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6:45 (목)
김해 만이 지니는 남명 조식 스토리텔링 ①
김해 만이 지니는 남명 조식 스토리텔링 ①
  • 하성자
  • 승인 2019.04.2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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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참여 지식인, 위대한 교육자 남명 조식
하성자 김해시의원
하성자 김해시의원

 공자와 자사는 언행일치란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언(言)은 행(行)을 돌보고 행은 언을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의사소통에서 말을 한다는 것이며,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말에서 의미부여를 한다는 것이다. 언과 행은 의미부여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남명 조식은 언행일치의 삶을 살아낸 특별한 교육자였다.

 남명의 인품과 학문에 대한 다양한 연구 자료와 유적들이 영남 일대에 산재한다. 연구자들은 남명의 장점이 강조된 자료들, 즉 학문 성취와 교육자로서의 성과에 대해 조명해 왔다. 학문과 실천적 궁행, 그 가치의 특별함이 학계 등에서 인정받음으로써 그것을 재료로 지리산 일원의 자치단체들은 일찍부터 남명의 유적과 행적을 스토리텔링 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남명의 학문적 성취와 실천적 행적이 강조된 기존스토리텔링 성과물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방향 및 성과물들에 상통하면서 현저한 차별성을 지닌 김해 산해정과 남명 스토리텔링 개발이 블루오션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지식연구회에서 필자가 발제한 때가 2014년이었다.

 우리나라에 산재한 대부분의 스토리텔링은 장소와 주인공만 다를 뿐 내용의 유사성이 많아 선점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게 된다. 김해시는 산해정과 남명이란 자산을 들고 가야문화축제를 통해 비교적 일찍부터 조명했다. 산청군을 위시한 지리산 일대 남명 연구와 스토리텔링 상품화 선점은 ‘남명 선비문화축제’ 개최 등을 통한 이슈화에 성공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김해시에서 산해정 일원 정비 및 관련 사업 추진에 적극성이 보이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경의사상(敬義思想)은 남명 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경(敬)은 내적 수양을 통해 마음을 밝고 바르게 해 근본을 세우는 것이고, 의(義)는 경을 바탕으로 제반사를 과단성 있게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25세 남명이 주자전서를 읽고 크게 깨달아 연구 발전시킨 것이 남명학이며 이의 요체가 경의사상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실천적 궁행은 왕양명이 주창한 양명학의 정신과도 통한다. ‘행하지 않는 지식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말처럼 양명학 또한 주자학의 한 갈래로 실천을 강조한 현실 참여 정신이 강한 사상이라 할 수 있다.

 남명은 제자들에게 병법과 무예도 가르쳤다고 한다. 그 제자들이 임진왜란 당시 영ㆍ호남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의병을 일으켜 국난 극복에 공헌했다. 우연한 일이겠지만 일본과의 해상접경지인 영. 호남에 걸쳐 남명 제자들이 수없이 배출됐던 것은 참으로 다행이었다. 남명 사후 20년 뒤에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남명의 무엇이 그 제자들을 운집하고 결속하도록 했을까? 남명이 떠난 뒤에도 제자들끼리 지속해왔던 교류의 결과는 곽재우, 정인홍을 중심으로 임란에 맞선 분연한 궐기로 발현했다. 의병 근원지가 된 지리산, 남명 제자들이 구성해 낸 인맥은 구국의 횃불이 됐다. 의병 활동의 토대이자 동력원은 바로 남명사상과 더불어 실천으로 모범을 보인 남명의 삶이 아니었을까.

 현실성 없는 논리를 철저히 배척했던 실천적 유학자, 남명사상은 남명 사후에도 그 제자들을 결속시킨 임란의 성과로 해 남명교육의 효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경(敬)과 의(義)를 중시한 생활, 남명의 특별한 교육법, 스승의 실천궁행은 제자들을 감동시켰을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 실학사상을 태동하게 했다니 대단하다.

 그 위대함의 배경으로써 중요한 방점을 찍을 수 있는 곳이 김해다. 남명사상이 체계를 정립하고 남명이 사림 강우학파의 거두가 돼 전국적 영향력으로 자리 잡도록 해 준 곳, 남명이 쓴 서간문과 남명의 시 속에 등장하는 그 당시 김해 풍경과 정서, 그것들을 품었음 직한 산해정은 그 증거로써 충분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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