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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새로운 해양시대 맞을 준비해야
경남도, 새로운 해양시대 맞을 준비해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4.14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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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싱가포르 버금가는 지리적 이점 가져
남해안은 1차원적 관광 활성화에 그쳐
진해 제덕만 물류 중심지로 삼기 위해
덥적대는 부산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고
항만ㆍ철도ㆍ공항 발전안 구체화해야
늦었지만 네덜란드ㆍ영국 선례 있어

 경남은 하늘 길, 철길, 바닷길이 확보됐다. 사실상 발표만 남겨둔 진해 제덕만에 건립될 ‘제2 신항’은 ‘현 부산 신항’을 압도한다. 오롯이 경남의 해역이다. 그런데도 부산시가 부산항만공사(BPA)를 설립해 부산항 신항을 관리하는 것처럼, 덥적대려 한다. 제2 신항의 항만관리는 경남도와 창원시가 직접 관리하는 방안과 별도 기관을 설립해 관리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부산시의 공동운영 제의는 언어도단이다.

 15~16세기부터 시작된 대항해 시대 이후, 세계는 다시 찾아온 해양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는 바다는 자원의 보고이자 환경오염문제, 물 부족 문제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1994년 UN에서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200해리로 확대한 이후, 선진국들은 바다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앞다퉈 진취적인 해양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중국과 일본에서도 조선 산업, 남북한 평화를 기반으로 한 물류산업, 해양과학기술, 해양영토, 해양관광 등 복잡다단한 분야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새로운 해양시대에 세계 물류의 중심지인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경남은 남해안의 자연을 활용한 1차원적인 관광활성화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새로운 국제여건 변화, 지구적인 기후여건 변화, 남북한 협력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바람직한 해양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지리적, 경제적으로 천혜의 조건을 활용한 해양분야 발전 방안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민선 7기가 시작된 이후 김경수 지사는 신년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부터 항만, 남부내륙고속철도, 신공항 등 교통 인프라를 연계한 고부가가치 물류가공 산업 육성을 선언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자원개발, 기후변화, 해양오염에 대한 대처를 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물류분야에 집중한 것은 남북관계 변화와 국제여건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경남도의 계획은 진해 유치가 확정돼 있지만 발표가 보류돼 있는 ‘제2 신항’을 통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물류 중심지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의 연장선상에서 진해 제덕에 ‘동북아 물류 연구개발(R&D) 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시대 경남 물류산업 발전 방안, 융복합 스마트 물류단지 조성 방안, 동남권 국제자유 물류도시 개발 등에 대해서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 앞으로의 진행방향이 관심을 받고 있다. 지역의 기계산업, 조선산업, 자동차부품산업, 원전산업이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자동화, 정보통신기술 등을 접목한 스마트 물류를 통한 해양시대 개척은 경남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경남 주도의 항만관리도 필요하다.

 부산시가 부산항만공사(BPA)를 설립해 부산항 신항을 관리하는 것처럼, 제2 신항의 항만관리는 경남도와 창원시가 직접 관리하는 방안과 별도의 기관을 설립해 관리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야 할 단계이다. 부산항만공사(BPA)가 제2 신항의 관리를 맡게 되면, 경남의 물류산업 기반을 부산시의 기관이 담당하게 된다. 결국 부산시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항만관리가 흘러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미 부산시는 해양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부산시 주도로 ‘해양 자치권 확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다소 늦었지만, 경남도에서도 경남발전연구원을 통해 항만ㆍ철도ㆍ항공ㆍ물류 등 각계 전문가로 자문단을 구성해 경남 중심의 항만 재편에 따른 물류산업 발전에 대한 비전과 실현 가능한 방안을 마련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시작은 늦었지만, 앞선 사례들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방향을 제대로 잡고 착오 없이 실행해 간다면 지금도 결코 늦지 않다. 17세기 대항해 시대를 열어 유럽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든 네덜란드와 영국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제치고 세계의 해양을 주름잡았다. 앞선 두 나라가 손쉬운 교역과 자원착취에만 열중해 제대로 된 경제체계와 군사체계를 갖추지 못한 탓에 네덜란드는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상선단을 구성해 바다를 뒤덮으며 금융업을 발전시켰고, 영국은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고 해군력을 증강해 대서양의 패권을 잡았다. 그러면서 유럽의 해상 교역권은 네덜란드가 해상 군사권은 영국이 가졌다. 이제 경남도는 해양시대를 맞아 최적화된 항만과 철도, 공항을 연계한 물류산업 발전 방안을 구체화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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