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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군항제 일정 개화일 맞춰야
진해군항제 일정 개화일 맞춰야
  • 황철성 기자
  • 승인 2019.04.01 2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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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성 지방자치부 부장
황철성 지방자치부 부장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벚꽃 축제로 알려진 진해군항제가 벚꽃이 만발한 지난달 3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0일간 열리고 있다.

 벚꽃 축제는 예전과 달리 전국 각 지역에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 최대의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는 뒷북치는 축제로 변질되고 있다.

 이미 다른 지역에는 벚꽃 축제가 개막됐거나 끝이 난 지역이 늘어나면서 진해군항제 개막에는 평일 수준의 상춘객들이 찾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 여행사들이 봄꽃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진해군항제를 시작으로 봄 축제 흥행을 해 왔지만 이젠 그 틀이 깨진 것이다.

 진해군항제는 지난 1952년 4월 13일 한국 최초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북원 로터리에 세우고 추모제를 거행해 온 것이 계기가 됐다.

 해가 거듭될수록 행사의 규모와 내용이 점점 커지고 발전함에 따라 지난 1983년부터 이충무공호국정신선양회가 사단법인으로 발족돼 군항제 행사를 35여년 간 이끌어 왔다.

 진해군항제는 충무공의 숭고한 구국의 얼을 추모하고 향토문화예술을 진흥하는 본래의 취지를 살린 행사와 더불어 문화예술행사, 관람 행사, 팔도풍물시장 등을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봄 축제로 발전하게 됐다.

 이런 아름다운 축제가 지난 2010년 10월 진해와 마산, 창원이 통합되면서 원래의 취지가 변질돼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까지 매년 벚꽃이 개화하는 시기에 맞춰 3월 말과 4월 초에 걸쳐 행사가 개최됐으나, 통합 창원시가 2011년부터 4월 1일~10일까지 개최 날짜를 고정한 것이다.

 20여 년 전에는 벚꽃 개화 시기를 맞추기 위해 벚나무 밑에서 난로까지 피워 개막일을 조정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해지고 있다.

 통합 창원시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지난 2011년 제49회 진해군항제는 5억 5천만 원을 투입해 50여 종의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총 262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흥행에 성공했다고 시는 홍보했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군항제 개최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돼 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벚꽃 만개 시기는 개화일로부터 일주일 이후로 올해는 제주 서귀포에서 지난달 18일께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등 매년 개화일이 달라지고 있다.

 벚꽃은 제주도에서 개화를 시작해 진해군항제가 시작되면서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행사로 알려져 왔다.

 이에 전국 관광버스 및 여행사들이 10여 년 전에는 전국 봄 축제를 진해군항제 시작으로 관광객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결국 군항제가 1순위였지만 통합 이후 개최 일정이 못 박혀 있다 보니 축제 행사가 빠른 다른 지역 축제계획에 맞춰 관광객 모집에 나서 군항제를 찾는 상춘객들의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매년 일부 구민들과 축제위원회를 비롯한 팔도풍물시장 상인들이 수차례 일정 조정 변경을 시에 요청했으나 시 조례 때문에 변경이 불가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조례가 제정된 것은 없다고 한다.

 시 축제 담당은 "어떻게 해서 4월 1일로 고정돼 졌는지는 확실히 모르겠다"며 "시 조례로 제정된 것은 아니다. 개최 일정 변경 여론이 많지 않아 변경되는 건 싶지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는 올해 벚꽃 개화가 빨라진다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주요 벚꽃 명소에 관광객들의 편리를 위해 안내소와 화장실 등을 우선 배치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지만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됐는지는 알 수가 없다.

 진해구민들은 쓰레기 무단투기에 불법 주차, 차량 공회전, 노상 방뇨, 통근 및 통학 시간대의 교통체증 등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이후 시 문화관광국 내 실무담당 및 계장, 과장, 국장 등 매년 인사이동에 따른 전문성 결여가 결국 변화되지 않는 축제 행사로 변질된다는 우려로 보일 수밖에 없다. 전문성을 위한 진해군항축제위원회와의 원활한 업무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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