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행복
살아가는 행복
  • 김성곤
  • 승인 2019.05.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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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김성곤 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흔들리는 부모들 ⑤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그녀는 중서부의 도시 교외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버지는 대단한 은행가였으며, 매주 주일에는 꼬박 교회에 나가는 착실한 신자였다.


겉으로만 보면 모든 것은 정상이었다. 주변에서 특히 친구들이 그녀를 부러워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녀의 집안 사정은 비참했다. 아버지는 비정상적으로 화를 잘 내는 성격의 소유자로 어머니와 말다툼을 한 뒤에는 꼭 그녀와 동생에게 화풀이를 했다.”



 사피엔디야에서 펴낸 수잔 포워드 박사의 ‘흔들리는 부모’ 내용의 일부분이다. 누가 봐도 유복해 보이는 가정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아동학대의 80% 이상이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가족 가운데 방관자가 있다면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는 외부에서 쉽사리 알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다. 학대를 하는 부모를 상대편 부모가 방관할 경우 폭력은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도움을 청할 부모가 방관하고 모른척하기 때문에 아동은 학대에서 헤어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일본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사이토사토루는 알콜중독자, 약물중독자 등 중독자 가족들을 임상 연구한 사례를 ‘어머니가 변해야 가족이 행복하다’(송진섭 옮김ㆍ종문화사)는 책으로 펴냈다. 그는 책을 통해 가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많은 중독자 가정의 여성들이 상대배우자를 방관하고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아동학대의 경우도 상대부모는 아이의 학대를 방관하거나 모른척하면서 가정을 유지하려고 한다. 서로 긍정적인 의존을 하면 좋은데 의존이라는 말이 부정적이듯 부정적으로 의존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경우 방관하는 부모도 오랜 기간 배우자로부터 폭력이나 학대에 시달려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아동학대의 경우 방관하는 부모도 소극적 협력자로 볼 수 있다.

 중앙아동보호 기관에서는 아동 학대의 원인을 아동요인, 부모요인, 가정적ㆍ사회적 요인으로 분류하며 제시하고 있다. 부모요인으로는 부모의 미성숙, 아동양육에 대한 지식 부족, 지나친 기대, 잦은 가정의 위기, 정서적 욕구불만, 사회적 고립, 어릴 적 학대 받은 경험(아동을 학대하는 부모 가운데 30~60% 정도는 어릴 때 부모로부터 학대 받은 경험이 있다. 알콜 중독 또는 약물 중독, 부모의 그릇된 아동관 및 양육관, 부모의 낮은 자아존중감, 부모의 분노와 감정 조절의 무능력, 부모의 불안, 부모의 우울증 및 정신질환을 들고 있다. (윤매자 외, 아동복지론, 양서원)

 아이들의 발달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동양육에 대한 지식 부족은 아동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영아기(0세~만 2세) 아동들은 자기중심적이다. 자기중심적인 모습들이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모습인데, 부모가 아동의 발달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지나치게 사회관계에서 양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영아기 아동들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막 태어난 동생 때문에 부모의 사랑을 다 잃은 것 같고,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아 절망감에 빠지기도 하여 동생을 때리거나 미워하기도 한다. 그래서 손가락을 다시 빨거나 동생이 먹던 우유를 달라고 하는 등 퇴행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아동이 사회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발달과정상 자기중심적인 시기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동들의 버릇을 바로 잡거나 훈육한다는 명목으로 체벌을 하기도 하는데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의사소통을 하여야 한다. 체벌은 아이에게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아동의 행동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나는 백화점에서 마트에서 식당에서 아이들과 씨름하고 싸우는 부모를 발견한다. 밥을 먹다가도 옆 테이블 아이에게 지나친 규제를 하는 젊은 엄마를 보면 나는 직업병이 발동하여 아이의 발달과정을 부모에게 조언한다. 젊은 부모들은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데 정확한 교육 방법을 몰라 막연한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인터넷을 과신하는 듯하다. 인터넷의 자료는 출처와 게시물을 올린 사람이 신뢰할 만한 대상인지 잘 살펴서 참고하여야 한다. 우리 김해시는 책 읽는 도시 김해답게 큰 도서관, 작은 도서관 등 곳곳에 도서관들이 많이 있다. 아동발달에 대한 주제에 맞는 책을 검색하여 부부가 함께 읽는 다면 아동양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에서 부모가 되는 것만큼 행복하고도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아픈 자식을 안고 응급실을 뛰어가고, 처음 맞이하는 어린이집 재롱발표회를 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그렇게 초등학교를 보내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생이 되고, 우리아이들도 이제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어쩌면 우리아이가 나를 철들게 하는 스승인지도 모른다고! 만약 내가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 철없는 어른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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