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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전통과 역사성 무관한 축제 정비 필요
지역 전통과 역사성 무관한 축제 정비 필요
  • 경남매일
  • 승인 2019.04.0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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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 등 전국 지자체가 지난해 개최한 전시성 행사와 축제 472건 중 단 4건만 흑자로 기록됐다. 경남도에서 개최한 축제도 51건 중 본전치기한 2건 외는 모두 적자로 나타났다. 민선지방자치제가 실시된 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지방 축제가 지자체장의 치적 쌓기와 생색내기 행사로 변질되고 있는 것 같다. 지역 문화예술계와 사회단체가 주관하는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그 지역의 전통이나 역사성과 무관한 특색 없는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중복 개최되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봄은 꽃 축제, 여름은 캠핑축제, 가을은 국화나 단풍축제, 겨울은 얼음축제 식으로 천편일률적이다. 일본의 마츠리, 유럽의 맥주축제와 포도주 축제, 남미 브라질의 삼바카니발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우리나라도 전통 깊은 지방축제가 많다. 경남의 경우 진주 개천예술제, 통영 한산대첩, 진해 군항제 등 경남의 역사 깊은 전통축제는 그 지역 고유의 정체성 확립과 호국정신을 계승발전 시킨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한 지방축제다. 그러나 철 따라 지천으로 피는 꽃을 테마로 하는 축제는 전국적 현상이라 식상하다. 기념비적인 문학작품이나 역사적 배경 없이 축제라는 이름으로 판을 벌여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만 축낼 뿐이다. 물론 지역민들이 자생적으로 하는 축제행사를 정비하라는 뜻이 아니다. 굳이 지자체가 관여해 예산을 낭비하는 전시성 행사는 지양돼야 한다. 그 대신 축제 하나라도 제대로 기획된 기념비적인 전통축제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유휴농지 몇 천 평을 활용해 꽃밭을 조성하고, 가로수 몇 천 그루 심어 꽃길을 조성해 놓고 축제라는 간판을 내걸면 전국은 온통 축제 천국이 될 것이다. 굳이 지자체에서 행사예산을 지원해서 잔치판을 벌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역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문화ㆍ복지행정을 펼치는 것이 자치행정의 요체다. 농어촌 인구의 급감으로 50년 내에 지자체 30%가 소멸 될 것이라는 인구추계를 보더라도 굿판에 정신 줄을 놓을 때가 아니다. 아기 울음소리가 그친 적막한 농어촌에 도시 사람들의 유턴이 줄을 잇도록 자치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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