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22:20 (화)
“아이들 신뢰하고 기다리면 교육 효과 나타나지요”
“아이들 신뢰하고 기다리면 교육 효과 나타나지요”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9.03.3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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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하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안기학

20년간 ‘교육 머슴’ 마음 유지 봉사할 때 극한의 행복 느껴
‘정치 유혹’이 순수성 뺏지 못해 ‘학교는 오직 학교여야’ 믿음 확고
수남중ㆍ고 건립 위원장 보람 율하초 무지개학교 시스템 운영
학생 창의성 끌어내는데 초점 사회리더 키우는 바른 교육
대학교에서 벤치마킹 오기도

“초등학교 학교폭력에는 가해자ㆍ피해자 있을 수 없어 다음날 손 잡으면 화해돼 학부모 감정으로 번져 큰 문제가 될 때 안타까워”

“교육이 주는 행복 얻기 위해 앞으로도 변함없이 소임 주력”

 “20년 동안 학교운영위원장을 할 수 있었던 건 사사로운 욕심을 품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면서 ‘교육 머슴’이라는 마음을 늘 유지했지요.”

안기학 율하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은 “20년간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교육현장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에 매진했다”고 말한다.
안기학 율하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은 “20년간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교육현장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에 매진했다”고 말한다.

 안기학 율하초등학교 운영위원장(53)은 백년대계인 교육 분야에서 오랫동안 봉사하면서 행복을 일궈왔다.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안 운영위원장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천직이 영락없는 학교운영위원장직을 사명처럼 여기며 학교현장에서 미소를 심어왔다. 본인도 헷갈릴 때가 많다. 학교운영위원으로 봉사할 때 극한의 행복을 느끼는 건 분명하다.

 “정치인이 학교운영위원이나 위원장을 맡으면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힘들어요. 학교운영위원의 65%를 정치인이 메우고 있는 점은 어찌 보면 기형적인 형태라고 볼 수도 있어요. 정치인이 교육 현장을 자기 얼굴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한다면 교육을 도우는 힘이 되레 무기력해지지 않겠어요.” 안 운영위원장은 지금까지 많은 ‘유혹’을 받았다. 정치를 하라는 손길은 무한 봉사로 섬기는 안 운영위원장의 순수성을 빼앗지 못했다. 안 운영위원장에게 학교는 오직 학교여야 한다는 믿음이 확고하다. 다른 목적이 섞이면 학교의 희망이 퇴색한다고 여긴다.

 “초등학교에서 학교 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없어요. 친구끼리 싸우다 내일이면 다시 화해의 손을 잡을 수 있는데 소소한 아이의 문제가 부모의 감정으로 번져 문제 해결이 어려워지는 걸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안 위원장은 ‘교육은 언제나 아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지론이 꺾이고 학교현장에서 아이가 제3자가 되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안 운영위원장은 모든 아이를 자기 아이로 보면 의외로 문제 해결은 간단하다고 귀띔한다.

안기학 율하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이 교육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안기학 율하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이 교육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안 운영위원장은 요즘 선생님들을 볼 때 안타까운 시선을 거둘 수 없다. 그는 교육 현장에서 선생님의 설 자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을 때가 많다. 교육청에 선생님에 대한 민원이 들어와 민원 조사가 벌어지면 수업에 방해를 받는 경우가 있다. “교육 현장에 갑ㆍ을 관계가 있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고 말하는 안 운영위원장은 학부모들이 착각하는 한 가지를 덧붙였다. 자기 아이가 집에서 잘하는데 학교에서 영재로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교육의 보편성을 무너뜨리는 경우다.

 20년 동안 학교운영위원장을 하면서 ‘교육이 무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그는 “교육은 기다림이고 사랑이고 베풂이다”고 말한다. “아이를 신뢰하고 기다려 주면 교육의 효과는 드러나기 마련이지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깔고 가르치면 아이들 속에 있는 가능성을 끄집어낼 수가 있지요. 교육은 베풂을 체득시키는 가장 훌륭한 도구입니다.”

안기학 율하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이 교육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안기학 율하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이 교육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안 운영위원장은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학교의 중간에서 소통의 한 축을 맡아서 드러내지 않고 섬긴다. 행복을 만드는 성스러운 작업인 교육은 교육기관 간에 물 흐르듯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서 큰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그는 교육을 목적에 두고 기관 간에 다툼이 일고 때로는 힘 싸움이 벌어지는 주객이 전도된 경우를 목격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운영위원장은 교육현장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역할을 감당하면서 교육의 바른 목표를 캐내야 한다는 안 운영위원장은 “교육의 보조 역할 하는 사람은 공기처럼 소중해서 없으면 안 되고 있어도 고마움을 모르는 존재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오랫동안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율하 수남중ㆍ수남고 건립추진위원장을 맡아 학교 건립에 디딤돌을 둔 데 두고 있다. 2016년, 2017년 각각 개교한 두 학교는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피교육자 우선 정책이 먹혀 조기에 성사됐고 안 운영위원장이 산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율하초등학교 가족과 함께하는 등반대회 기념사진.
율하초등학교 가족과 함께하는 등반대회 기념사진.

 안 위원장이 돌보는 율하초등학교는 배움이 즐거운 무지개학교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율하초등학교는 대한민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와 학교자율화 최우수학교에 선정됐다. 2010년 3월에 개교한 후 2013년부터 무지개학교 교육시스템을 운영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선생님이 아이를 가르치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교육에 집중한다. 창의력과 인내력을 가진 아이는 훗날 우리 사회의 리더로 성장하는 기초를 율하초등학교에서 충분히 다지고 있다. “무지개학교 시스템의 교육 효과를 보고 심지어 대학교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러 올 정도예요. 율하초등학교를 나온 아이들은 앞으로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을 믿어요.” 안 위원장은 야구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부산구덕초, 부산대신중, 서울동대문상고, 동국대에서 야구를 하고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를 했다. 야구선수로서의 자부심이 여전히 몸에 배어 있다. 또한 기독교인으로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마음 깊은 곳에 뿌리 내리고 있다.

 “교육이 주는 행복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면 운영위원장으로서 앞으로 변함없이 소임을 다할 겁니다.” 안 위원장의 꾸밈없는 미소에서 우리 교육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의 도움으로 희망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한다.

◇안기학 운영위원장 약력
ㆍ율하초등학교 운영위원회 위원장
ㆍ경상남도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수석부회장
ㆍ경상남도교육청 도민감사관
ㆍ경상남도교육청 주민참여예산 자문위원회위원
ㆍ김해교육지원청 교명자문위원회 위원
ㆍ김해교육지원청 교장공모심사 부위원장
ㆍ김해시 교육발전협의회 위원
ㆍ김해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ㆍ경남김해노회 남전도회 연합회 회장
ㆍ김해시 학부모 대표
ㆍ범천포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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