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9:44 (금)
시인에게서 꺼낸 무궁무진한 침묵 세계
시인에게서 꺼낸 무궁무진한 침묵 세계
  • 이대근 기자
  • 승인 2019.04.15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상대 김지율 강사 대담집 ‘침묵’ 발간 김영승 등 10명과 대화
김지율 시인과 ‘침묵’ 표지.
김지율 시인과 ‘침묵’ 표지.

 경상대학교(GNU) 국어국문학과 강사이자 시인인 김지율 씨가 ‘시인 10인에게서 꺼내온 무궁무진한 침묵의 세계’라고 부제를 붙인 대담집 ‘침묵’(시인동네, 284쪽, 1만 5천원)을 펴냈다.

 이 대담집은 김영승, 황인숙, 송재학, 전동균, 김행숙, 성윤석, 조말선, 손택수, 조은, 서윤후, 조은 시인과 김지율 시인이 나눈 대화를 묶은 것이다.

 김지율 시인이 질문하고 현재 한국 시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인들이 답했다. 김지율 시인은 여러 지면을 통해 시인들의 내밀한 시 세계에 조용히 노크하고 다가서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경청해 왔다. 그 이야기를 한 데 묶은 것이다.

 대담집의 제목으로서 ‘침묵’은 다소 역설적이다. 김지율 시인이 시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느낀 침묵으로서의 증언, 침묵으로서의 경험, 결국 침묵의 세계에서 걸어 나오는 시인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프롤로그에서 김지율 시인은 “이 시끄러운 고요와 침묵 속에 보이는 듯 보이지 않게 무엇인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확신보다 불안에 가깝고, 의미보다 무의미에 가까운 그런 이야기들”에 대해 감각한다. 그것은 시인이 들려준, 어쩌면 시가 들려준 비밀에 가깝다. ‘침묵’ 곁에서 서성이는 수많은 이들을 위해, ‘침묵’ 속에서 시가 되기를 기다리는 언어들을 위해 이번 대담집은 우리 곁을 다독여줄 노크처럼 들리기도 한다.

 10人의 시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들의 작품을 통과해온 김지율 시인의 다양한 질문과 느낌들은 이번 대담집을 풍성하게 채워나간다.

 누구나 이 흰 빛과 닮은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언제든지 다시 빠져나올 수 있는 것. 그 기쁨이 바로 여기 ‘침묵’이라는 자리에 있다. 홀로 침묵을 지키며 견뎌온 시인들의 얼룩진 내벽에 다가서는 김지율 시인의 곡진한 질문이, 독자들의 고요한 내면 위로 출렁이게 될 것이다.

 김지율 시인은 진주에서 태어나 지난 2009년 ‘시사사’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내 이름은 구운몽’이 있으며, 현재 경상대학교 박사수료 후 동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형평문학’ 편집장을 맡고 있다. 2013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