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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립유치원 여전히 ‘비리 백화점’
경남 사립유치원 여전히 ‘비리 백화점’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9.05.1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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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1~2월 17곳 종합감사 운영비 집행 남편계좌 7회 입금

자문료 명목 8천만원 회계 지급 급식비로 맥주 사고 회계 처리

감봉 등 처분 요구 “점검 계속”

 도내 사립유치원의 각종 회계 부정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1∼2월 도내 5개 시ㆍ군 17개 사립유치원을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인 결과 김해와 창원 등 사립유치원에서 회계 부적정 집행 등이 여전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들에 시정 조치는 물론이고 관련자에게 사안 경중에 따라 감봉, 견책, 경고, 주의 등 처분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12일 밝혔다.

 김해 한 유치원은 지난 2016년 9월께부터 2017년 1월께까지 당시 원장이 원아 모집 책자 구입 등 운영비를 집행하며 지출증빙서류상 채권자 대신 남편 계좌로 7건, 460만 원 상당을 유치원회계에서 지급해 적발됐다.

 해당 원장은 2016년 12월께는 유치원 운영과 관련 없는 단체에 기부금을 낸다며 유치원회계에서 본인 계좌로 37만 원 상당을 송금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지난 2016년 9월에는 유치원회계에서 교사연수 특별수당 명목으로 260만 원 상당을 지출하고 실제로는 3박 4일 여행 경비로 쓴 것으로도 확인됐다.

 창원 한 유치원은 지난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유치원 통장에서 51차례 2천300만 원 상당 현금 지출을 했지만, 이 과정에서 간이영수증 외 관련 서류를 구비하지 않는 등 회계 처리를 소홀 또는 부당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첨부된 간이영수증 중 9건에 거래를 할 수 없는 폐업자의 사업자 번호가 기재된 것으로 파악하고 관련자에게 견책 수준 징계를 내릴 것을 유치원에 요구했다.

 창원의 다른 유치원은 유치원 운영 자문료 명목으로 지난 2016년 4월 말부터 2017년 7월 말까지 설립자에게 16차례 8천만 원을 유치원회계에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자문 내용이 유치원의 일반적 업무인 데다 실제 자문 여부에 대한 근거 자료가 없는 점, 자문료가 지나치게 고액이며 정기적으로 지급된 점 등에 미뤄 실제로는 임금 성격의 인건비를 부당 지급한 것으로 보고 유치원회계로 회수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창원 또 다른 유치원은 2018학년도 원복비와 교육비 4천700만 원 상당을 유치원회계가 아닌 개인 명의 계좌로 수납했다가 뒤늦게 바로 잡기도 했다.

 양산 한 유치원은 2017학년도 급식비 중 350만 원 상당을 258차례에 걸쳐 원아 급식용 식재료가 아닌 맥주ㆍ커피 등을 샀다가 적발됐다.

 김해 다른 유치원도 지난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 사이 급식비 중 17만 원 상당을 8차례 교직원 간식 등을 사는 데 쓴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국민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개인 부담금을 유치원회계에서 지출하거나 성범죄ㆍ아동 학대 범죄 전력 조회를 지연 실시한 유치원도 적발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사립유치원 비리가) 사회적 이슈가 된 이후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지도ㆍ점검을 통해 개선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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