면 국내 유명국립대학을 비롯한 7개 대학교수 9명이 발표한 논문 14편에 정당한 기여를 하지 않은 자녀를 공동저자로 등재하는 연구부정을 저질렀다고 한다. 명색이 최고지성이라는 교수들이 자녀의 대입전형에 활용하기 위해 공동연구도 하지 않은 고등학생을 공저자로 끼워 넣는 파렴치한 짓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자녀가 대학원생이 되어 학위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해 논문을 발표했다면 이해가 간다. 유명 저자 중 부부나 부자가 특정연구에 진력하여 큰 학술적 업적을 남긴 분들도 있다. 그러나 대학도 가지 않은 고등학생이 대학입시 공부도 벅찬데 공동연구라니 어불성설도 유분수다. 더욱 가관인 것은 동료나 친구 자녀를 공동저자로 올린 논문 품앗이도 389건이나 된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이는 학자로서의 기본적인 양심도 없는 행동으로 대학 강단에 설 자격이 의심스럽다. 특히 그들 자녀가 세칭 국내일류사립대와 외국명문대까지 공동저자 논문으로 합격했다니 할 말을 잊게 한다. 그럼 그들로 인해 피해를 본 학생들은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 흙 수저가 금 수저가 되는 시대가 종말을 고했다는 청춘들의 절망적인 목소리의 진원지가 왜 지성의 요람인 대학인가. 이는 학문연구가 인류발전과 과학문명에 기여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출세와 영달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증거다. 앞으로 교육부에서 비리혐의가 짖은 논문에 대해 철저한 재조사가 이뤄지면 이번 적발 건은 빙상의 일각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지나친 자녀사랑이 자신은 물론 그 자녀의 장래까지 망치고 만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교수사회가 학문의 연구보다 권력에 빌붙어 폴리페스의 길로 진출하려는 사이비 학자들로 넘쳐난다는 것은 보도를 통해 이미 많이 접했다. 상아탑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지식판매자로 전락한 교수사회의 모럴 헤저드는 가뜩이나 어려운 대학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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