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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가요박물관 건립, 합리적 대안 제시해야
밀양 가요박물관 건립, 합리적 대안 제시해야
  • 경남매일
  • 승인 2019.05.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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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가요박물관 건립에 대한 찬반논쟁이 뜨겁다. 밀양시와 밀양문화원에서 시비와 도비 30억을 투입해 2023년까지 건립 예정인 박물관에 대해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회가 개입해 사업추진계획을 반대하고 나섰다.

 위 항일단체는 밀양가요박물관에 친일행적이 있는 작곡가 박시춘을 기념하는 전시물을 전시하여 그의 업적을 선양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밀양시와 밀양문화원 측은 동 박물관은 작곡가 박시춘 한 사람만을 위한 가요박물관이 아니라 밀양을 빛낸 이 지역 출신 유명음악인의 자료를 수집하여 전시 관리하는 것이므로 문제없다는 취지다. 항일단체가 말하는 박시춘 작곡가의 친일행적에 대해서는 그의 다른 공적과 함께 시시비비를 가려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한다. 그리고 밀양발전위원회와 밀양을 사랑하는 모임 등 지역자생단체들도 밀양시의 방침에 동조하고 있다. 물론 친일잔재는 우리민족이 35년 동안 격은 굴욕의 역사청산이라는 측면에서 당연히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그러나 누구나 시대적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한때 그들의 강압에 굴복한 것을 두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역사바로세우기가 아니라 역사 말살행위와 다름없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나 좋은 역사도 있고 나쁜 역사도 있기 마련이다. 좋은 역사는 길이 잘 보전해 계승 발전시키고 나쁜 역사는 기록으로 남겨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어떤 특정인을 찬양하고 기린다는 협량에 매몰되어 있으면 모든 과거는 없어져야 할 대상일 뿐이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과거부정주의에 경도되어 있는 사회는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 역사는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며 잠시 우리가 잊고 있을 뿐이다. 보다 미래 지향적인 안목으로 밀양가요박물관의 알곡을 채우기 위해 역사나 인물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서로 생각을 터놓고 소통하다보면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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