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6:06 (수)
잘못된 음주문화ㆍ사회 인식 반드시 개선돼야
잘못된 음주문화ㆍ사회 인식 반드시 개선돼야
  • 경남매일
  • 승인 2019.04.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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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처럼 음주행위로 인한 추태가 관대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술로 인한 폐해가 날로 늘어나는 데도 정부나 사회단체, 개인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국민건강보험정책추진위원회의 보고에 의하면 음주, 흡연, 비만으로 인한 한국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23조 3천억 원에 이르며 이 중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9조 원으로 단연 톱이다. 내 돈 주고 내 술 마시는데 뭔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금연, 절주하는 건강한 일반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료가 낭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질병의 80%가 과음, 흡연과 무절제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에 기인한다고 의학계는 진단한다. 한국인들은 술을 마셔야만 대화가 된다고 할 정도로 음주가 생활 습관화 된 나라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의 과음국가인 한국의 1인당 연간 평균 음주량은 10ℓ로 1주당 소주 2병을 마시는 꼴이다. 한국인의 음주문화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 있다. ‘모이면 마시고, 취하면 싸우고, 헤어진 후 다음 날 다시 만나 웃고 함께 일한다.’ 미국에서는 술 마시고 다음 날 출근하지 않은 사람은 알코올중독자로 낙인찍힌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예사롭게 ‘그럴 수 있다’고 한다. 점심시간에 술자리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늘어놓는다. 두주불사를 직장상사의 권위로 생각하는 꼰대 같은 관리자가 많은 곳도 한국이다. 포차에서 깡 소주 몇 잔 마시고 횡설수설하다 옆 사람과 시비가 붙어 난장판이 되는 일은 다반사다. 처음 사람이 술을 마시고, 서로 술잔이 오가면 술이 술을 마신다. 거나하게 취하면 술이 사람을 마셔 필름이 끊기고 인사불성이 된다. 늦어진 귀가에 부인의 잔소리가 길어지면 싸움판이 벌어지고 폭력이 난무한다. 이혼 소리가 나오고 자던 애들은 무서워서 벌벌 떤다. 이런 술꾼 부모 아래 자란 사람들은 성장해 정신적 갈등을 겪거나 역시 부모의 주벽 이력을 답습하게 된다. 과음으로 직장 회식 때 여직원을 성추행해 개망신당하고, 음주운전으로 신세 망치는 사람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사건사고의 70~80%가 술과 관련된 것이라는 형사보고서를 보더라도 도를 넘은 음주행위는 자신과 사회를 병들게 한다. 알코올중독이 더 무서운 것은 나이 들어 치매를 불러온다는 사실이다. 잘못된 한국의 음주문화, 이제 바꿀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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