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일미 복요리 전문점] 다채로운 복요리 ‘죽음과도 바꿀 맛’에 빠지다
[김해 일미 복요리 전문점] 다채로운 복요리 ‘죽음과도 바꿀 맛’에 빠지다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9.04.04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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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서 셰프의 맛집 릴레이
② 김해 일미 복요리 전문점

34년 복요리 최고장인 장영환 대표
전국 돌며 본연의 맛 유지토록 연구
해장 필요할 땐 복어국 한 사발 특효

술안주로 수육ㆍ불고기ㆍ회 다채로워
외식중앙회 김해지부장 맡아 헌신

 

서 셰프의 한숟가락
 “34년 동안 한결같은 밝은 표정으로 음식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 춘하추동 자연 그대로의 복요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입니다.”

서 셰프는 누구?
 60여 가지 식재료를 직접 재배해 500가지 음식을 요리하는 서충성 셰프. 지금은 창원 동읍에서 식탁위에텃밭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매주 지면을 통해 주변 맛집을 소개할 예정이다.



 #. 그는 퇴근 후 소주잔을 기울였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새벽 5시. 고주망태가 된 그는 날이 밝자 비틀거리며 어디론가 걸어갔다. 목적지는 아침 일찍 문을 연 복요리 집. 그곳에서 복어국 한 그릇을 뚝딱한 그는 멀쩡히 출근했다.

 회사 동료의 믿지 못할 실담을 들으며 김해 삼정동에 위치한 ‘일미복요리전문점’에 도착했다. 김해동부소방서와 접하고 있어 지나가다가도 쉽게 눈에 보이는 곳이다. 술은 마실 수 없지만 맑은 복국(복지리)을 맛보며 동료의 주장에 간접적이나 마나 팩트 체크해 볼까 싶다.

 

밀복과 싱싱한 야채, 버섯 등을 육수에 살짝 데친 밀복 수육은 복어 특유의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밀복과 싱싱한 야채, 버섯 등을 육수에 살짝 데친 밀복 수육은 복어 특유의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미복요리전문점에서는 은복, 밀복, 까치복, 참복(자주복) 등 4종류의 복어로 요리를 한다. 뒤로 갈수록 최고급 복어로 취급한다. 장영환 대표(69)는 마산, 부산, 거제에서 국내산 복어를 공수해 온다. 그는 직접 경매장을 찾아 500g 이상의 질 좋은 복을 선별해 구매한다.

 

34년째 일미복집을 운영 중인 장영환 대표(왼쪽)와 배순정 여사.
34년째 일미복집을 운영 중인 장영환 대표(왼쪽)와 배순정 여사.
특별 관리하는 육수를 이용해 만든 복어국은 해장에 특효다.
특별 관리하는 육수를 이용해 만든 복어국은 해장에 특효다.

 장 대표는 34년 전 김해시 부원동의 새벽시장 근처에서 일미복요리전문점을 개점했다. 이후 이곳 삼정동으로 옮겨와 계속해서 복요리를 해오고 있다. 30여 년간 복요리 한길만 걸어온 그의 말속에는 전문성이 담겨 있었다.

 “복어는 독이 있어 요리하기 까다로운 재료입니다. 자격증이 있다 해도 노하우와 실력이 없으면 손님들이 독의 부작용을 겪기도 합니다. 복어는 내장과 눈 등이 터지지 않도록 잘 손질해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복어는 맹독 ‘테트로도톡신’으로 유명하다. 장 대표의 말에 따르면 독성은 청산가리의 10배에 달하며, 물에 녹지 않고 열에 강해 조리가 까다롭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복어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따로 두고 복어 전문점을 개점할 때도 허가를 받도록 관리하고 있다.

배순정 여사가 살아있는 국내산 복어를 잡아 보여주고 있다.
배순정 여사가 살아있는 국내산 복어를 잡아 보여주고 있다.

 복어기능사는 일명 ‘복고시’로 불릴 정도로 불합격자가 많은 자격증이다. 장 대표는 80년대 자격증을 획득한 후 서울, 전라도, 제주도 등지에 찾아가 다양한 복요리를 연구했다. 일본 평강까지 가서 복요리 연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요리로 밀복 수육을 추천했다. 밀복과 싱싱한 야채, 버섯 등을 육수에 살짝 데친 요리로 복어 특유의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테이블에는 수육과 함께 복껍질무침, 계란말이 등 밑반찬이 제공됐다.

