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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불휘쌈밥정식] 다채로운 채소와 고기 어울려 ‘행복한 밥상’ 만들죠
[김해 불휘쌈밥정식] 다채로운 채소와 고기 어울려 ‘행복한 밥상’ 만들죠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9.05.06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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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서 셰프의 맛집 릴레이 ⑥ 김해 불휘쌈밥정식
가족 단위 손님에게 제격인 불휘쌈밥정식 초원밥상 2인분 상차림.
가족 단위 손님에게 제격인 불휘쌈밥정식 초원밥상 2인분 상차림.

 서 셰프의 한숟가락

“20여 년간 쌈밥을 만들어 온 주인장의 노하우가 하나하나 결합돼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는 쌈밥 전문점입니다.”

 서 셰프는 누구?

 60여 가지 식재료를 직접 재배해 500가지 음식을 요리하는 서충성 셰프. 지금은 창원 동읍에서 식탁위의텃밭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매주 지면을 통해 주변 맛집을 소개할 예정이다.

23년간 건강한 쌈 제공한 박문권 대표 20가지 씨앗 천연 발효한 씨앗쌈장 인기

상추ㆍ청경채 등 30가지 쌈 야채와 함께 차돌박이ㆍ삼겹살ㆍ오리고기 맛볼 수 있어

친절한 서비스와 맛으로 단골손님 이끌어 쌈밥의 뿌리(불휘) 되겠다는 초심 지켜

 쌈은 격식 차리면서 먹는 음식이 아니다. 가족, 친구와 함께 쌈을 나눠주고 포식할 수 있는 곳. 어색한 사이에 입을 벌리는 인간미를 보며 마지막 벽을 허무는 곳. 쌈밥집은 우리를 보다 친밀하게 만들어 주는 특별한 곳이다.

 TV 속 예쁜 연예인도, 옆에 있는 못난 친구도 쌈밥 앞에선 모두가 입을 크게 벌린다. 오늘 소개할 식당은 모두에게 평등한 음식, 쌈밥을 전문으로 하는 ‘불휘쌈밥정식’이다.

박문권 대표가 불휘쌈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박문권 대표가 불휘쌈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주중 점심시간, 김해 구산동에 위치한 ‘불휘쌈밥’에는 이야기꽃이 활짝 펴 있었다. 맛집으로 유명해 김해와 도내 곳곳에서 찾아온 손님들로 붐빈 식당 안에서 박문권 대표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일반 고깃집은 고기가 중심이지만 이곳은 쌈에 보다 집중했어요. 가게 중앙에 있는 셀프 야채존에서 상추, 치커리뿐만 아니라 청경채, 적겨자 등 30여 가지 야채를 맛볼 수 있어요. 각각의 야채의 맛과 식감을 다양한 반찬과 고기와 함께 느끼길 바라요.”

 우리는 박 대표의 설명을 듣고 가족 단위 손님들이 주로 찾는다는 초원밥상 메뉴를 주문했다. 초원밥상은 한상차림 식사와 차돌박이, 고등어, 쌈채소, 씨앗쌈장 등이 제공된다. 이외에도 행복밥상(생소불고기), 시골밥상(초벌 목살/삼겹살), 건강밥상(돈불고기) 등 취향에 맞춰 주문할 수 있다.

식당 중앙에 위치한 셀프 야채존에서는 먹고 싶은 쌈 재료를 마음껏 제공한다.
식당 중앙에 위치한 셀프 야채존에서는 먹고 싶은 쌈 재료를 마음껏 제공한다.

 불휘쌈밥의 상차림은 두 번 제공된다. 첫 상차림은 감태초밥, 카프리제, 동충하초 샐러드 등이 나왔다. 주메뉴가 나오기 전 입가심을 위해 나온 상차림은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특별함이 있다.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감태로 만든 감태초밥은 특유의 향과 감칠맛이 어울려 별미로 뽑힌다. 토마토와 마가 어울려진 카프리제와 동충하초 샐러드도 상큼함을 잘 전달해 식욕을 증진시킨다.

 이어 주 상차림이 식탁 위를 가득 채웠다. 쌈에 싸 먹을 차돌박이부터, 삼채ㆍ매실장아찌, 꽁치 무조림, 된장 그리고 씨앗쌈장까지. 식단 구성에서 박 대표가 지향하는 방향을 읽을 수 있었다.

 “‘불휘쌈밥’을 찾는 손님들에게 올바르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23년간 쌈밥을 연구하고 식탁에 올리고 있습니다.”

 박 대표의 불휘쌈밥은 1997년 울산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쌈밥집은 젓갈을 쌈에 싸 먹는 것이 유행이었다. 야채 종류도 상추와 깻잎, 치커리 정도만 취급됐다.

차돌박이, 장아찌, 김치 등을 넣은 쌈밥. 씨앗쌈장은 많이 넣을수록 맛있다.
차돌박이, 장아찌, 김치 등을 넣은 쌈밥. 씨앗쌈장은 많이 넣을수록 맛있다.

