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ㆍ닭 키울수록 적자 ‘농가의 눈물’
돼지ㆍ닭 키울수록 적자 ‘농가의 눈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4.14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돼지 한 마리 당 9만원 손해...작년 수입량 46만t 사상 최대, 계란 가격 약세 계속 25% 뚝
경남농협과 사천축협 직원들이 10일 사천시 사천읍 소재 축산농가에서 ‘깨끗한 축산환경 만들기’ 행사의 일환으로 축사의 외벽에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사진은 이 기사와 상관없음) / 경남농협
경남농협과 사천축협 직원들이 10일 사천시 사천읍 소재 축산농가에서 ‘깨끗한 축산환경 만들기’ 행사의 일환으로 축사의 외벽에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사진은 이 기사와 상관없음) / 경남농협

 경남도내 축산 농가와 산란계 농가들이 초주검에 직면했다. 공급 증가로 계란 가격이 하락하면서 산란계 농가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돼지 사육에 한두 푼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제값도 받지 못하고 추락 직전입니다. 형편이 너무 어려운 양돈농가는 도산할 수밖에 없어요.”


 14일 경남도와 양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15㎏ 돼지 한 마리의 평균 가격은 27만 1천원 정도에 거래된다. 농가에서 돼지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들어간 생산원가는 평균 36만 7천원. 한 마리 출하당 9만 원가량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김해에서 양돈농가를 운영 중인 최모 씨(57ㆍ가명)는 “돼지 한 마리를 키우려면 사료비용에다 각종 관리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가는데,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사룟값 감당하기도 버겁게 됐다”고 푸념했다.

 실제 도ㆍ소매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대한한돈협회와 농협중앙회 등이 발표한 돼지고기 가격 지표에 따르면 2월 돼지 평균 도매가격(탕박 기준ㆍ1㎏)은 3천14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천111원보다 23.5% 하락했다. 지난해 전체 평균 4천302원보다 26.9% 떨어진 수준이다. 이달 평균 도매가격도 3천656원을 기록, 지난해 전체 평균보다 15% 하락했다. 소매가격도 내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25일 기준 돼지고기(삼겹살 국산냉장, 중품ㆍ100g) 가격은 1천725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천796원보다 4.0% 하락했다. 5년 평년 기준으로는 8.7% 떨어진 가격이다.

 돼지고기 가격하락은 수입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돼지고기 소비량은 123만t으로 2017년보다 5만 6천t 늘어났다. 2016년과 비교하면 13만여t 더 소비했다. 수입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46만t으로 사상 최대였다. 국산 돼지고기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6%까지 떨어졌다. 시장점유율이 70% 이하로 떨어진 것은 구제역 등의 상황을 제외하고는 지난해가 처음이다.

 산란계 농가의 사정도 비슷하다. 계란 가격은 계속 하락하는 반면 생산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계란을 더 낳을 수 있는 닭을 도축하는 농가들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산하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산란 성계(노계) 도태 마릿수는 전년 대비 36.6% 증가한 904만 마리를 기록했다. 평년과 비교하면 60.4%나 증가한 수치다. 월평균 약 450만 마리가 도태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산란계는 태어난 지 20개월이 지나면 생산력이 떨어져 도축되는데, 이 과정을 도태라고 부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농가들은 21~22개월은 돼야 노계를 도태시키곤 했지만 이 기간이 올해는 19.1개월로 줄었다. 20개월이 채 되지 않아도 산란계를 도축하는 것이다.

 농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란값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지난달 계란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20.3% 하락한 10개당 711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계란 산지가격이 699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7% 상승했지만, 여전히 평년(1천182원)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연초 1㎏당 2천원까지 치솟았던 육계 가격도 이달 들어 1천560원까지 하락했다. 3월 1~22일 생계유통가격은 축산물품질평가원 기준 1천56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당 2천107원이었던 생계 유통가격이 3개월 만에 25% 하락한 셈이다.

 가격회복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한 관계자는 “올 4~8월까지 돼지 사육마릿수가 꾸준히 늘면서 등급판정 마릿수 예상치 역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693만 마리로 여름까지 돼지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