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0:34 (토)
도내 자동차산업 후진 브레이크가 없다
도내 자동차산업 후진 브레이크가 없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4.25 2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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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차 협력업체 1천300여곳 ‘생산절벽’에 ‘노조 리스크’

수익성 악화에 춘투까지 겹쳐 글로벌 시장 낙오 우려 증폭

2차 밴드사 “폐업 고민 깊어”

 생산ㆍ내수ㆍ수출이 줄줄이 부진한 국내 자동차산업이 춘투(春鬪) 공포에 휩싸였다. 특히, 노동조합의 파업 ‘쓰나미’가 몰려오면서 생산절벽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는 회사가 수익성 악화로 신음하는 와중에 임금ㆍ단체협약 등을 내세우며 투쟁 깃발을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르노, GM, 현대 등 경남도내 자동차 업계 1~4차 협력업체 1천300여 개는 가뜩이나 ‘생산절벽’에 빠진 자동차업계에 ‘노조 리스크’까지 덮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낙오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23일 ‘선제적 총파업ㆍ총력투쟁으로 노동법 개악 박살 낸다’는 제목의 소식지를 냈다. 파업 때 대체근로 허용 등을 담은 자유한국당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이 이달 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되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GM도 파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회사가 지난해 5월 경영 정상화 작업에 들어간 지 1년 만이다. 한국GM 노조는 22~23일 이틀간 연구개발(R&D) 분리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소속 조합원 2천67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했다. GMTCK 소속 조합원 1천891명이 투표에 참여해 1천707명(총원 대비 찬성률 82.6%)이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는 사 측과의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곧바로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생산량은 3만 8천201대로 지난해(4만 1천742대) 대비 4.5% 줄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미 장기 파업으로 상처를 입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동안 62차례(250시간)나 파업했다. 업계에선 노조 파업이 반복되면 한국 자동차 생태계 유지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연 400만 대 생산체제가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르노는 노사갈등으로 지난해 전체 판매는 22만 7천577대로 17.8%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으로 도내 2차 밴드사인 A산업 관계자는 “말이 좋아 협력업체인지, 1차 협력업체의 단가 인하 요구에다 3ㆍ4차 협력업체의 단가인상 요구 등과 맞물려 죽을 쑨다”며 “현 상황을 감안할 경우, 폐쇄문제를 심각하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는 “여건이 다르겠지만 정상 가동률이 60%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동차 업계에선 ‘노조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생산절벽’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판매 부진에 파업까지 겹칠 경우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온 연 400만 대 생산체제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지난 1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95만 4천908대)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 생존을 생각할 때란 지적이다.

 한편,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을 보면 지난해 자동차ㆍ트레일러 제조업 취업자는 49만 9천명이었다. 전년보다 2만 9천명(5.5%) 줄었다. 현재 방식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첫 감소다. 감소율은 전체 제조업(-1.3%)보다 네 배 이상 컸다.

 자동차 업종 고용은 2015년 3만 6천명 증가한 뒤 2016년(2만 7천명), 2017년(1만 7천명) 증가폭이 둔화되다가 지난해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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