 박 대표는 자극적인 젓갈로 인해 야채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워했다. 그는 야채 본연의 맛을 어떻게 하면 전달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배웠다. 해답은 쌈장이었다. 그의 스승에게 씨앗쌈장을 전수받아 식당을 열게 됐다.

 불휘쌈밥이 성공한 이유 중 절반은 씨앗쌈장에 있다. “저희 식당은 다른 곳과 다를 바 없어요. 다만 하나 설명할 수 있는 건 이 ‘씨앗쌈장’ 뿐이죠.” 박 대표는 씨앗쌈장을 보여주며 겸손하게 말한다.

 씨앗쌈장은 호두, 잣, 콩, 해바라기 씨, 살구씨, 호박씨 등 20가지 씨앗을 천연발효, 숙성시켜 만든 천연 건강 웰빙 쌈장이다.

 식물의 근원인 씨앗은 각종 영양소의 집합소로 불린다. 식이 섬유질이 풍부하고 단백질, 칼슘 등으로 이뤄져 동맥경화, 변비, 성인병 등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일본 생식 문화를 우리나라 쌈밥 문화와 결합시켰다. 씨앗쌈장은 고기와 먹을 때 듬뿍 넣으면 그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10여 년 간 김해 대표 맛집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불휘쌈밥정식 전경.
10여 년 간 김해 대표 맛집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불휘쌈밥정식 전경.

 “불휘쌈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따로 있어요. 우선 다양한 야채의 맛을 느끼기 위해 상추 위에 나머지 야채들을 조금씩 찢어서 넣어야 해요. 많이 넣으면 뻑뻑하고 부담스러워요. 이후 밥을 조금 넣고, 고기 넣고 씨앗쌈장을 한 숟가락 과할 만큼 넣어야 해요. 양파장 한두 개, 장아찌를 넣으면 끝이죠.”

 박 대표는 직접 쌈을 싸가며 설명했다. 이후 직접 싸준 쌈을 건넸다. 저온에 숙성시킨 쌈장이 입안을 시원하게 감쌌다. 입 한켠에는 야채들이 뒤엉켜 독특한 식감과 건강한 상큼함이 느껴졌다. 이후 고기의 쫄깃함과 장아찌가 어울려 미각을 만족시켜 준다.

 또다시 그 맛을 느끼기 위해 쌈을 싸지만 2% 부족했다. 박 대표는 과할 정도로 씨앗쌈장을 넣으라고 조언했다. 그제야 그 맛이 느껴졌다. 한번은 야들하게 익은 차돌박이를, 바삭한 고등어를 쌈에 싸 먹으며 다양한 맛을 느꼈다.

 불휘쌈밥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박문권 대표의 노하우에 있다. 오너가 누구인지에 따라 집의 향기나 분위기가 다르다고 한다. 박 대표는 울산과 부산, 김해 등지서 23년간 쌈밥집을 운영했다. 지금은 개발이 이뤄졌지만 10년 전 이곳에 자리 잡을 때 허허벌판이었다. 처음에는 공구상하라고 지어둔 곳에 자리 잡고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 몇 달간 고생했어요.” 덤덤하게 말하는 박 대표의 대답에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부산과 울산에서 장사하며 습득한 노하우를 하나씩 선보였다. 찾아오는 손님마다 정성스레 쌈 싸 먹는 방법을 전해줬다. 새로운 맛에 눈을 뜨게 된 손님들은 다시 식당을 찾으며 입소문을 타게 됐다. 불휘쌈밥은 ‘고기 먹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을 알렸다.

씨앗쌈장.
씨앗쌈장.

 독특한 쌈장의 맛을 확실히 전달하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식당 내부에는 관련 비디오가 항상 켜져 있다. 직원들도 모든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씨앗쌈장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열정 하나로 열심히 한 것 같아요. 에너지가 넘쳐 지치지도 않았죠. 지금도 한결같이 ‘건강하게 먹자’는 콘셉트를 지키며 손님을 맞고 있어요.”

 불휘정식의 불휘는 뿌리를 뜻한다. 박 대표는 용비어천가의 불휘 기픈 남간(뿌리 깊은 나무)를 인용해 쌈밥집의 뿌리가 되겠다는 포부를 표현했다. 1만 원권 지폐를 펼쳐 보자. 뿌리의 옛말인 불휘는 세종대왕 옆에 적혀 있을 정도로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다. 김해 쌈밥 전문점 ‘불휘쌈밥정식’도 멀리 있지 않다. 건강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에 찾아 씨앗쌈장을 한 움큼 싸 먹어 보자.

 김해시 구산동 840-5. 055-905-3838. △초원밥상(차돌박이or유황오리) 2만 원 △행복정식(제주 오겹) 1만 4천원 △시골정식(초벌삼겹) 1만 2천원 △불휘정식(롤삼겹) 1만 원

 도움 : 인제대학교 경영대학원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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