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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축제를 지역산업으로 발전시켜야
계절 축제를 지역산업으로 발전시켜야
  • 임채용 기자
  • 승인 2019.04.14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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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용 지방자치부 본부장
임채용 지방자치부 본부장

 3~4월 축제로 여심을 사로잡던 양산 원동매화축제가 지역 매실 농업이 내리막길에 들어서면서 지속적인 축제 개최에 차질 우려를 낳고 있다.

 양산원동매실축제는 봄의 전령사인 매화꽃을 주제로 한 축제로 오지인 원동면을 알리고 지역농업인 매실 농가를 살리는 효자로 등극했다. 해마다 3~4월이면 흐드러지게 핀 매화꽃에 취한 상춘객들의 나들이로 원동 가는 길은 북새통을 이뤘다.

 매화꽃은 벚꽃과 함께 봄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사군자 `매란국죽` 중 춘하추동의 순서에서도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꽃으로 나오는 매화는 그 이름만으로도 절개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매화꽃을 피우는 매실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나무로 매화나무라고도 한다. 꽃은 3~4월에 잎이 나기 전에 피고, 열매는 6~7월에 동그랗게 익는다. 열매는 매실이라고 부른다. 주로 경남과 전남 등 남부지방에서 재배되는데 경남에서는 양산과 하동, 전남에서는 광양시가 유명하다. 꽃을 강조하면 매화나무, 열매를 강조하면 매실나무로 불리는 정말 장점이 많은 과실나무이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 중의 하나인 매화꽃은 그 위에 눈이 내리면 설중매, 달 밝은 밤에 보면 월매, 옥같이 곱다고 해서 옥매, 향기를 강조하면 매향으로 불린다. 옛날부터 선비들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며 사랑을 받아왔던 매화와 매실은 우리 삶에 있어 고고한 정신과 든든하게 속을 채울 수 있는 차향을 품은 아름다운 나무이다. 이런 매화와 매실을 지역관광과 지역먹거리 산업으로 승화시킨 것이 매화축제이다.

 물론 가을 수확기에는 매실 축제가 펼쳐지면서 봄의 아름다운 꽃에 이어 매실차와 매실 국수 등 친환경 먹거리 축제로도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양산원동매화축제가 수확량 감소에다 판로개척이 어려워 매실 산업 자체가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달 초 양산시 원동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매실농업 바른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임정섭 양산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과 문란주 양산시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과장 등 공무원과 원동지역 매실 농가 농민들이 참석했다. 참석한 농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매실 판로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매실 농가의 소득 확대방안을 찾고자 했으나 현실은 막막했다.

 매실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원동이지만 최근 들어 생산이 급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실 생산량이 많이 늘어난 데 비해 수요가 점점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없어 매실 농사 포기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육지책으로 농민들은 최소한의 수요확보를 위해 양산시가 매실 수매를 요구했다. 또 원동지역 매실 농가는 대부분 70대 고령으로 가지치기 등 일할 사람이 없어 노동력 지원도 요구했다.

 농민들은 수확기만이라도 자원봉사나 유료인력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양산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범 농가를 지정해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며 매화 축제 때 매실엑기스 등 매실 제품과 교환기능을 담은 순환 버스 입장권을 만들어 구매하도록 해 교통난과 주차난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기했다.

 매화 축제를 위해 둘레길을 조성해야 한다는 건의도 내놓았다.

 계절 축제가 가지고 있는 한계성은 비단 양산만이 아니다. 예고 없는 천재지변과 기후환경 변화 그리고 사회여건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계절 축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 원동매화축제 역시 이들 장애 요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매화나무를 가꾸는 일에서부터 또 수확한 매실의 판로 등 시장성이 매실 산업을 위협하는 요소이다.

 꽃을 즐기는 상춘객으로서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기가 힘들 수 있다. 이 또한 농가나 지자체에서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

 계절 축제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국내에는 다양한 계절 축제가 있다. 서울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 창원 진동 미더덕 축제, 양산 원동과 삼수 미나리 축제, 부산 철마와 언양 봉게 한우 축제, 유채꽃 축제 등 꽃과 먹거리를 주제로 한 축제가 우리를 유혹한다. 축제는 즐길 거리와 함께 먹거리가 있어야 묘미가 있다.

 먹거리가 우리의 농산물이라면 더욱 의미가 있다. 볼거리와 먹거리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양산의 대표 봄축제인 원동매화축제를 지켜내려면 지금부터라도 규모의 경제로 변해야 한다. 매화나 매실을 농촌 마을의 축제로만 두지 말고 매실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개발을 통한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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