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6:53 (금)
조직문화의 변혁, 솔직함
조직문화의 변혁, 솔직함
  • 하성재
  • 승인 2019.05.06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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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조직 독창성이 오해의 씨앗 줄여 자신의 생각 정확히 전달하는

‘전달의 기술’ 연마해야 조직 솔직함ㆍ건강한 공동체 만들 실수 인정 문화 만들기 고민해야

 최근 미국의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영화나 드라마에도 등장하는 회사 이름이 있다. ‘넷플릭스(Netflix)’이다. 넷플릭스는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를 합친 말로, DVD 대여 사업으로 시작해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업체로 성장한 미국의 기업이다. 넷플릭스는 1997년 창사 이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미국 비디오 대여 1위 사업자였던 블록버스터(Blockbuster)를 파산시키고 업계 최정상에 올랐다.

 넷플릭스가 이렇게 고도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기업문화 때문이었다고, 넷플릭스에서 책임자로 14년간 일했던 패티 맥코드(Patty Mccord)는 ‘파워플’(한국경제신문)에서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넷플릭스는 회사 내 팀 구성원들에게 ‘자유와 책임’을 주어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팀을 만들어 회사 전체의 동력을 얻었는데, 그 조직문화의 핵심에 솔직함이 있다고 한다.

 조직의 구성원 모두는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조직의 투명성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이 점은 우리 사회와 조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만을 한편에 쌓아두거나 서로에 대한 험담을 일삼기보다는 솔직담백한 반응을 직접 나누고, 속으로만 간직하던 대안을 통해 의견의 차이를 좁히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 이렇게 솔직하고 투명한 조직 안에서는 오해의 씨앗이 싹을 틔우는 일이 줄어든다. 오히려 이해의 꽃이 피고 공감과 유대의 열매가 맺힐 가능성이 더 높다. 뒤에서 말하지 않고 구성원 모두가 직접 말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말하고자 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는데...” 대화 중에 종종 듣게 되는 이야기이다. 무엇인가를 정확히 전달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조직 안에서 뜻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대화를 나눠 문제가 생기는 일을 종종 본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 ‘전달의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시간만 지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언어와 표정뿐만 아니라 제스쳐와 같은 표현 도구까지 사용하여 자신의 마음속에 가진 뜻을 정확히 전달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혹시 원하는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즉시 바르게 수정해서 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넷플릭스 경영진이 ‘솔직함’을 모델화한 것처럼 솔직함을 습관화 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동료에게 ‘시작해야 할 것’ 한 가지, ‘그만해야 할 것’ 한 가지, ‘매우 잘하고 있고 계속해야 할 것’ 한 가지씩을 말하게 했다. 그 결과, 조직 문화가 ‘극도의 솔직함’을 가진 건강한 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처럼 서로의 눈치를 보며 해야 할 말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진지한 관심 안에서 필요한 말을 솔직하게 할 수 있도록 깔끔한 습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화를 통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하거나, 어려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조직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할 수 있는 문화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세워놓고 모델화한다면, ‘솔직함’이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아 조직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조직 안에서 솔직함은 양방향으로 나타나야 한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더 역동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만큼, 그들이 전하는 비판적인 말도 직접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모습은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반대로 구성원들도 자신들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서로가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면 얼어붙어 있던 마음이 녹아내리며, 모두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자라나게 된다.

 “그 사람 때문에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내담자들이 있다. 조직 내의 인간관계 때문에 갈등하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솔직함”이 그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패티 맥코티는 “넷플릭스가 조직 내에서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자, 조직이 유기적으로 변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방식은 개인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살려야 하는 우리 시대의 큰 과제를 풀어가야 하는 리더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속에 있는 건설적인 대안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실수를 인정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은 우리 조직에서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솔직함’이야 말로 개인이 가진 힘을 실제로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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