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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교권과 사도의 의미를 되새기며
추락한 교권과 사도의 의미를 되새기며
  • 경남매일
  • 승인 2019.05.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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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5일은 제38회 스승의 날이다. 한국교총에서 교원 5천4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87.4%가 교원사기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65.6%는 교권보호가 안 돼 교육의 질이 저하됐으며, 교직생활에서 학부모의 민원과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학생인권조례 제정 문제로 찬반양론으로 갈라져 갈등을 빚고 있는 교육현장과 묘하게 오버랩 되면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은 세종대왕 탄신일이 이 날인 것에 연유한다. 1963년 대한적십자사에서 5월 26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으나 제정의미가 없다며 이듬해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해서 기념식을 거행했다. 1965년 대한교육연합회(현 한국교총)가 이어받아 기념행사를 거행해 왔으나 1974년부터 1981년까지 중단되었다가 1982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오고 있다. 1974년부터 1981년까지 스승의 날 행사가 중단된 것은 스승에 대한 사은행사가 과도해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여곡절을 겪는 가운데 계속 이어져 온 스승의 날도 교권의 추락과 함께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 스승으로 존경하지 않는 학생과 학부모로 인해 교사의 사기가 추락한 가운데 학생인권조례제정문제로 교직내부의 갈등까지 겹쳤으니 교권확립은 언감생심이다. 당송8대가의 한 사람으로 유학자이자 사상가, 정치가였던 한유(韓愈)는 ‘도덕지소존(道德之所存) 사지소존야(師之所存夜)’라며, 도(道)가 있는 곳에 스승이 있다고 했다. 즉, 참다운 스승과 이를 존경하며 따르는 제자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가 올바른 정신적인 가치관을 형성할 때에 가능하며, 인간의 존엄성이 상실되어가는 물질만능주의 시대에는 존경받는 스승이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말은 차치하고라도 선생님이 학부모나 학생으로부터 멱살이나 잡히지 않는 교권이라도 확립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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