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3보선 도민들 녹록지 않았고 분노했다
4ㆍ3보선 도민들 녹록지 않았고 분노했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04.07 2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부동산 투기 등 문제에 끓는 민심

숙원사업 해결도 먹히지 않아


탈원전 등 경제난에 민심 등 돌려

정치권 심판한 높은 투표율

개표 후 마음대로 ‘세평’에 뿔나



 # 선거 민심은 언제나 절묘하다. 경남의 보선결과는 불과 몇 개월 만에 이 정도로 민심이 물결칠 줄이야 어느 누가 알았겠냐만, 민주당이 지난해 6ㆍ13지방선거 때 경남지사와 보궐선거 지역 시장군수를 싹쓸이한 전례를 감안한다면, 상전벽해(桑田碧海)나 다를 바 없다. 불과 9개월 만에 민심의 파도가 급변한 것이다. ‘진보정치 1번지’로 꼽히던 창원 성산은 민주당ㆍ정의당이 단일후보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504표 차로 겨우 승리했고, 민주당이 총력전을 펼친 통영ㆍ고성에서는 24% 포인트 차로 대패했다.

 하지만, 보선에서 표출된 도민 뜻과는 달리, ‘찌질이’들의 ‘입맛대로 세평’은 도민을 분노케 했다. ‘찌질이’가 도민 맘을 어찌 알겠냐만….

 # ‘범여권이 뭐고, 여당이면 여당이고 야당이면 야당이지’. 4ㆍ3보선이 끝난 후 술자리에서 엿들은 얘기다.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반대한 민중당의 당원인지 아니면 한국당 지지자인지는 알 수 없지만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화에 대한 도민들의 정서는 결단코 범여권에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4ㆍ3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외견상 무승부로 보인다. 창원 성산에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가, 통영ㆍ고성에선 자유한국당 후보가 각각 승리하며 국회 의석 한 석씩 나눠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민주당의 완패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경남에 국한된 보궐선거여서 전국적 민심을 온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정치권에 던지는 시사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 그리고 확 달라졌다. 도민들의 50년 숙원이란 남부내륙철도 예비타당면제와 조기착공, 현안에 대한 예산투입 약속도 도민들에게 먹혀들지 않았다. 남부내륙철도 끝자락인 고성과 통영은 철도개설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관광산업의 활성화 등 집권 여당으로서는 다목적 프리미엄을 기대한 게 사실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선거 때 이슈가 되지 못했다. 선거 때면 집권 여당이 한몫 보려 든 SOC사업, 해결이란 구호는 과거사였고 ‘예산폭탄’으로 불리는 집권여당의 지원정책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또 고용위기지역 지정 연장 약속에도 시큰둥했다. 도민들은 변했는데 정치인들만 변하지 않는 것이 확연하게 느낄 정도였다. 우리만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듯한 ‘힘 있는 여당’이라는 말, 그 자체도 싫어하는 분위기였다. 변하지 않은 것은 정치인들의 헛발질일 뿐, 경남도민들의 눈높이가 확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민주당은 지난해 6ㆍ13지방선거에서는 경남지사, 창원시장, 통영시장, 고성군수를 모두 가져갔으나, 이번에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출생지이고 김경수 경남지사의 정치적 근거지라는 점에서 민주당에 선거 결과는 더 뼈아플 것이다. 4ㆍ3보선은 결과만큼 눈여겨봐야 할 게 투표율이다. 지금까지 재ㆍ보선 투표율은 보통 30%대였다. 그런데 창원 성산, 통영ㆍ고성의 투표율은 공교롭게 똑같이 51.2%였다. 총선이나 전국 지방선거와 함께 재ㆍ보선을 치른 경우를 제외하곤 역대 최고였다. 역대로 유권자들이 ‘심판’하러 나올 때 투표율은 급상승했다. 보궐선거 투표율이 50%를 넘긴, 투표 열기(熱氣)가 분노표출로 읽히는 경우다.

 # 민심이 이처럼 민주당에 싸늘해진 이유는 뭘까. 탈원전 정책은 순환 휴직이 이어지는 등 경남 소재 관련 업계가 벼랑에 내몰렸고 제조업 메카 경남은 민주당 집권 이후 경제는 곤두박질쳤고, 안보문제, 또 ‘내로남불’이란 말로 대변되는 집권세력의 도덕성도 땅에 떨어졌다. 이 정권은 기회 있을 때마다 정의와 도덕이 마치 자신들의 전유물인 듯했지만, 전 청와대 대변인이나 장관 후보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국민을 실망시켰고, 그들의 후안무치한 해명은 성난 민심에 불을 붙였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택정책 담당 장관이 집 3채인 게 “뭐가 문제냐”는 국민소통수석의 헛발질 등 겹친 악재로 민심의 파도가 급격하게 방향이 바뀐 도민의 메시지는 간단치 않다.

 도민들은 정부와 민주당에 오만과 독선적 국정운영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한국당에게도 1대 1이란 결과를 통해 여권의 실정에 기대 반사이익을 얻는 것만으로는 제1당이 될 수 없다는 교훈을 보냈다. 만약, 선거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에선 엄중한 도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다. ‘성난 민심은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君舟民水(군주민수)’란 사자성어를 명심 또 명심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