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5:39 (금)
신어중학교와 함께한 부모교육
신어중학교와 함께한 부모교육
  • 김성곤
  • 승인 2019.04.0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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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김성곤 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2주에 한 번 경남매일에 칼럼을 쓰고 있는데 지난주는 수잔 포워드 박사의 ‘흔들리는 부모’를 주제로 글을 썼었는데 며칠 후 신문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신어중학교 교장선생님께서 칼럼을 보시고 전화하셨고 2019년 학부모 초청의 날 부모교육 강의를 의뢰해 오셨다고 한다. 내가 쓰는 글을 누가 읽기나 할까?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연락이 오니 반갑기도 하고 한편 떨리기도 했다. 미리 학교를 방문해 교육 장소와 세부사항들을 확인했고 드디어 3월 28일 저녁 부모교육이 시작됐다. 다행히 학부모님께서 많이 참석하셔서 학교 강당을 가득 채우셨고 ‘자기중심적인 아이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교육이 진행됐다. 대부분 어머니가 참석하셨는데 각 가정에서 어머니들께서 주로 교육을 담당하고 계신다는 것을 실감 할 수 있었다.

 5세부터 싹트기 시작한 사회성은 10세까지 자기중심성을 보이는데 이후 사회성이 제대로 발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1960년대 심리학자 반두라는 보보 인형 실험을 통해 관찰학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데,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모델을 본 아동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1961년 진행된 첫 번째 실험은 평균 4세의 남자 아동 36명, 여자 아동 3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때 아동들은 3개 집단으로 나뉘어 10분간 실험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첫 번째 집단은 보보 인형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성인 모델을 보며 놀이를 하고, 두 번째 집단은 어떤 공격적인 행동도 하지 않는 성인 모델과, 마지막 집단은 성인 모델 없이 아동만 놀이를 하도록 통제됐다. 그 결과 공격적인 모델을 관찰한 집단이 나머지 두 집단에 비해 더욱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고, 성인 모델이 보보 인형을 다뤘던 방식이나 괴성을 지르는 행동까지 모방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로웰 후스만(Rowell Huesmann)이 시행한 연구 결과도 아동기에 폭력적인 장면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성인기가 돼서도 폭력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자녀에게 부모는 거울이다. 나눠야 할 상대에게 적대감을 갖지 않게 하는 것과 나누면 즐겁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솔선해야 하므로 자녀의 바른 사회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나의 시어머니는 사랑이 많으신 분이다. 이북에서 아주 어릴 때 월남하셔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셨는데도 5남매를 착하게 잘 키우셨다. 장남며느리인 내가 결혼할 때 막내 시동생은 중3이었는데 나는 자녀 양육의 비법이 궁금해서 시댁에 갈 때면 어머니께서 자녀들을 대하시는 모습을 관찰했다. 시어머니께서는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항상 반갑게 맞아주시고 꼭 “수고했다”라는 말을 하셨다. “수고했다”라는 그 말에 5남매는 하루 종일 쌓였던 피로와 긴장을 풀고 참다운 쉼을 집에서 얻었으리라.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저녁이면 수고했다는 말을 꼭 전한다. 부모가 알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쉼을 얻기를 소망하며….

 아이들에게 나의 자녀로 태어나고 나에게 와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하면 어떨까? “진심은 수심 제로미터”라고 일본의 철학자는 말했다.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하자!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에게 수고했다 말하자! 너는 대단해! 라는 격려의 말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들은 나는 대단해! 라고 여기며 자아존중감이 높은 어른으로 성장한다. 우리가 무심히 한 말들이 아이들의 의욕을 꺾지는 않았는지? 따뜻한 말과 행동을 통해 아이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자녀를 소중한 인격체로 성장하게 하자.

 자녀교육은 부모가 함께해야 효과적이다. 아이들 교육에 아버지를 배제하지 말고 참여시키자. 어머니가 해야 잘 어울리는 역할이 있고 아버지가 해야 하는 역할이 이 있다. 바쁜 하루의 일과 속에서 서로 부부가 함께 의논하고 함께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도 좋은 선물이 된다. 이런 부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자신도 커서 따뜻하고 성실한 부모가 될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 종일 함께 있지 않아도 함께 있는 시간의 질이 중요한데 잠시 볼 때조차도 웃어주고 기다려주고 반겨주고 그러자! 자기중심적인 아이 뒤에는 자기중심적인 부모가 있다. 부모들이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타인을 배려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통해 아이들도 성숙한 사회성을 학습하게 된다. ‘흔들리는 부모’의 저자 수잔 포워드 박사 또한 “이 세상에 완전한 부모는 없다. 그렇다고 부모로서 자격이 없는가? 물론 그런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애정과 신뢰감이 있다면, 아이가 금세 비뚤어지는 일은 없다”라고 한다. 그렇다 우리는 불완전한 사람이고 불완전한 부모이다. 그러나 아이를 향한 기본적인 애정과 신뢰를 가지고 부모역할을 공부하고 노력해 아이들에게 따뜻한 부모가 되자! 신어중학교에서 부모교육은 나에게도 소중한 경험이 됐다. 열정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활동을 하시는 훌륭한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 그리고 부족한 강의를 귀 기울여 들어주신 훌륭한 부모님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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