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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한다`는 경남지사께 바란다
`다시 시작한다`는 경남지사께 바란다
  • 경남매일
  • 승인 2019.04.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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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경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이창호 경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김경수 도지사가 지난 18일 드루킹(김동원) 일당과 함께 댓글 조작을 한 협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석방돼 78일 만에 출근했다. 김 도지사는 "도민들께 도정 공백을 초래한 데 대해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하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도정을 하나하나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로 당선된 이후, 특검과 1심 재판과 경남도 인사와 마스트플랜 등 많은 일들을 계획하고 수행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과 같이 이번 77일 구속 기간을 통해 그동안 계획하고 추진할 도정을 다시 한번 더 되새김하는 기간이 됐다면, 분명히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도지사 선거기간 동부 경남은 제조업 르네상스 시작, 서부 경남은 경남의 신 성장 동력으로 경남 전체는 동북아 물류 플랫폼과 6차 산업의 심장으로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올해 1월 29일 도지사의 1호 공약인 서부 경남 KTX 사업의 예비 타당성 면제가 최종 확정돼 적극 홍보하고자 했으나, 다음날인 30일 1심 선고로 법정 구속된바, 도정을 수행하면서 예상치 못하는 돌발 변수가 언제든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구치소 구속 중에 치른 지난 4월 3일 창원과 통영ㆍ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시, 지난해 민주당이 승리한 지방선거에서 잠깐 온 경남의 민심은 경제와 민생을 살리라는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이제 도정을 다시 시작한다고 하면, 한비자 제23편 설림(하)에 의거 "인형을 조각하는 법은 코는 크게 만들고, 눈은 작게 만들도록 한다"【환혁왈(桓赫曰) 각삭지도(刻削之道), 비막여대(鼻莫如大), 목막여소(目莫如小)】는 선현의 말씀을 고려해 평가해 보고 이제부터는 말보다 조그마한 성과라도 보여줘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과거 노태우 대통령 시절 주택 200만 호(당시, 서울의 주택 수는 160만 호)를 건설하겠다는 엄청난 공약을 했다. 국민들 대부분은 믿지 않자, 집권 기간 내내 믿어주세요. 읍소하면서 분당, 일산 등 제1기 신도시에서 짓고 있는 아파트를 직접 보여주면서 믿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즉 백문불여일견(百問不如一見)이다.

 제조업 르네상스는 경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부와 좋은 일자리 창출에 핵심이다. 과거 주택 200만 호 공약보다 더 어렵고, 힘든 과제이다. 글로벌화된 경제구조에서 대내외 변수들이 너무 많다. 토지, 노동, 자원 등 원가경쟁력 열위와 기술격차 해소, 보호무역 등으로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어 제조업의 혁신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제조업 르네상스는 공염불이 될 것이다. 특히, 드론이나 전기자동차 등 신산업에서 중국의 등장으로 그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예를 들면, 지금 중국의 전기자동차 업체가 총 486개가 되고 연간 390만 대를 생산하는데, 중국의 내수는 약 100만 대 수준으로 엄청난 공급과잉, 무한경쟁 상태인바, 우리나라가 전기자동차 제조의 경쟁력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같이 힘들고 어려운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에 가령, 업체당 1~2억 원을 정부가 지원하는 ICT 스마트 공장은 개선작업이지 혁신이라고 할 수 없다. 제조업의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가 정신이 핵심이다. 그래서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한 제조혁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첫째, 제품화하고자 하는 열정과 창의적인 기업가 및 정신이며 둘째, 디자인ㆍ소재ㆍ공정ㆍ조립ㆍ포장 등 하나라도 제대로 혁신하고 셋째, 정부 기관은 상기 첫째, 둘째를 갖춘 기업에 시제품개발비 등 50% 지원 넷째, 제조업혁신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관련 전문가의 컨설팅 등 조력이 필요하고, 시간을 충분히 주는 장기사업으로 추진하고 다섯째, 제품개발이 완료되면 각종 유통채널이나 코트라 등을 통해 판매 지원 여섯째, 기존 정부 R&D는 `연구를 위한 연구`가 다수이므로 혁신해야 하며, 서면 평가를 간소화하고 현장 확인과 인터뷰 등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제조업의 혁신은 구체적인 그림을 가지고 장기적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추진돼야 한다. 참고로 필자가 생각하는 경남의 주요 사업으로는 △육ㆍ해ㆍ공 수송기계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도화 △나노기술 등 첨단기술로 제조된 소재를 이용한 제품화 추진 △창원 재료연구소에서 개발, 성공한 세계 1등, 난연 마그네슘 합금을 이용한 철도차량 개발 △일본기업을 경남으로 유치해 기술 제고와 청년 유입 유도 △베이비부머 귀농ㆍ귀어ㆍ귀산촌 촉진으로 지역 활성화 견인 △대륙철도 연결 시, 시ㆍ종 지역으로서 대비 및 역할수행 △유튜버 등 SNS를 통한 경남관광의 활성화 추진 △ICT 등 접목한 고품질 농수산물 생산 및 수출 △남해 외해 참치 양식 산업 추진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더 큰 경남`을 만들고 작은 성과라도 꾸준히 생성시키면서 완전히 새로운 경남으로 만들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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