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3:31 (금)
청와대 대변인의 후안무치한 내로남불
청와대 대변인의 후안무치한 내로남불
  • 경남매일
  • 승인 2019.03.3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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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속담에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남에게 의심받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구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울 흑석동 상가건물 1동을 지난해 7월, 25억 7천만 원에 구입해 구설수에 올라 여론이 들끓자 29일 전격 사퇴했다.

 도덕성과 적폐청산을 입에 달고 있는 이 정부의 대변인이 취한 행동 하나만 봐도 내로남불은 그들만의 한결같은 행동규범같이 느껴진다. 지난해 정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투기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강력한 투기억제 대책을 발동했다.

 그런 시점에서, 청와대를 떠나면 집도 절도 없는 형편이라 재개발지역 상가아파트를 구입했다는 구차한 변명을 했다. 그곳 부동산업계의 말로는 재개발이 되면 10억 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볼 것이라고 한다.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 하기엔 설득력이 부족하다. 더구나 10억 원의 은행이자가 매월 300만 원(연 4% 가정)에 사채 6억 5천만 원의 이자가 500만 원(연 10% 가정)이 넘는다. 월 800만 원에 달하는 금리는 청와대 대변인의 월급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아마 태부족이었을 것이다. 그럼 생활비는 빚내어 쓴다는 말인가.

 막강한 파워(?)를 지닌 청와대 대변인에게 이권을 노리는 정치모리배와 기업인들의 유혹은 불문가지다. 아무리 자신이 청렴하려해도 그런 의혹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 이처럼 정부의 부동산규제대책이 발동되던 시기에 긴급 상황대비용 관사까지 입주하면서 상가를 구입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대통령의 생각과 국정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담당한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꾼으로 비쳐진다는 것은 국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감만 조장할 뿐이다. 수신제가가 안 된 사람이 하는 말을 누가 대통령의 생각이고 국정브리핑이라고 믿겠는가.

 시쳇말로 ‘너나 잘하셔요’라며 빈정댈 것이다. 그렇잖아도 7명의 장관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보고서가 한 건도 채택되지 않았다. 이들 역시 하나같이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일로 사퇴했지만 뒤끝이 개운치가 않다. 청렴이 본분임을 망각한 사람은 공직자가 될 자격이 없다. 언제쯤 국민들이 그런대로 괜찮은 사람들이 나라 살림을 맡았다고 수긍할 때가 올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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