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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러운 고장 진주 명성 되찾는데 힘써야
멋스러운 고장 진주 명성 되찾는데 힘써야
  • 경남매일
  • 승인 2019.04.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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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진주시가 여론의 중심에 서 있다. ‘진주 비봉산 자연인’이라 불리는 생계형 절도범에 이어 ‘아파트 방화 살인범 안인득’이 진주는 물론 전 국민을 경악게 했다.

 지난 17일 이른 아침 진주시 가좌동 국민임대아파트에서 안인득(42)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1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는 뉴스 속보가 TV 자막을 통해 보도되는 그 시각, 일부 종편에서는 ‘진주 비봉산 자연인’으로 불리는 절도범의 범행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희대의 절도 사건 ‘진주 비봉산 자연인’은 이러했다. 진주 비봉산에서 10년 동안 움막을 짓고 살던 50대 ‘자연인’(自然人)이 인근 사찰과 농막(農幕) 등에서 음식물과 생필품을 상습적으로 훔치다 경찰에 덜미를 잡힌 것. 지난 15일 구속된 김모 씨(57)는 2009년 9월부터 지난 7일까지 10년 가까이 진주시 비봉산 인근에 살면서 121차례에 걸쳐 농막과 사찰 등에 침입해 음식물과 생필품 등 150여만 원어치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던 김씨가 사람과 접촉을 최대한 피해 민가 대신 논밭 인근에 임시로 지어놓은 농막만 범행 대상으로 삼아 10년간 주민의 신고를 피했다. 다만, 그는 10년 동안 돈은 단 한 번도 훔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라면과 술 등 음식물과 휴지, 옷가지 등 생필품만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경찰은 그를 살리기 위해 검거했다고 말할 정도로 형편없는 몰골이었다. 사람을 헤치지 않고 오로지 살기 위해 남의 생필품을 훔친 것이다. 어떤 이유든 정당화될 수 없는 범법행위지만 이번 안인득 사건과는 차이가 있다.

 ‘진주라 천리길…’, ‘애향ㆍ충절의 고장 진주’,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처럼 진주에 붙는 수식어 한두 개가 아니다. 서부 경남의 중심지 진주는 예로부터 ‘부유하고 멋스러운’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비록 진주가 서울서 천리나 되는 먼 곳이지만, 진주사람들의 정신 면면에는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과 불의에 저항하는 의기가 깃들여 있다. 이번 사건은 분명 우리 사회에서 다 함께 책임져야 한다. 진주시를 비롯한 진주의 구심원들은 멋스러운 진주를 위해 힘 모으고 심기일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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