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5:12 (목)
산이 되고 구름이 되는데
산이 되고 구름이 되는데
  • 강준철
  • 승인 2019.04.07 2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준철
강준철

스님은 산 속으로 산 속으로 멀리 멀리 도망 가

산이 되고

높이 더 높이 올라 구름이 되려는데

세상이 옷자락을 잡고 자꾸만 따라 오네

더 높이, 더 깊이, 더 멀리

달아나리라

아, 얼마나 더 멀리 도망가면 따라오지 못할까

스님은 날마다 도망가는 방법을 참구하였네

그러나 그만큼 치맛자락도 따라왔네

나무들은 무설無說을 가르치고

까마귀 떼 가을 하늘에 진공眞空을 그리는데

법당 안에 엎드린 노스님, 무슨 기도하는가

처마 끝 풍경소리에

적요는 빛나고

범종은 울어울어

우주를 흔드는데

평설

 마치 정중동(靜中動)을 느끼듯 고요한 산사에서 정진하는 수좌를 보는 것 같다. 정전을 벗어나 심오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메타시대임을 반영하는 사회학적 시를 투영시킨 것이 아름답다. <안태봉 시인>

시인약력

ㆍ2003년 계간 ‘미네르바’ 봄 호 등단

ㆍ문학박사

ㆍ시와 인식 동인 회장

ㆍ우리말글사랑행동본부 회장

ㆍ현 계간 ‘부산시단’ 주간

ㆍ시집 ‘바다의 손’ 외 다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