 복어는 술과 떼어놓을 수 없다고 한다. 복어국은 술꾼들 사이에서 최고의 해장요리로 불리고 회와 수육 등은 최고급 안주로 평가받는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복어 지느러미를 재료 삼아 만든 술(히레사케)도 있다.

 최고급 안주답게 밀복 수육은 부드러운 복어살과 쫄깃한 껍질이 함께 어울려 ‘씹는 맛’이 좋았다. 주변의 밑반찬과 장 대표가 직접 만든 소스는 담백함의 깊이를 더했다.

 복어는 본래 쫄깃하지만 무미 무취한 맛이 난다.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자 다른 횟감에 비해 요리 방법이 다양해졌다. 맑은국(지리), 매운탕, 샤부샤부, 수육, 찜, 튀김, 복껍질 초회, 불고기, 회 등이 있는데 일미복요리전문점에서는 이들 모두를 요리한다. 심지어 여름철에는 복껍질과 한치를 비벼 만든 복껍질한치물회를 판매하기도 한다.

복어 회
복어 회

이 중 두툼한 살만 골라 튀긴 복튀김은 순살 치킨과 비슷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복어불고기는 특별 양념을 버무려 식감을 살리면서 양념의 담백하면서 구수한 맛을 강조한 요리로 인기다.

 복어회는 중국 북송 시대 시인인 소동파가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복어회에 일가견이 있다. 복어회는 접시 바닥이 보일 정도로 얇게 썰어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장 대표의 칼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회마다 씹다 보면 미세한 단맛이 나는데 복어는 이 단맛을 느끼기에 탁월하다. 팁을 준다면 초장을 피하고 야채와 소량의 고추냉이와 함께 먹자. 향이 강한 초장은 복어회 특유의 맛을 감춰버린다. 다만, 복어회는 참복(자주복)으로만 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이긴 하다.

 장 대표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듣다 보니 어느덧 복어국 한 뚝배기가 나왔다. 복어국은 일미복요리전문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복어국은 복어 뼈와 마늘, 대파, 무, 당근 등 채소를 한때 넣어 우려낸 육수가 핵심이다. 이곳은 좋은 육수를 위해 물도 일반 수돗물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한결같이 자연의 맛을 담아내는 일미복요리전문점 식당 전경.
한결같이 자연의 맛을 담아내는 일미복요리전문점 식당 전경.

 복어국은 팽이버섯과 미나리 등 야채가 함께 어울려 나왔다. 아래쪽에 숨어있던 복어는 살이 꽤 두툼하다. 복어국에 식초를 넣고 국물 한 숟가락을 마셨다. 동료의 이야기가 과장된 허풍은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애주가 아저씨 같은 표현으로 복어국은 시원했다. 꼭 해장 때문이 아니라도 기력 회복에 좋을 것 같다. 부담 없는 맛. 자연 본연의 맛을 지키고자 한 노력이 국에서 느껴졌다.


 장 대표는 한국외식업중앙회 경남도지회 김해시지부장을 10년째 맡고 있다. 현재 임기는 2년 남은 상황이다. 김해에서만 5천500 업소가 회원으로 있는데 언제나 가족처럼 걱정하고 관리해 준다. 세금 신고, 식자재 구매, 노무관계 등 관련 정보를 제공은 물론 걱정거리를 듣고 고민도 함께 나누고 있다.

 그는 과거 직물공장을 하다 아내인 배순정 여사(68)와 함께 복요리 식당을 시작했다. 장사가 안될 때도 서로 의지하며 조리기술에 깊이를 더했다. 두 부부는 지금도 시종일관 함께 김해 복요리의 역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여기는 일미복요리전문점이다.

 김해시 김해대로2511번길 4. 055-333-5600. △은복 지리, 탕 1만 원 △밀복 수육 中 5만 원, 大 6만 원 △까치불고기 2만 원 △참복회요리 풀코스 10만 원.

 도움 : 인제대학교 경영대학원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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