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높이는 ‘마이 스토리 쇼’
자존감을 높이는 ‘마이 스토리 쇼’
  • 추소영
  • 승인 2019.04.0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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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소영 산해정인성문화진흥회 교육위원, 푸드컨설턴트

추소영
산해정인성문화진흥회 교육위원, 푸드컨설턴트

 “우리 딸 이번에 경찰 시험 합격했어.”, “우리 남편 다음 달에 승진해.”

 좋은 소식이고, 지인들 간에 서로 축하해주는 이야기 주제이다.

 “우리 팀장님 진짜 이상해. 자기 피곤하다고 아침 인사도 안 나누고 쌩 지나가는 거 있지.”, “B랑 D랑 절친이라더니 어제 싸워서 이제 아는 척도 안 한다더라.”

 썩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들 듣게 되는 내용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내용의 긍정과 부정성을 떠나 일상에서 나누게 되는 소소한 이야기라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놓쳐선 안 될 중요한 공통점은 바로 나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UPI라는 미국의 한 통신사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 성인이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어휘 개수는 무려 4만 2천개라고 한다. ‘어휘’ 자체의 개수인 만큼 한국어의 경우에 대입해도 수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듣게 되는 소식들을 떠올려보면, 이 무수한 어휘로 우리가 하는 이야기의 대부분이 혹 내가 아닌 남에 대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허남철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비 오는 산해정에서’의 출간기념회가 있었던 지난달 마지막 금요일, 나는 ‘My-Story Show’를 맡아 무대에 섰다. 산해정과 남명 조식 선생의 경의사상에 대한 소개를 바탕으로, 내가 나의 자리에서 생각하고 느끼는 바는 무엇인지 공유하는 자리였다.

 남명 조식 선생은 평생을 학자로서 연구하고 스승으로서 제자 양성에 힘썼는데, 항시 알리고 가르치고자 했던 사상이 바로 ‘경의사상’이었다. ‘경’은 내적 수양을 통해 마음을 밝고 올바르게 해 근본을 세우는 것이고, ‘의’는 경을 바탕으로 해 일을 대처함에 있어 결단력 있게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식 선생이 두 개의 작은 쇠방울인 ‘성성자’와 경의사상을 의미하는 문장을 새긴 ‘경의검’을 품고 다녔듯, 안으로는 마음을 밝히고 밖으로는 행동하는 것이 ‘경’과 ‘의’를 새기고 또한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대학원에서 공공가치론 수업을 듣고 있는데, 얼마 전 교수님께서 개인의 가치가 공적가치화 되는 경우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하셨다. 이때 나에게 떠오른 예시는 전기와 물 등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을 아껴 쓰는 마음, 소유권자에 상관없이 공공 시설물을 깨끗하게 사용하는 태도 등 개인의 가치관과 행동력에 관한 것이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의 것뿐만 아니라 남의 것과 모두의 것을 똑같이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면 개인의 가치가 공적가치화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조식 선생께서 말씀하신 경의사상을 현대 사회에서도 실천하게 되는 것과 다름없기도 하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또한 내가 배우고 깨달은 바를 만나게 되는 청소년들에게도 알려주고 그 아이들이 또 스스로 경의사상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인생에 대입해보길 기대해본다.

 사실 나의 이야기는 정말이지 내 가까이, 내 속에 있는 것이다. 다만 우리가 이를 들여다보길 어려워하고 꺼려하는 것은 아닐까? 반드시 진중하고 교훈적이어야만 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남에게 가지는 관심만큼 나에게도 관심을 가진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고, 어디에서나 당당한 자신감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이야기도, 그녀의 이야기도, 친구의 이야기도, 옆집 이웃의 이야기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나의 이야기를 하나 둘 펼쳐나가다 보면, 어느 날 그간 몰랐던 내면의 나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흐뭇한 미소와 함께 자존감이 높아진 자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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