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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제대로 된 6차 산업만이 살길이다
농촌, 제대로 된 6차 산업만이 살길이다
  • 김창균 기자
  • 승인 2019.05.06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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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 지방자치부 부장
김창균 지방자치부 부장

 고소한 향기가 솔솔, 치즈 늘리는 마을,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임실 치즈는 1960년 지정환 신부가 산양 2마리를 키운 것이 시작이다. 체험장에서는 직접 모짜렐라 치즈를 늘려 보고, 식당에서는 이곳에서 생산한 치즈 요리를 맛본다. 유제품 공장에서는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치즈, 요거트를 구입할 수 있다. 전북 임실 치즈마을과 경남 함양의 인산가, 하미앙 머루 와인 밸리, 솔송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6차 산업체다. 6차 산업이란 1차 산업인 농림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융합 복합화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1*2*3=6이라는 의미에서 명칭이 생겼다. 6차 산업을 완벽하게 이루기 위해서는 1차, 2차, 3차 산업 모두 하나도 빠짐없이 충족돼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6차 산업이 농가 경제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6차 산업이 내포하고 있는 부가가치 창출 과정에 있다. 즉 원료가 되는 생물이나 자원이 다양한 처리 과정을 거치면 다양하고 많은 일거리와 이득 창출로 더 큰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6차 산업이지만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많이 발전해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아오모리 사과는 일본 내 생산량의 절반일 정도를 아오모리현 산업 중 크나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곳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평균 연 소득은 5만 달러 이상으로 일본 평균 소득을 상회한다. 아오모리 사과의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첫째, 좋은 농산품 개발과 적극적인 홍보이다. 지속적인 품종 개발을 통해 방울토마토만 한 작은 크기에서부터 아이 얼굴만큼 큰 사과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그리고 농산물의 품질이 좋기도 하지만 국내ㆍ외 시장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둘째, 기술력과 마케팅 전략이다. 사과잼, 사과 주스, 애플파이, 카스텔라, 캔디, 말린 과자, 캐러멜, 차(茶) 등 수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사과 가공품들이 있다. 전국적으로 인기가 좋은 사과를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다양한 제품으로 다시 내놓아 부가가치를 극대화시켰다.

 우리나라의 농촌 6차 산업은 농촌 관광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고령자나 여성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해 소득을 향상시키고 지역의 농림업과 식품제조업, 외식업, 소매업 등과 연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복지농촌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단일농가가 농산물 생산, 가공, 유통 등의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지역에서 자신의 자원들을 공유하고, 연계해서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6차 산업화가 목적하는 방향과 내용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한 성공적인 6차 산업화 추진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 요소이다. 정부 보조 사업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역주민 스스로가 지역의 문제를 파악하고 함께 공유해 문제해결을 시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 함양군도 다른 시군과 마찬가지로 농업인구의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다. 농가 인구의 감소, 고령화 심화는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발전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함양군에서도 지난 2017년 1월 1일부터 함양군농업기술센터에 6차 산업 담당을 신설해 적극적으로 6차 산업의 정책과 지원을 하고 있다. 산양삼, 양파, 곶감, 사과, 흑돼지, 복분자, 오미자, 블루베리 등의 주력 작물을 체계적으로 육성 지원하고 있으며 농촌체험과 로컬 푸드 판매장, 축제 운영 등을 통해 농업 생산성 향상 및 소득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6차 산업체는 영세한 경영구조, 마케팅 판로 개척, 운영자금 및 상품개발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6차 산업체는 기본적으로 농산물 등 농업 농촌의 자원을 활용하고 농촌 공간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경영 규모가 영세해 소기업의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그래서 6차 산업의 상품기획, 마케팅 홍보, 판로개척, 인력 채용 연구개발 등의 경영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6차 산업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시설지원이나 운영비 지원도 중요하지만 경영주의 기업을 이끌어가기 위한 기업가적 성향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6차 산업경영주의 기업가적 성향과 경영성과와의 관계분석을 통해 리더십 교육, 기업가로서 갖춰야 할 신념과 행동 등에 관련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지원 정책도 꼭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농업이 강하다고 모두 선진국은 아니다. 그러나 선진국 중에 농업과 농촌이 부실한 나라는 없다`라는 말을 우리는 가슴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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