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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 업무는 누가?
교실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 업무는 누가?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9.05.1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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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실ㆍ행정실 갈등 증폭 교육청 “협의 후 조정해야”
 교실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는 교사 업무일까요. 행정실 업무일까요.

 미세먼지로부터 학생 건강 보호를 위해 설치한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 등 교실 환경이 바뀌면서 업무분담이 명확하지 않은 사무로 교무실과 행정실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도내 학교에서 각종 업무를 누가 맡을 것인가 문제로 학교구성원 간에 갈등이 폭발 지경이라고 밝혔다.

 학교 현장에는 CCTV 운영과 불법 촬영 카메라 점검, 교실 냉난방기 필터 수량 확인 등 교육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업무들이 교사에게 맡겨지는 사례가 빈발하고 경남교육청에서 명확한 지침이 없이 학교 현장에서 협의하라는 식으로 업무 전달이 되다 보니 학교 내 갈등이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검진 업무를 놓고 공무원 노조와 경남교총은 이견을 보였다.

 경남교육청 공무원노조는 보건 교사가 건강검진 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경남교총은 건강검진 등 행정실 업무를 보건 교사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경남지부는 “이는 박종훈 교육감 1기 임기 시작 때부터 반복한 ‘교사를 아이들 곁으로’ 보내겠다는 약속과도 관련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교사는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에 따른 차량 2부제 운영 방안을, 어떤 교사는 몰래카메라를 확인하려고 화장실 구석구석을 확인하고 있다”며 “교사들은 자괴감과 분노를 꾹꾹 눌러가며 업무가 아닌 일들을 맡아서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도교육청이 학교 업무과 관련해 당사자로서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며 해결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행정실 직원 등 비교원으로 구성된 경상남도교육청공무원노조(경남교육노조) 측은 수업 외 모든 업무를 행정실에서 소화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진영민 경남교육노조 위원장은 “2∼3명, 많아야 4∼5명밖에 안 되는 행정실 직원이 모든 일을 해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것만이 선생님 업무의 전부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종 업무가 교사 수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교육감이 총액인건비 폐지 등에 나서서 지방공무원을 확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런 갈등을 인지하면서도 일방적으로 담당 업무를 구분 짓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은 실제 지난 9일 일선 학교에 보낸 공문에서도 “경남 단위학교 업무표준(안) 등을 참고해 전 교직원과 충분한 협의 및 민주적 의견 수렴을 거쳐 일선 학교 실정에 맞게 조정해 이행해주기를 바란다”고 명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와 행정실 업무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도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업무를 정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학교 구성원 간 협의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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