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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리당략 없이 관문공항 건설 힘 모아야
당리당략 없이 관문공항 건설 힘 모아야
  • 김중걸 기자
  • 승인 2019.04.0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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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부산취재본부장ㆍ부국장
김중걸 부산취재본부장ㆍ부국장

 부산시의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대한 연모는 참으로 처연하다.

 구정권, 신정권 할 것 없이 유치를 노래하던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끊임없는 반목과 갈등의 연속으로 17여 년째 안개 속이다.

 지난 2002년 김해 돗대산 중국 민항기 충돌 사고를 계기로 대두된 안전한 관문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염원은 지역 간 갈등에다 정치권의 가세로 혼란과 혼돈, 누더기로 변질됐다.

 되돌아보면 관문공항 건설이 국가기반시설 확충이라는 본연의 뜻과는 다르게 선거 등 정치 전략적 산물로 변화하면서 오늘날 이같은 첨예한 갈등과 분열이 만연되고 있다.

 과거 수요와 공급 등 상식적인 정책적 판단에서 벗어나 정치적인 입김 등으로 무분별하게 지방공항 건설이 이뤄지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탄을 받았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파리만 날리던 일부 지방공항은 폐쇄되거나 항공 훈련장으로 변모하기도 했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역대 정권 때부터 이어져 오던 지역 사업이자 국가적 대업이다. 특히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주축이 되고 있는 부산시는 관문공항 건설에 시정을 집중하고 사활을 다하고 있다. 과거 정권에 몸담았던 부산시의 전임 시장들은 동남권 관문공항 부지로 `가덕도`를 주창해왔다.

 부산시는 `가덕도`에 동남권 관문공항을 건설해 인천 영종도의 공항 신화를 이어갈 포부를 가졌다. 그러나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어렵사리 한뜻을 모았던 부울경 시민들의 열망은 이웃한 대구시가 대구공항 통합이전이라는 새 국면과 정치권 개입으로 오늘날 갈등과 표류가 재연되고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라는 국가기반시설 확충 정책적 과제를 여론에 떠맡겨버리면서 정부의 책무와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

 김해국제공항은 김포국제공항과 닮은 꼴이다. 내륙공항인 이들 공항은 소음피해와 인구 밀집 지역으로 인해 확장이 불가능하고 24시간 운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해국제공항은 확장이 가능하나 돗대산과 고속도로로 인해 활주로 배치에 애로가 많다. 특히 김해국제공항은 김해신공항이 들어서지 않더라도 10년 후인 2028년 김해지역의 항공기 소음 피해면적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돼 주민 항공기 소음피해 문제는 24시간 운영 불가 등 앞으로 두고두고 공항 운영에 발목을 잡고 최대 걸림돌이 된다.

 이 같은 분석은 부산지방항공청이 지난달 28일 김해시 불암동행정복지센터에서 김해공항 항공기 소음 영향도 조사용역 주민설명회에서 밝혔다. 여기에다 김해국제공항 등 국내 공항들은 커퓨타임(야간운항 통제시간)으로 야간시간대에 운항을 할 수 없어 24시간 운영하는 인천공항으로 날아가 심야 착륙을 해야 하는 불편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벽녘 김해국제공항 상공에는 커퓨 타임으로 착륙을 하지 못한 항공기들이 선회하면서 승객들에게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등 불편을 줘 국제공항의 면모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김해국제공항은 대한민국 공군 공중기동비행단이 주둔하고 있는 군과 민의 공용 공항이다. 유사시 민간 항공기의 이착륙이 제한되는 등 효율적인 공항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이유는 차고 넘친다고 할 수 있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지역적ㆍ정치적 논리가 아닌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안전한 공항 건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는 김해는 물론 부울경의 김해신공항 폐기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수용해야 한다. 확장에 지나지 않은 김해신공항 건설 추진을 철회해 김해시민에게 더 이상의 소음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

 지난날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한뜻을 냈던 여야 정치권도 이제는 당리당략이 아닌 진정한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제대로 된 24시간 운영 가능한 관문공항 건설에 힘을 모아야 한다. 부산시의 관문공항연가가 짝사랑에 그치지 않도록 정치권은 표리부동하지 말고 시종일관하거나 시종여일하는 강건한 기상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

 동남권 관문공항은 예전 한때 국내 유일의 임시국제공항이었던 수영공항의 옛 영화와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는 명실상부한 관문공항으로 건설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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